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속 다양한 인간 군상의 '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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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하철 1호선' 공연 재개
인간 군상의 성찬이 펼쳐졌다. 1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사진)얘기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달리는 지하철 1호선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비참한 시대의 중심에 다양한 캐릭터들을 대거 배치해 인간성의 상실과 회복을 끊임없이 얘기한다.
지하철 1호선은 지난 8일부터 오는 12월30일까지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열린다. 이 작품은 1994년부터 2008년까지 4000회에 걸쳐 무대에 올랐다. 관객만 총 73만 명을 동원했다. 연출은 김민기 극단 학전 대표가 그대로 맡았다. 11일 오프닝 성격으로 열린 제막식과 공연에 이 작품을 거쳐간 설경구, 김윤석, 장현성, 배해선 등 유명 배우와 공연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야기는 중국 옌볜에서 약혼자 ‘제비(배우 김태영)’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 온 ‘선녀(장혜민)’가 지하철 1호선을 타면서 시작된다. 선녀는 지하철 안과 지하철역 주변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 인물만 97명이다. 이들의 모습은 오늘날 사람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회장 아들의 갑질에 시달리다 회사에서 해고된 한 가장, 지하철 안에서 고무장갑을 팔고 있는 사람, 포장마차를 하며 단속반과 싸워야 하는 곰보할매 등은 지금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소소한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이 사회의 자화상을 들이민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흐른 탓인지 작품 속 시기와 현재의 시대적 괴리감은 더욱 커진 느낌이었다. 과거와 현재 지하철 안의 모습이 사뭇 달라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눈에 띄었다. 현재 지하철 안에선 각자 스마트폰을 바라보기 바쁘고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그런데 작품 속 지하철 안에선 사람들이 끊임없이 누군가를 바라보고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인위적인 느낌을 준다. 무대와 구성 자체도 고전적인 어법을 그대로 가져오다 보니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날 제막식과 공연에 참석한 최준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는 “브로드웨이 작품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시점에 우리만의 이야기로 무대를 소화한 작품”이라며 “공연계에서 의미가 큰 작품이 다시 무대에 오른 것만으로도 뮤지컬사에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지하철 1호선은 지난 8일부터 오는 12월30일까지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열린다. 이 작품은 1994년부터 2008년까지 4000회에 걸쳐 무대에 올랐다. 관객만 총 73만 명을 동원했다. 연출은 김민기 극단 학전 대표가 그대로 맡았다. 11일 오프닝 성격으로 열린 제막식과 공연에 이 작품을 거쳐간 설경구, 김윤석, 장현성, 배해선 등 유명 배우와 공연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야기는 중국 옌볜에서 약혼자 ‘제비(배우 김태영)’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 온 ‘선녀(장혜민)’가 지하철 1호선을 타면서 시작된다. 선녀는 지하철 안과 지하철역 주변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 인물만 97명이다. 이들의 모습은 오늘날 사람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회장 아들의 갑질에 시달리다 회사에서 해고된 한 가장, 지하철 안에서 고무장갑을 팔고 있는 사람, 포장마차를 하며 단속반과 싸워야 하는 곰보할매 등은 지금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소소한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이 사회의 자화상을 들이민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흐른 탓인지 작품 속 시기와 현재의 시대적 괴리감은 더욱 커진 느낌이었다. 과거와 현재 지하철 안의 모습이 사뭇 달라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눈에 띄었다. 현재 지하철 안에선 각자 스마트폰을 바라보기 바쁘고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그런데 작품 속 지하철 안에선 사람들이 끊임없이 누군가를 바라보고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인위적인 느낌을 준다. 무대와 구성 자체도 고전적인 어법을 그대로 가져오다 보니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날 제막식과 공연에 참석한 최준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는 “브로드웨이 작품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시점에 우리만의 이야기로 무대를 소화한 작품”이라며 “공연계에서 의미가 큰 작품이 다시 무대에 오른 것만으로도 뮤지컬사에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