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국·바른미래 거부에도 '국회에 방북 동행' 제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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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국회가 함께해야 남북협력 안정적"… 남북관계 개선 추동력 확보
판문점선언 비준안 처리 포석 분석도… 국회의장단 즉각 동행거부 입장
한국·바른미래당 거센 반발…여야 대치 조짐에 정기국회 악영향 우려도 청와대가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행에 국회의장단과 여야 5당 대표들의 동행을 공식 제안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어 문희상 의장과 이주영·주승용 부의장으로 구성된 국회의장단,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9명의 정치권 인사 초청 의사를 밝혔다.
임 실장은 "그간 남북 교류협력이 정부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국회가 함께해야 제대로 남북 간에 교류협력이 안정적으로 될 수 있다"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남북교류를 다방면으로 개선하기 위한 추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현실적인 판단이 그 기저에 깔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문 대통령으로서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부정적인 범보수 야권 대표들과 함께 방북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남북관계 개선 드라이브에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희망이 현실화하면 경제지표 악화 등으로 주춤하는 국정 운영 동력도 일정 부분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
청와대는 평상시와 달리 대변인이 아니라 비서실장이 직접 발표하는 성의도 보였다.
국회의 격을 감안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임 실장은 "이런 논의를 할 때마다 국회가 정상회담을 수행하는 게 맞느냐는 얘기가 있었기에 이번에는 별도의 국회·정당 특별대표단을 구성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입법부가 대통령의 공식 일정 수행원처럼 비치지 않게 최대한 예우를 갖춰 방북 동행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이미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의 방북에 동행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공개리에 밝힌 상황에서 청와대가 뒤늦게 공식 초청 의사를 발표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방북 동행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문제부터 걸려 있고 비핵화 조치에 대한 어떤 진전도 없기에 우리가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손 대표 역시 "당 대표들이 지금 나서봤자 들러리밖에 안 된다"며 "조급해서는 안 되고 천천히 가야 한다"고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야권의 입장을 의식한 탓인지 임 실장은 방북 초청 발표를 하면서 "저희가 초청하는 분들이 일정의 어려움도, 정치적 부담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남북 간 새로운 장이 열리는 순간이며, 특히 비핵화 문제도 매우 중대한 시점인 이 순간에 대승적으로 동행해 주길 다시 한 번 정중히 요청한다"고 거듭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장단 및 여야 대표의 방북 동행 제안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의 국회 처리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범보수 야권의 반대로 비준동의안 처리 여부가 평양정상회담 이후로 연기된 가운데 야권 대표들이 방북에 동참하면 국회 비준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야당 대표가 직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육성을 통해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하면 태도 변화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만일 거듭된 방북요청에도 야권이 뜻을 굽히지 않을 경우에도 청와대로서는 굳이 잃을 게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는 견해가 있다.
평양에서 남북 정상이 다룰 의제 중 하나가 야권도 주장하는 비핵화인데, 실제로 북미협상 교착을 타개하고 비핵화 진전을 담보할 만한 합의가 도출된다면 여론의 따가운 화살이 방북 동행을 거부한 야권으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국회 처리를 지지하는 여론이 확산할 수 있다.
하지만 청와대의 제안으로 인한 표면적인 파장은 예상보다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회의장단은 야권의 반발을 이유로 곧바로 방북 동행을 포기했다.
이미 방북 거부 의사를 밝혔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청와대의 방북 초청 의도를 문제 삼으며 더욱 거세게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민주당과 평화민주당, 정의당은 범보수 여권의 방북 동참을 촉구하면서 벌써 대치 전선을 그릴 조짐이다.
