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스 前 주한 미국대사 "北, 핵보유국 되려하면 막다른 길 될 것"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신임 소장(65·사진)은 “북한이 핵을 보유하면 더 잘 살 수 있고, 결국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막다른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취임한 스티븐스 소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KEI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강조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격려와 압박, 둘 다를 갖고 매우 조절된 방식으로 접근하면 북한 비핵화의 길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채찍’과 ‘당근’의 적절한 활용을 주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선 “그의 진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미국과의 대화는) 역내 긴장 수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북한 경제 발전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관계는 ‘자전거 타기’에 비유했다. 그는 “오르막길에서는 힘들어도 추진력을 계속 발휘해야 하고, 내리막길은 편하고 쉽게 가지만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며 “한·미관계에는 일정한 추진력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2008~2011년 주한 미 대사를 지낸 친한파다. 1976년 평화봉사단으로 처음 한국을 방문했고 수년간 한국에서 근무했다. ‘심은경’이란 한국 이름을 갖고 있고 한국어도 상당한 수준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