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의 敵은 햇반"… 다른 산업 지형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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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 대한민국 밥상을 바꾸다
전기밥솥·라면 매출 정체
기사식당도 손님 줄어
전기밥솥·라면 매출 정체
기사식당도 손님 줄어
가정간편식(HMR)은 식(食) 문화만 바꾼 게 아니다. 다른 산업의 지형도 바꾸고 있다. HMR에 밀려 라면시장은 성장세가 정체됐다. 즉석밥은 전기밥솥 판매를 감소시키고 있다. 택시 기사들이 주고객인 기사식당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편의점 도시락에 손님을 빼앗겨 울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1조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라면시장은 2015년과 2016년 2조원을 넘었다가 지난해 2조원 이하(1조9900억원)로 떨어졌다. 올 들어서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 라면회사 관계자는 “불닭볶음면처럼 히트 상품이 나오는 해는 조금 낫지만 그렇지 않은 해엔 전체 라면시장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햇반 오뚜기밥 등 즉석밥이 보편화되면서 전기밥솥 매출도 꺾였다. 밥을 해 먹기보다 사 먹는 사람이 많아져서다. 국내 최대 가전제품 전문점인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2016년 전기밥솥 매출은 전년 대비 0.5% 증가했지만 지난해엔 전년보다 1%가량 줄었다. 올 들어 8월까지 하이마트의 전기밥솥 판매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나 더 쪼그라들었다. “쿠쿠의 적은 햇반”이란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편의점에서 여러 종류와 브랜드의 도시락이 쏟아지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기사식당도 영향을 받고 있다. 가격도 싸고 내용물이 충실해진 편의점 도시락의 가성비가 좋아지면서 일부 택시기사들이 기사식당 대신 편의점으로 가는 경우도 부쩍 잦아졌기 때문이다.
한 택시기사는 “요즘은 편의점 도시락도 내용이 충실해졌다”며 “식사시간도 줄이고 커피도 함께 사 먹을 수 있어 편의점을 자주 간다”고 했다.
한 기사식당 주인은 “편의점 도시락보다 반찬 가짓수를 늘리고, 비타민 등을 보충해주기 위해 풋고추도 서비스로 제공하며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식당들이 인근 편의점 도시락과 경쟁 아닌 경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1조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라면시장은 2015년과 2016년 2조원을 넘었다가 지난해 2조원 이하(1조9900억원)로 떨어졌다. 올 들어서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 라면회사 관계자는 “불닭볶음면처럼 히트 상품이 나오는 해는 조금 낫지만 그렇지 않은 해엔 전체 라면시장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햇반 오뚜기밥 등 즉석밥이 보편화되면서 전기밥솥 매출도 꺾였다. 밥을 해 먹기보다 사 먹는 사람이 많아져서다. 국내 최대 가전제품 전문점인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2016년 전기밥솥 매출은 전년 대비 0.5% 증가했지만 지난해엔 전년보다 1%가량 줄었다. 올 들어 8월까지 하이마트의 전기밥솥 판매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나 더 쪼그라들었다. “쿠쿠의 적은 햇반”이란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편의점에서 여러 종류와 브랜드의 도시락이 쏟아지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기사식당도 영향을 받고 있다. 가격도 싸고 내용물이 충실해진 편의점 도시락의 가성비가 좋아지면서 일부 택시기사들이 기사식당 대신 편의점으로 가는 경우도 부쩍 잦아졌기 때문이다.
한 택시기사는 “요즘은 편의점 도시락도 내용이 충실해졌다”며 “식사시간도 줄이고 커피도 함께 사 먹을 수 있어 편의점을 자주 간다”고 했다.
한 기사식당 주인은 “편의점 도시락보다 반찬 가짓수를 늘리고, 비타민 등을 보충해주기 위해 풋고추도 서비스로 제공하며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식당들이 인근 편의점 도시락과 경쟁 아닌 경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