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FIFA 랭킹 12위 칠레와 0-0으로 비겨…벤투호 1승 1무
손흥민, 주장으로 풀타임 활약…황의조도 원톱으로 선발 출격
벤투호, 잘싸웠지만… 남미 강호 칠레와 무승부
'벤투호 1기' 축구 태극전사들이 남미의 '강호'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평가전에서 전후반 90분 승부를 펼쳤지만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한 채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지난 7일 코스타리카전에서 2-0 완승을 낚았던 벤투호는 9월 A매치 2경기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칠레와 역대 상대전적에서는 1무 1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뒀던 지난 2008년 1월 30일 0-1 패배를 안겼던 칠레를 상대로 설욕에는 실패했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원톱에 세우고 좌우 날개로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함부르크)을 배치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했던 황의조, 손흥민, 황희찬 트리오를 활용하겠다는 벤투 감독의 승부수였다.

황의조 뒤에서 남태희(알두하일)가 서고, 기성용(뉴캐슬)과 정우영(알사드)이 더블 볼란테로 나섰다.

포백 수비진에는 왼쪽부터 홍철(수원)-김영권(광저우)-장현수(FC도쿄)-이용(전북)이 늘어섰고, 골키퍼 장갑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꼈다.

코스타리카전 선발 명단에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대신 황의조, 김승규(빗셀 고베) 대신 김진현, 이재성(홀슈타인 킬) 대신 황희찬이 서는 등 3명만 바뀌었다.

벤투 감독은 코스타리카전의 상승세를 강팀 칠레전에서 이어가려고 최소한의 변화를 선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의 칠레는 남미의 강호답게 강한 전방 압박과 탄탄한 수비로 한국에 맞섰다.

FC바르셀로나 주축 미드필더인 아르투로 비달이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칠레전에서도 빠른 속도를 바탕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를 하겠다던 벤투 감독의 구상과 달리 칠레가 공격 주도권을 잡았다.

칠레는 경기 시작 4분 왼쪽 프리킥 기회에서 디에고 발데스가 크로스를 올려주자 비달이 오른발 발리슛을 날리며 첫 포문을 열었다.

다행히 공이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한국도 서서히 공세를 강화했다.

전반 7분에는 남태희가 상대 미드필드 지역에서 패스를 가로챈 뒤 황희찬에게 찔러줬다.

하지만 상대 수비수에 막히면서 결정적인 기회로 연결되지 않았다.

전반 16분에는 아찔한 순간도 맞았다.

김진현이 걷어내려던 공이 비달의 발에 걸려 위기를 자초했지만 정우영이 가까스로 걷어냈다.

2분 후에는 오른쪽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한 앙헬로 사갈이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지만 김진현이 몸을 던져 쳐냈다.

20분에도 발데스가 페널티 아크 정면 공간이 열리자 오른발로 강하게 찼지만 공이 왼쪽 골대를 벗어났다.

한국은 전반 막판 빠른 역습으로 칠레의 뒷공간을 노렸다.

전반 39분 황의조가 상대 문전을 쇄도하며 공을 가로챈 뒤 뒤쪽의 손흥민에게 공을 찔러줬지만 손흥민의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굴절됐다.

43분에는 이용이 상대 진영으로 침투한 황희찬에게 수비수 사이로 스로인을 해주자 황희찬이 터닝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면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칠레는 오히려 공세를 더욱 강화했다.

공격 라인을 더욱 끌어올린 칠레는 후반 11분 비달이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마음껏 오른발로 찼지만 공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벤투 감독도 황의조를 빼고 지동원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칠레의 공격은 더욱 매서웠다.

후반 17분에는 마우리시오 이슬라가 크로스를 해주자 우리 수비수 뒷공간으로 파고든 비달이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다행히 공이 비달의 발에 빗맞는 바람에 굴절됐지만 실점을 허용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남태희 대신 이재성을 투입한 벤투호의 태극전사들도 4만여석의 관중석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응원 속에 맞공세를 이어갔다.

한국은 후반 22분 오른쪽 코너킥 기회에서 손흥민이 크로스를 올려주자 장현수가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바꿨지만 옆 그물을 살짝 스쳐 갔다.

후반 28분 정우영을 빼고 황인범(아산)을 투입한 한국이 거센 공격으로 칠레의 문전을 위협했다.

후반 31분에는 황희찬이 오른쪽 측면을 단독 드리블로 돌파했지만 패스로 이어지지 않았다.

1분 후에는 이재성이 문전으로 쇄도하는 지동원을 보고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지만 발끝이 공에 닿지 않았다.

후반 34분에는 기성용의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벤투 감독은 후반 막판 황희찬 대신 발이 빠른 문선민(인천), 이용 대신 김문환(부산)을 교체 투입했지만 끝내 칠레의 문전을 열지 못했다.

경기 막판 디에고 발데스가 골키퍼 김진현과 1대 1로 마주하는 기회를 얻었지만 슈팅이 뜨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 출전 등 혹사 논란 속에서도 주장 완장을 차고 풀타임으로 뛰며 공격을 이끄는 헌신을 보여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