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한 번이면 권리행사 끝"… 아파트 온라인 주민투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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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맑은 아파트' 온라인투표 사업…"비용 저렴, 투표율도 올라"
"작년까지는 아파트 입주자대표 선거에 참여해본 적이 없어요.
관심도 전혀 없었고요.
또 출퇴근하느라 바쁜데 언제 투표소를 찾아 투표하나요.
그런데 온라인투표를 하니까 너무 편하더라고요.
아무 때나 스마트폰으로 하면 되니까.
이번에 처음 투표했어요.
"
아파트 입주자대표 선거는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남은지(31) 씨는 12일 '온라인 투표' 덕에 아파트 주민으로서 지난해 처음 투표권을 행사했다며 웃었다.
아파트에서 온라인투표가 확산하고 있다.
일일이 투표용지에 기표해 관리사무소나 경비실에 놓인 투표함에 넣고, 다시 이를 개표하는 수고로움이 스마트폰 클릭 한 번으로 해결되니 주민도, 아파트 관리자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서울시가 '맑은 아파트' 사업 일환으로 적극 미는 온라인 투표가 호응 속에 퍼져나가고 있다.
바쁜 삶과 개인주의 등으로 아파트 투표 참여율이 저조해지고 있는 흐름 속에서 온라인 투표가 간편함과 투명성, 효율성을 타고 주민 참여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 "믿을 수 있고 편리하니 안 할 이유가 없어요"
남씨가 사는 동작구 브라운스톤상도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5월 두 차례 입주자대표 선거를 온라인 투표로 진행했다.
8개동 415세대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면서 투표율이 올랐고,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
남씨처럼 평소 아파트 관리에 무관심했던 젊은 세대까지 참여하게 했다.
브라운스톤상도의 주재문 관리소장은 "동작구가 2016년에 전자투표를 공동주택 관리규약에 넣으면서 주변 아파트에서 온라인 투표를 먼저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우리도 하게 됐다"며 "한번 해보니 너무 편하다"고 말했다.
주 소장은 "온라인 투표는 첫째 신뢰성과 공신력이 있고, 둘째 편리하며, 셋째 인쇄 비용이나 선거 과정에 인력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고 꼽았다.
"처음에는 안 해봤으니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게 있었죠. 프로그램도 깔아야 하고. 그런데 한번 해보면 너무 편해요.
어려운 게 전혀 없어요.
무엇보다 너무 투명해요.
선거 부정이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죠."
주 소장은 "우리 아파트야 415세대로 작은 편인데도 선거 한번 치르는 게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하물며 1천~2천 세대 넘어가는 아파트에서는 어떻겠냐"고 말했다.
"투표 용지 인쇄 비용은 차치하고라도 투표와 개표, 집계에 많은 인력이 동원돼야하고 그런데도 부정확한 집계나 부정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니 얼마나 번거롭고 불편해요.
그런데 온라인 투표를 하니까 관리사무소는 투표에 전혀 개입할 필요가 없어 선거로 인한 업무량이 아예 없어졌죠. 또 1가구 당 1표이고, 표를 행사하고 나면 더 이상 기회가 없게 프로그램이 돼 있으니 부정이 발생할 수 없어요.
주민들 입장에서는 투표소까지 올 필요도 없고 투표 시간에 맞출 필요도 없이 밤이고 낮이고 아무 때나 할 수 있어 클릭만 하면 되니 너무 편하죠." ◇ 비용 저렴하고 투표율도 올라
서울시가 온라인 투표를 지원하면서 개별 아파트는 현재 프로그램 설치 비용이나 투표 운영비가 들지 않는다.
아파트 온라인 투표 사업을 하는 업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운영하는 K보팅과 민간업체 6곳 등 7곳이 있다.
브라운스톤상도는 지난해 11월 첫선거는 K보팅을 이용했고, 올해 5월 선거는 빌리진아이를 이용했다.
