'민족 대이동으로 메르스 확산 불안감 증폭될라' 차단 주력
1대1 관리로 접촉자 증상 감시…비상연락체계·방역대책반 운영
추석을 2주가량 앞둔 시점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전국 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민족 대이동'이 자칫 메르스 확산이나 국민적 불안감을 증폭하는 계기가 되지 않도록 각 지자체는 총력 대응을 펼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10일 전국 17개 시·도 부단체장,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등과 영상회의를 열어 메르스 확산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 정부는 시·도별로 방역대책반을 구성해 운영하고,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시는 자치구별로 방역대책반을 운영하도록 했다.

밀접접촉자(확진 환자와 2m 이내에서 접촉한 사람)가 있는 시·도에서는 환자와 보건소·재난부서·경찰을 1대 1로 매칭해 관리하는 전담공무원을 지정했다.

현재 밀접접촉자는 서울 10명, 인천 7명, 경기 2명, 부산·광주 각 1명 등 21명으로 파악됐다.

밀접접촉자 중 자가격리자에게는 생필품과 부식을 제공해 격리 기간 중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한다.

수동감시 대상인 일상접촉자도 지자체에서 전담 요원을 지정해 날마다 전화로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하는 등 능동감시자에 준해 관리하기로 했다.

국민 불안감 해소와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지자체가 중심이 되고, 의사와 약사 등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기구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각 지자체는 밀접·일상접촉자 규모, 지역 특성과 여건 등을 고려해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한 대응에 돌입했다.

국민 이동이 많은 추석 전까지 메르스를 종식한다는 각오다.
서울시는 당분간 메르스 차단에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날 밤 열린 메르스 대책회의에서 초기 단계에서 2차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진 환자 접촉자를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상접촉자라 해도 발열 등 건강 상태만 확인하는 게 아니라 이동 경로 등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10일에는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대시민 담화문에서 "2015년처럼 이번 메르스도 촘촘한 포위망으로 극복하겠다"면서 "서울시의사회, 감염학회, 상급종합병원, 시립병원, 수도권 방위사령부 등 총 30개 기관이 참여해 감염병에 빈틈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 부시장은 "의사, 간호사, 약사 등 158명의 전문 의료인력 데이터를 구축하고 교육·훈련을 통해 감염병 대응에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다행스럽게 과거와 달리 초동단계부터 중앙정부, 질병관리본부가 서울시와 잘 소통하면서 합리적인 조처를 하고 있으므로 지나친 불안감은 느끼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기도는 도내 일상접촉자 106명에 대해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일상접촉자는 상대적으로 감염 가능성이 작아 밀접접촉자와 달리 격리하지는 않는다.


도는 106명의 주거지별로 보건소 직원이 1대 1 전담 관리하고 하루 2차례 이상 전화 모니터링해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도내 밀접접촉자 2명의 경우 9일부터 '자가격리' 조치하고 역학조사관이 증상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이들을 14일 동안 모니터링해 증상이 보이면 의심환자에 준한 검사와 격리 입원 등의 조처를 한다는 방침이다.

또 31개 시·군 보건소를 대상으로 24시간 메르스 대응 방역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는 한편 분당서울대병원, 국군수도병원, 명지병원 등 국가 지정 격리치료병원 3곳, 26실, 28병상에 대한 점검을 마쳤다.
서울 다음으로 밀접접촉자가 많은 인천에서는 11개 반 88명으로 방역대책반을 구성해 24시간 비상연락체계와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역 보건소와 각 의료기관에 선별 진료소와 국가 지정 입원 치료 병상을 가동하고 감시 대응체계를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부산시는 밀접접촉자 1명을 자택 격리하고, 일상접촉자 13명은 발열과 호흡기 증세 등을 매일 관찰하고 있다.

부산시는 메르스 환자 발생에 따라 비상방역 대책반장을 행정부시장으로 승격하고 5개 팀 25명의 대책반을 구성해 24시간 비상방역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또 16개 구·군 보건소, 질병관리본부와도 연계해 비상사태 발생 등에 대응하고 있다.
광주시는 광주에 거주하는 1명을 메르스 확진자와 같은 항공기 옆자리에 탑승한 밀접접촉자로 확인한 뒤 매일 2차례 능동적 감시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또 일상접촉자 11명에 대해서도 10일부터 능동형 감시체계로 전환해 매일 증상 유무를 확인한다.

광주시는 최대 잠복기 14일째인 오는 22일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감시를 해제할 방침이다.

이밖에 다른 지자체들도 일상접촉자 건강 상태를 매일 모니터링하면서 24시간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고 방역대책반을 운영하는 등 메르스 확산·유입 차단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황희경 박초롱 최찬흥 김상현 강종구 김재선 허광무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