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글로벌 집값… 금융위기 직전 '10년 고점'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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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실질 주택가격 지수
작년 3, 4분기 연속 신기록
일부 "거품 가능성" 경고
홍콩 年 11.8%…상승률 1위
한국은 '주택대출 증가' 5위권
작년 3, 4분기 연속 신기록
일부 "거품 가능성" 경고
홍콩 年 11.8%…상승률 1위
한국은 '주택대출 증가' 5위권
세계 주택가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높아지며 18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회복 추세를 반영한 것이지만 한편으론 집값 급등으로 세계 각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회원국 중 62%인 20개국에서 2010년 이후 8년간 주택가격 상승이 소득 증가보다 빨라 주택시장에 ‘거품’이 끼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10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주택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세계 실질 주택가격지수는 160.1로 집계됐다. 관련 자료가 작성된 2000년 이후 가장 높다. 종전 최고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8년 1분기의 159.0이었다. IMF는 2000년 1분기를 기준(100)으로 해 분기별로 이 지수를 발표한다. 지수는 물가 상승을 반영한 세계 63개국의 주택가격(실질 주택가격)을 단순 평균해 산출한다.
금융위기 뒤인 2012년 1분기 143.1이던 지수는 꾸준히 오름세를 타며 지난 6년간 12% 상승했다.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인 데다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 영향이 크다.
과열 우려도 없지 않다. OECD 회원국의 62%에서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이 기준치(2010년)인 100을 넘었다. 이들 국가에서 주택가격이 소득보다 더 빠르게 올랐다는 뜻이다. 국가별로는 뉴질랜드가 143.4로 가장 높았고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캐나다 스웨덴 호주 등도 120을 넘었다. 한국은 84.4로 나타났다.
주택가격이 임대료보다 크게 상승한 국가도 많았다. IMF가 39개국을 조사한 결과 26개국에서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비율이 기준치(2010년=100)를 웃돌았다. 캐나다(146.7)와 뉴질랜드(146.5)의 비율이 특히 높았다.
IMF는 63개국의 지난 1년간 실질 주택가격 상승률도 공개했다. 올해 1분기 또는 자료가 있는 최신 분기(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63개국 중 48개국에서 지난 1년간 실질 주택가격이 올랐다. ‘미친 집값’으로 악명 높은 홍콩의 1년간 주택가격 상승률은 11.8%로 1위였다. 2위는 유럽에서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아일랜드로 집값이 11.1% 올랐다.
아이슬란드와 포르투갈도 10% 안팎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캐나다와 독일, 뉴질랜드는 각각 5%가량 상승했고 미국은 3.9% 올랐다. 중국은 3.2%, 일본은 1.5% 상승했다. 한국은 상승률이 0.3%에 그쳤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한 걸 감안하면 예상 밖이란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주택가격 상승과 관련이 큰 실질 신용증가율은 한국이 6.2%로 필리핀(13.0%), 슬로바키아(11.1%), 터키(7.8%), 멕시코(7.3%)에 이어 5위였다. 한국은 미국(3.7%), 일본(3.8%), 독일(1.9%) 등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았다.
향후 글로벌 주택시장의 최대 변수 중 하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신흥국에 투자됐던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하고, 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투자된 돈도 채권이나 예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면서 세계 집값에 충격을 줄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주택시장이 붕괴하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10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주택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세계 실질 주택가격지수는 160.1로 집계됐다. 관련 자료가 작성된 2000년 이후 가장 높다. 종전 최고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8년 1분기의 159.0이었다. IMF는 2000년 1분기를 기준(100)으로 해 분기별로 이 지수를 발표한다. 지수는 물가 상승을 반영한 세계 63개국의 주택가격(실질 주택가격)을 단순 평균해 산출한다.
금융위기 뒤인 2012년 1분기 143.1이던 지수는 꾸준히 오름세를 타며 지난 6년간 12% 상승했다.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인 데다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 영향이 크다.
과열 우려도 없지 않다. OECD 회원국의 62%에서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이 기준치(2010년)인 100을 넘었다. 이들 국가에서 주택가격이 소득보다 더 빠르게 올랐다는 뜻이다. 국가별로는 뉴질랜드가 143.4로 가장 높았고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캐나다 스웨덴 호주 등도 120을 넘었다. 한국은 84.4로 나타났다.
주택가격이 임대료보다 크게 상승한 국가도 많았다. IMF가 39개국을 조사한 결과 26개국에서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비율이 기준치(2010년=100)를 웃돌았다. 캐나다(146.7)와 뉴질랜드(146.5)의 비율이 특히 높았다.
IMF는 63개국의 지난 1년간 실질 주택가격 상승률도 공개했다. 올해 1분기 또는 자료가 있는 최신 분기(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63개국 중 48개국에서 지난 1년간 실질 주택가격이 올랐다. ‘미친 집값’으로 악명 높은 홍콩의 1년간 주택가격 상승률은 11.8%로 1위였다. 2위는 유럽에서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아일랜드로 집값이 11.1% 올랐다.
아이슬란드와 포르투갈도 10% 안팎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캐나다와 독일, 뉴질랜드는 각각 5%가량 상승했고 미국은 3.9% 올랐다. 중국은 3.2%, 일본은 1.5% 상승했다. 한국은 상승률이 0.3%에 그쳤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한 걸 감안하면 예상 밖이란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주택가격 상승과 관련이 큰 실질 신용증가율은 한국이 6.2%로 필리핀(13.0%), 슬로바키아(11.1%), 터키(7.8%), 멕시코(7.3%)에 이어 5위였다. 한국은 미국(3.7%), 일본(3.8%), 독일(1.9%) 등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았다.
향후 글로벌 주택시장의 최대 변수 중 하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신흥국에 투자됐던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하고, 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투자된 돈도 채권이나 예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면서 세계 집값에 충격을 줄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주택시장이 붕괴하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