전자는 문자로 투표 URL을 받거나 투표 URL을 PC 인터넷창에 띄운 후 그것을 클릭해 투표하는 방식이고, 빌리진아이를 비롯한 민간업체 6곳은 스마트폰앱을 깔아 투표하는 방식이다.
원칙적으로 온라인 투표 비용은 주민 1명당 700~800원 정도가 소요된다.
그러나 현재는 서울시가 '맑은 아파트' 사업으로 이를 지원하면서 온라인 투표를 하는 아파트가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있다.
시는 투표율에 따라, 자치구는 공동주택 세대수 규모에 따라 예산을 지원하는 데다 각 업체가 초기 사업 안착 등을 위해 아파트에는 투표 관리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시는 투표율이 50% 미만이면 예산을 50% 지원하고, 투표율이 70% 이상이면 예산을 100% 지원하는 식으로 투표율에 따라 예산을 차등 지원한다.
온라인 투표 실시 횟수에 제한 없이 모두 지원한다
아파트에서 주민 투표를 진행하는 경우는 입주자대표를 뽑거나 관리규약개정과 장기수선충담금에 대한 동의를 구할 때다.
또 각종 개보수가 필요한 사항에서 디자인이나 비용 문제 등에 관한 내용도 투표를 한다.
대개의 투표는 주민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가결된다.
브라운스톤상도는 입주자대표 6명을 뽑은 지난해 투표에서 투표율 63%를 기록했고, 올해 입주자대표 2명을 뽑은 보궐 선거에서는 후보자당 각각 58%와 6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K보팅을 이용한 전자의 경우는 투표율이 70%에 미치지 못해 28만 원을 투표 비용으로 냈고, 후자는 비용이 안 들었다.
주 소장은 "종이 선거를 할 때보다 선거기간이 짧았음에도 투표율이 올랐다.
아파트에서 투표율 60%를 넘긴 것은 아주 양호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의 경우는 관리사무소에서 프로그램 사용법을 안내했다.
브라운스톤상도의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이병대(71) 씨는 "일단 편리하다 보니 투표율이 올랐다"며 주민 참여율이 높아지는 게 좋은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7년에는 100개 단지가 온라인 투표를 했고, 2018년 상반기는 46개 단지가 온라인 투표를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관심도 전혀 없었고요.
또 출퇴근하느라 바쁜데 언제 투표소를 찾아 투표하나요.
그런데 온라인투표를 하니까 너무 편하더라고요.
아무 때나 스마트폰으로 하면 되니까.
이번에 처음 투표했어요.
"
아파트 입주자대표 선거는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남은지(31) 씨는 12일 '온라인 투표' 덕에 아파트 주민으로서 지난해 처음 투표권을 행사했다며 웃었다.
아파트에서 온라인투표가 확산하고 있다.
일일이 투표용지에 기표해 관리사무소나 경비실에 놓인 투표함에 넣고, 다시 이를 개표하는 수고로움이 스마트폰 클릭 한 번으로 해결되니 주민도, 아파트 관리자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서울시가 '맑은 아파트' 사업 일환으로 적극 미는 온라인 투표가 호응 속에 퍼져나가고 있다.
바쁜 삶과 개인주의 등으로 아파트 투표 참여율이 저조해지고 있는 흐름 속에서 온라인 투표가 간편함과 투명성, 효율성을 타고 주민 참여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 "믿을 수 있고 편리하니 안 할 이유가 없어요"
남씨가 사는 동작구 브라운스톤상도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5월 두 차례 입주자대표 선거를 온라인 투표로 진행했다.
8개동 415세대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면서 투표율이 올랐고,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
남씨처럼 평소 아파트 관리에 무관심했던 젊은 세대까지 참여하게 했다.
브라운스톤상도의 주재문 관리소장은 "동작구가 2016년에 전자투표를 공동주택 관리규약에 넣으면서 주변 아파트에서 온라인 투표를 먼저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우리도 하게 됐다"며 "한번 해보니 너무 편하다"고 말했다.
주 소장은 "온라인 투표는 첫째 신뢰성과 공신력이 있고, 둘째 편리하며, 셋째 인쇄 비용이나 선거 과정에 인력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고 꼽았다.