문제는 청와대의 이번 방북 초청이 각종 민생개혁 입법 처리 과제를 안고 이제 막 막을 올린 정기국회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분석이 나온다는 점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인사청문회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시점에 초청하는 게 또 다른 정쟁의 불씨가 되는 게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중히 초청 뜻을 밝힌 것으로 받아주시기를 기대하며 정쟁으로 번지지 않길 바란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판문점선언 비준안 처리 포석 분석도… 국회의장단 즉각 동행거부 입장
한국·바른미래당 거센 반발…여야 대치 조짐에 정기국회 악영향 우려도 청와대가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행에 국회의장단과 여야 5당 대표들의 동행을 공식 제안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어 문희상 의장과 이주영·주승용 부의장으로 구성된 국회의장단,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9명의 정치권 인사 초청 의사를 밝혔다.
임 실장은 "그간 남북 교류협력이 정부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국회가 함께해야 제대로 남북 간에 교류협력이 안정적으로 될 수 있다"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남북교류를 다방면으로 개선하기 위한 추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현실적인 판단이 그 기저에 깔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문 대통령으로서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부정적인 범보수 야권 대표들과 함께 방북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남북관계 개선 드라이브에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희망이 현실화하면 경제지표 악화 등으로 주춤하는 국정 운영 동력도 일정 부분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
청와대는 평상시와 달리 대변인이 아니라 비서실장이 직접 발표하는 성의도 보였다.
국회의 격을 감안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임 실장은 "이런 논의를 할 때마다 국회가 정상회담을 수행하는 게 맞느냐는 얘기가 있었기에 이번에는 별도의 국회·정당 특별대표단을 구성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입법부가 대통령의 공식 일정 수행원처럼 비치지 않게 최대한 예우를 갖춰 방북 동행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이미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의 방북에 동행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공개리에 밝힌 상황에서 청와대가 뒤늦게 공식 초청 의사를 발표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방북 동행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문제부터 걸려 있고 비핵화 조치에 대한 어떤 진전도 없기에 우리가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손 대표 역시 "당 대표들이 지금 나서봤자 들러리밖에 안 된다"며 "조급해서는 안 되고 천천히 가야 한다"고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야권의 입장을 의식한 탓인지 임 실장은 방북 초청 발표를 하면서 "저희가 초청하는 분들이 일정의 어려움도, 정치적 부담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남북 간 새로운 장이 열리는 순간이며, 특히 비핵화 문제도 매우 중대한 시점인 이 순간에 대승적으로 동행해 주길 다시 한 번 정중히 요청한다"고 거듭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장단 및 여야 대표의 방북 동행 제안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의 국회 처리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범보수 야권의 반대로 비준동의안 처리 여부가 평양정상회담 이후로 연기된 가운데 야권 대표들이 방북에 동참하면 국회 비준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야당 대표가 직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육성을 통해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하면 태도 변화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만일 거듭된 방북요청에도 야권이 뜻을 굽히지 않을 경우에도 청와대로서는 굳이 잃을 게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는 견해가 있다.
평양에서 남북 정상이 다룰 의제 중 하나가 야권도 주장하는 비핵화인데, 실제로 북미협상 교착을 타개하고 비핵화 진전을 담보할 만한 합의가 도출된다면 여론의 따가운 화살이 방북 동행을 거부한 야권으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국회 처리를 지지하는 여론이 확산할 수 있다.
하지만 청와대의 제안으로 인한 표면적인 파장은 예상보다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회의장단은 야권의 반발을 이유로 곧바로 방북 동행을 포기했다.
이미 방북 거부 의사를 밝혔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청와대의 방북 초청 의도를 문제 삼으며 더욱 거세게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민주당과 평화민주당, 정의당은 범보수 여권의 방북 동참을 촉구하면서 벌써 대치 전선을 그릴 조짐이다.
문제는 청와대의 이번 방북 초청이 각종 민생개혁 입법 처리 과제를 안고 이제 막 막을 올린 정기국회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분석이 나온다는 점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인사청문회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시점에 초청하는 게 또 다른 정쟁의 불씨가 되는 게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중히 초청 뜻을 밝힌 것으로 받아주시기를 기대하며 정쟁으로 번지지 않길 바란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