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부터 주민이 조례 직접 발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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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 종합계획' 국무회의 확정
'주민소환제' 요건도 완화
조례개정 자치단체 거치지 않고
지방의회에 직접 청구권 부여
지방소득세 규모 확대
국세·지방세 수입비율 조정 등
재정분권은 1년째 '제자리 맴맴'
'주민소환제' 요건도 완화
조례개정 자치단체 거치지 않고
지방의회에 직접 청구권 부여
지방소득세 규모 확대
국세·지방세 수입비율 조정 등
재정분권은 1년째 '제자리 맴맴'
이르면 내년 말부터 지역주민들이 지방의회에 직접 조례 제정과 폐지를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이 법적으로 부여될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을 임기 전 끌어내릴 수 있는 주민소환제 요건도 완화된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위원장 정순관)와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1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치분권의 핵심인 재정분권에 관한 사항은 문재인 정부가 1년 전 밝힌 내용과 달라진 것이 없어 ‘무늬만 종합계획’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부분 계획이 법 개정사항이라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변형되거나 폐기되는 등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은 “그동안 선언한 내용을 모아 공식화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세부 내용은 각 부처가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이 직접 조례 발의
이번 종합계획에서 주목할 부분은 새로운 참여민주주의 절차를 열어놨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주민직접조례발안제다. 일정 수 이상의 주민에게 자치단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지방의회에 조례를 제·개정하거나 폐지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 행안부는 ‘주민 발안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유명무실하던 지방선거직에 대한 견제장치도 강화한다. 관련법을 개정해 주민소환제 청구 요건(주민 10~20% 동의)과 투표 요건(주민 3분의 1 이상 투표·과반수 찬성)을 완화하기로 했다. 지역구뿐 아니라 비례대표직 의원도 포함하기로 했다. 주민소환제는 2007년 도입 후 8건밖에 시행되지 않았다.
중앙행정기관이 자치단체와 관련된 법령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땐 규제영향평가, 부패영향평가 등에 대해 자치단체와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한다. 협의 내용을 국무회의 때 반드시 첨부하도록 지방자치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개인이 자치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세액공제 등 혜택을 주는 고향사랑기부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한 발짝도 못 나간 재정분권
문제는 재정분권이다. 이번 종합계획에선 “지방소비세 비율을 높이고, 지방소득세 규모를 확대한다”고만 명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줄곧 밝혀온 ‘자치분권 로드맵’과 같은 내용이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 수입 비율을 약 8 대 2에서, 7 대 3을 거쳐 6 대 4로 개편한다는 계획 역시 마찬가지다. 자치분권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제시한 분권형 개헌안이 폐기된 데다 기획재정부와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재정분권 사항은 진전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자치분권위는 10여 년간 19%대에서 고정돼 있는 지방교부세율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수도권 지방소비세 일부를 비(非)수도권에 나눠주는 3900억여원 규모 지역상생발전기금도 확대한다. 지방채를 발행할 때 채무한도액 설정 권한을 현재 행안부 장관에서 자치단체장으로 넘기고, 초과 발행할 때는 행안부 승인절차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들 역시 법 개정 사항으로 이미 알려진 내용과 차이가 없다. 윤영진 전 범(汎)정부재정분권태스크포스(TF)단장은 “1년여 동안 자치분권계획이 제자리걸음인 게 답답하다”며 “(기재부와 행안부가) 의견차를 좁힐 능력이 없다면 차라리 공론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그러나 자치분권의 핵심인 재정분권에 관한 사항은 문재인 정부가 1년 전 밝힌 내용과 달라진 것이 없어 ‘무늬만 종합계획’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부분 계획이 법 개정사항이라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변형되거나 폐기되는 등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은 “그동안 선언한 내용을 모아 공식화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세부 내용은 각 부처가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이 직접 조례 발의
이번 종합계획에서 주목할 부분은 새로운 참여민주주의 절차를 열어놨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주민직접조례발안제다. 일정 수 이상의 주민에게 자치단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지방의회에 조례를 제·개정하거나 폐지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 행안부는 ‘주민 발안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유명무실하던 지방선거직에 대한 견제장치도 강화한다. 관련법을 개정해 주민소환제 청구 요건(주민 10~20% 동의)과 투표 요건(주민 3분의 1 이상 투표·과반수 찬성)을 완화하기로 했다. 지역구뿐 아니라 비례대표직 의원도 포함하기로 했다. 주민소환제는 2007년 도입 후 8건밖에 시행되지 않았다.
중앙행정기관이 자치단체와 관련된 법령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땐 규제영향평가, 부패영향평가 등에 대해 자치단체와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한다. 협의 내용을 국무회의 때 반드시 첨부하도록 지방자치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개인이 자치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세액공제 등 혜택을 주는 고향사랑기부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한 발짝도 못 나간 재정분권
문제는 재정분권이다. 이번 종합계획에선 “지방소비세 비율을 높이고, 지방소득세 규모를 확대한다”고만 명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줄곧 밝혀온 ‘자치분권 로드맵’과 같은 내용이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 수입 비율을 약 8 대 2에서, 7 대 3을 거쳐 6 대 4로 개편한다는 계획 역시 마찬가지다. 자치분권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제시한 분권형 개헌안이 폐기된 데다 기획재정부와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재정분권 사항은 진전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자치분권위는 10여 년간 19%대에서 고정돼 있는 지방교부세율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수도권 지방소비세 일부를 비(非)수도권에 나눠주는 3900억여원 규모 지역상생발전기금도 확대한다. 지방채를 발행할 때 채무한도액 설정 권한을 현재 행안부 장관에서 자치단체장으로 넘기고, 초과 발행할 때는 행안부 승인절차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들 역시 법 개정 사항으로 이미 알려진 내용과 차이가 없다. 윤영진 전 범(汎)정부재정분권태스크포스(TF)단장은 “1년여 동안 자치분권계획이 제자리걸음인 게 답답하다”며 “(기재부와 행안부가) 의견차를 좁힐 능력이 없다면 차라리 공론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