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가 나오면 일시적으로 판매량이 늘지만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기 마련이다. 2~3년이 지나 차기 모델(완전변경 및 부분변경) 출시가 다가오면 기존 차량 판매량은 뚝 떨어진다. 새 차를 사려는 사람들이 ‘대기 모드’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최근 이런 상식을 깨고 있는 차량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QM6·SM5와 현대자동차 아반떼 등이 주인공이다.

◆르노삼성 효자 된 QM6·SM5

시간 지날수록 잘 팔린다… '반란의 車' 질주
르노삼성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는 2016년 한국 시장에 처음 출시됐다. 지난해부터는 자연스럽게 판매량이 줄어야 정상이지만, 정반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QM6 판매량은 2804대로, 지난해 8월(1601대)보다 75.1% 늘었다. 올해 누적 판매량도 1만8450대로, 전년 동기보다 7.5% 증가했다.

1등 공신은 가솔린 모델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난해 가솔린 모델이 출시된 이후 입소문을 타고 판매량이 늘고 있다”며 “디젤보다 가솔린 모델이 훨씬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SUV를 도심 운행용 차량으로 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가격이 싸고 승차감이 나은 가솔린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르노삼성의 중형 세단 SM5도 ‘판매 역주행’ 중이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6795대로, 전년 동기(3138대)보다 116.5% 급증했다. 현재 판매되는 SM5 3세대 모델이 2010년 출시됐고, 2015년 부분변경 모델이 나온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얘기다.

시간 지날수록 잘 팔린다… '반란의 車' 질주
지난해 20주년 기념 모델이 나오면서 판매량이 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1세대 SM5 출시(1988년) 20주년을 맞아 가격 인상 없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편의 사양을 추가한 모델을 지난해 9월 선보였다. 앞좌석 파워·통풍시트, 전자식 룸미러, 자동 요금징수 시스템, 최고급 가죽시트 등 약 185만원 수준의 옵션(선택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신차 출시 앞두고도 판매량 급증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지난달 판매량은 8136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2% 늘었다. 월 판매량이 8000대를 넘긴 건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는 이달 초 아반떼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다. 신차 출시 직전에 기존 차량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 업계에서는 개별소비세 인하로 아반떼 인기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생애 첫 차 구매를 고민하던 젊은 층이 개별소비세 인하에 맞춰 아반떼로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판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기아자동차의 박스카 쏘울도 신차 출시 효과 없이 잘나가고 있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219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2% 증가했다. 기아차의 중형 SUV 쏘렌토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7월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은 이후 꾸준하게 매달 5000대가량 판매되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