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12일 "앞으로 대체복무제 도입에 있어 기간이나 내용이 현역 복무와 등가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대체복무제 도입 결정으로 병역 기피가 조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빙자한 병역 기피를 방지할 수 있도록 대체복무제가 설계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유 후보자는 지난해 11월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된 이후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을 꼽기도 했다.

헌재는 지난 6월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사람을 처벌하는 병역법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하면서도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2019년 연말까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

그는 "군 검찰로 복무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항명죄로 기소해 처벌받은 사례를 직접 경험한 바 있다"며 "재판관으로서도 우리 안보 상황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합리적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헌재에 계류 중인 낙태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새로 구성되면 가능한 한 조속히 평의하고 신속하게 재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운명 결정권을 조화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허용 필요성에 대해서는 "재판 소원을 허용하려면 사법제도 자체가 개편돼야 한다"며 "국민이 필요로 한다면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장단점을 먼저 비교해봐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몰카'를 이용한 성범죄에 대해 수사개시 때 직장에 통보하도록 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는 "수사가 개시됐다고 무조건 통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위장전입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은애·이석태·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과 관련해서는 "의원들과 국민이 판단하실 부분"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유남석 헌재소장 후보자 "대체복무, 현역복무와 등가성 확보해야"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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