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150조원을 넘어섰다고 11일 발표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사진)이 다른 은행을 선도하며 성장 단계별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동반자 금융’을 적극 추진해온 결과라고 기업은행은 설명했다.

기업銀, 은행 중 처음으로 中企대출 150조 돌파
지난 10일 기준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150조2539억원이다. 전체 대출 잔액 190조8107억원의 78.7%다.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의무비율 70%를 훌쩍 넘기고 있다. 중기대출 잔액은 2006년 5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6년 만인 2012년 100조원을 돌파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7조6000억원 늘었다.

기업은행은 은행권 중기대출 시장에서 점유율 22.6%(원화대출 기준)로 1위를 굳혔다고 밝혔다. 그동안 우량 중소기업대출만 취급하면서 보수적으로 중기대출을 늘려온 시중은행과 달리 창업 초기 기업, 성장 기업, 정책금융지원 기업 등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 지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시중은행의 공백을 메운 결과라고 기업은행은 풀이했다.

올 들어 시중은행들도 가계대출 규제와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에 발맞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중소기업대출에 뛰어들어 중기 시장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하지만 8월 말 기준 시중은행들의 중기대출 잔액은 국민은행 95조6387억원, 신한은행 83조2219억원, 우리은행 75조4723억원, KEB하나은행 75조4639억원 등으로 모두 100조원 아래다.

기업은행은 ‘동반자 금융’을 내세워 올 상반기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 동산담보대출’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저금리 대출상품 ‘해내리 대출’ ‘온리원(only-one) 동반자 대출’을 내놓고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을 선도하고 있다. 김 행장은 “시중은행들과 달리 한 번의 인수합병(M&A)도 없이 자력으로 이 같은 성과를 냈다”며 “다른 은행들도 중기대출 확대와 우량 중소기업 유치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150조원을 달성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속적인 중기대출 확대에 힘입어 전 세계 중소기업금융 전문은행으로는 유일하게 영국 금융 전문지 ‘더 뱅커(The Banker)’가 선정하는 ‘글로벌 100대 은행’ 가운데 93위에 올랐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