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일각서도 "남북문제를 쇼로만 하려 하나"
평화·정의 "한반도 평화정착 위해 수락해야"


자유한국당은 10일 청와대가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여야 대표를 공개적으로 초청한 데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사전에 이미 불참 의사를 밝혀 참석이 불가능한데도 청와대가 기자회견까지 열어 재차 초청하자 여야 협치를 깨는 오만하고 무례한 행위인 동시에 편 가르기를 위한 정략적 목적이 담겼다는 게 한국당의 시각이다.

한국당 소속인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핵화의 진행 성과가 없어 신뢰가 형성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게다가 행정부 수반의 정상회담에 입법부 수장이 동행하는 것도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전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모두 인식하고 이로 인한 정쟁을 유발하지 않기로 큰 틀에서 뜻을 모았다"면서 "그런데도 각 당 대표를 이렇게 끌어넣는 것은 상당히 정략적"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을 불과 며칠 남겨두고 각 정당 대표도 같이 참여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국회 외교통일위 간사인 정양석 의원은 통화에서 "각 당에서 정상회담 참석이 어렵다고 했으면 저렇게 발표할 일이 아니고 다시 한 번 찾아와서 설명해야 했다"면서 "야당을 무시하는 오만하고 무례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전쟁을 바라는 당과 평화를 바라는 당으로 양분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이라면서 "협치가 필요한 상황에 청와대가 어깃장을 놓는다면 앞으로 어떻게 협치를 하겠느냐"고 따졌다.

한 핵심 당직자는 통화에서 "청와대는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추진할 때도 절대로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 여론을 띄웠었다"면서 "이번에도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있고, 경제 사정도 좋지 않으니 정략적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한 당직자도 통화에서 "남북문제야말로 정치권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도 될까 말까 한 사안인데 신중하지 못하고,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큰 결례"라면서 "처음부터 보여주는 쇼로만 하려 하니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한목소리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동참을 요구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청와대의 요청을 크게 환영한다"며 "방북단에 함께하는 것은 남북화해 협력과 평화의 길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만큼 국회 및 정당 대표 모두 동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 비준에 적극 동참해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시대적 사명 완수에 앞장서겠다"며 "보수야당에도 협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이번 결정을 크게 환영한다"며 "국회의장단을 비롯해 정당 대표들 모두 초청을 수락하기를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