"처음에는 안 해봤으니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게 있었죠. 프로그램도 깔아야 하고. 그런데 한번 해보면 너무 편해요.
어려운 게 전혀 없어요.
무엇보다 너무 투명해요.
선거 부정이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죠."
주 소장은 "우리 아파트야 415세대로 작은 편인데도 선거 한번 치르는 게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하물며 1천~2천 세대 넘어가는 아파트에서는 어떻겠냐"고 말했다.
"투표 용지 인쇄 비용은 차치하고라도 투표와 개표, 집계에 많은 인력이 동원돼야하고 그런데도 부정확한 집계나 부정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니 얼마나 번거롭고 불편해요.
그런데 온라인 투표를 하니까 관리사무소는 투표에 전혀 개입할 필요가 없어 선거로 인한 업무량이 아예 없어졌죠. 또 1가구 당 1표이고, 표를 행사하고 나면 더 이상 기회가 없게 프로그램이 돼 있으니 부정이 발생할 수 없어요.
주민들 입장에서는 투표소까지 올 필요도 없고 투표 시간에 맞출 필요도 없이 밤이고 낮이고 아무 때나 할 수 있어 클릭만 하면 되니 너무 편하죠." ◇ 비용 저렴하고 투표율도 올라
서울시가 온라인 투표를 지원하면서 개별 아파트는 현재 프로그램 설치 비용이나 투표 운영비가 들지 않는다.
아파트 온라인 투표 사업을 하는 업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운영하는 K보팅과 민간업체 6곳 등 7곳이 있다.
브라운스톤상도는 지난해 11월 첫선거는 K보팅을 이용했고, 올해 5월 선거는 빌리진아이를 이용했다.
전자는 문자로 투표 URL을 받거나 투표 URL을 PC 인터넷창에 띄운 후 그것을 클릭해 투표하는 방식이고, 빌리진아이를 비롯한 민간업체 6곳은 스마트폰앱을 깔아 투표하는 방식이다.
원칙적으로 온라인 투표 비용은 주민 1명당 700~800원 정도가 소요된다.
그러나 현재는 서울시가 '맑은 아파트' 사업으로 이를 지원하면서 온라인 투표를 하는 아파트가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있다.
시는 투표율에 따라, 자치구는 공동주택 세대수 규모에 따라 예산을 지원하는 데다 각 업체가 초기 사업 안착 등을 위해 아파트에는 투표 관리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시는 투표율이 50% 미만이면 예산을 50% 지원하고, 투표율이 70% 이상이면 예산을 100% 지원하는 식으로 투표율에 따라 예산을 차등 지원한다.
온라인 투표 실시 횟수에 제한 없이 모두 지원한다
아파트에서 주민 투표를 진행하는 경우는 입주자대표를 뽑거나 관리규약개정과 장기수선충담금에 대한 동의를 구할 때다.
또 각종 개보수가 필요한 사항에서 디자인이나 비용 문제 등에 관한 내용도 투표를 한다.
대개의 투표는 주민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가결된다.
브라운스톤상도는 입주자대표 6명을 뽑은 지난해 투표에서 투표율 63%를 기록했고, 올해 입주자대표 2명을 뽑은 보궐 선거에서는 후보자당 각각 58%와 6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K보팅을 이용한 전자의 경우는 투표율이 70%에 미치지 못해 28만 원을 투표 비용으로 냈고, 후자는 비용이 안 들었다.
주 소장은 "종이 선거를 할 때보다 선거기간이 짧았음에도 투표율이 올랐다.
아파트에서 투표율 60%를 넘긴 것은 아주 양호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의 경우는 관리사무소에서 프로그램 사용법을 안내했다.
브라운스톤상도의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이병대(71) 씨는 "일단 편리하다 보니 투표율이 올랐다"며 주민 참여율이 높아지는 게 좋은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7년에는 100개 단지가 온라인 투표를 했고, 2018년 상반기는 46개 단지가 온라인 투표를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