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제국' 구글, 자율車 특허 질주… 도요타·GM·포드 다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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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체들 하드웨어 집중할 때
두뇌 격인 SW 분야 장악
美, 미래 車산업 주도권 회복
전자기업·대학들도 특허 경쟁
한국기업은 현대車 35위
두뇌 격인 SW 분야 장악
美, 미래 車산업 주도권 회복
전자기업·대학들도 특허 경쟁
한국기업은 현대車 35위
자율주행차 특허 경쟁력에서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이 도요타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주행차 기술의 핵심 분야가 브레이크나 차량 거리 유지 장치와 같은 자동차 회사들이 집중해온 하드웨어 시스템에서 자동차 움직임과 도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인공지능(AI) 쪽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본격적인 시장 개화를 앞둔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자동차 강국인 독일과 일본이 IT 경쟁력을 앞세운 미국에 압도당하는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자율주행차 ‘두뇌’ 장악한 구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세계 주요 기업의 자율주행 특허 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2016년 구글의 자율주행차 개발부문이 분사해 설립된 웨이모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일본 특허분석 회사인 페이턴트리절트가 평가한 7월 현재 글로벌 기업들의 자율주행 특허경쟁력 점수에서 구글 웨이모는 2815점으로 도요타자동차(2243점)를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자율주행 특허 경쟁력은 미국에 출원된 자율주행 관련 특허에 대한 경쟁 업체 주목도와 인지도, 출원자의 권리화 적극성 등을 종합 평가해 산출됐다.
웨이모의 자율주행 특허 경쟁력은 3위권인 GM(1811점)과 포드자동차(1686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점수가 높았다. 웨이모는 2016년 조사에선 도요타, GM, 보쉬 등에 이어 5위였지만 불과 2년 만에 점수가 세 배 가까이 오르며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웨이모가 급부상한 데는 AI 기술의 역할이 컸다. 도로 정보 및 차량 움직임, 교통 상황 등을 매순간 식별해 차량을 제어하는 핵심 기술을 구글의 앞선 AI 기술과 접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웨이모는 이 분야 특허에서 1385점을 획득하며 204점을 얻는 데 그친 도요타를 가볍게 제쳤다. 웨이모는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반 도로에서 56만㎞ 자율주행 시험을 하고 시험주행장 등에서도 지구 14바퀴에 이르는 거리를 주행할 만큼 주행시험을 반복하면서 구축한 빅데이터로 AI 기술 격차를 벌렸다.
웨이모가 보유한 유효특허는 318건에 불과해 도요타(682건), 포드(484건), GM(331건) 등에 양적으로는 뒤졌지만 질적 평가인 특허 가치에서는 자동차 회사들을 압도했다. 자동브레이크 등 자동차 회사들이 출원한 특허들은 자율주행 기술의 보조 영역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구글 웨이모의 AI 프로그램으로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車산업 주도권 되찾는 미국
이번 조사에서 자율주행차 기술력 상위 50위권에는 미국 기업 17곳, 일본 기업 15곳, 독일 기업 10곳이 포진해 외견상으로는 균형을 이룬 모습이었지만 내용에서는 미국의 압승이라는 평가가 많다.
미국은 GM 등 자동차 회사 외에도 IBM(12위·IT), 스테이트팜뮤추얼오토모빌인슈어런스(16위·보험), 우버테크놀로지스(26위·차량공유), 카네기멜론대(34위·학교) 등 다양한 업종에서 자율주행차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과 독일은 자동차 회사 외에는 자율주행차 특허에서 눈에 띄는 기업이 없었다. 게다가 도요타, 덴소, 닛산, 보쉬, 콘티넨탈, 아우디 등 일본과 독일의 자동차 및 부품 기업들은 2년 전에 비해 특허 경쟁력 순위가 모두 하락했다.
미국이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과 소프트웨어 분야 고급기술에 집중한 반면 일본과 독일은 하드웨어 기술에 집착하다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5월 일본 특허청이 발표한 세계 자율주행 특허출원 비율에서 일본 기업이 45%로 가장 높았지만 일본이 출원한 특허의 60%는 부분 자율운전이 가능한 수준인 ‘레벨2’ 이하에 머물렀다. 반면 미국 기업들은 특허 출원의 절반 이상이 자동차가 스스로 안전기능을 제어하는 ‘레벨3’ 이상에 집중됐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035년에 세계 신차 판매의 4분의 1이 운전자가 필요없는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율주행 특허 기술 세계 50대 기업 중에 한국 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35위·107점)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현대차는 보유 특허건수 기준으론 세계 10위에 해당했지만 고급특허 확보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으로 평가됐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이와 함께 본격적인 시장 개화를 앞둔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자동차 강국인 독일과 일본이 IT 경쟁력을 앞세운 미국에 압도당하는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자율주행차 ‘두뇌’ 장악한 구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세계 주요 기업의 자율주행 특허 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2016년 구글의 자율주행차 개발부문이 분사해 설립된 웨이모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일본 특허분석 회사인 페이턴트리절트가 평가한 7월 현재 글로벌 기업들의 자율주행 특허경쟁력 점수에서 구글 웨이모는 2815점으로 도요타자동차(2243점)를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자율주행 특허 경쟁력은 미국에 출원된 자율주행 관련 특허에 대한 경쟁 업체 주목도와 인지도, 출원자의 권리화 적극성 등을 종합 평가해 산출됐다.
웨이모의 자율주행 특허 경쟁력은 3위권인 GM(1811점)과 포드자동차(1686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점수가 높았다. 웨이모는 2016년 조사에선 도요타, GM, 보쉬 등에 이어 5위였지만 불과 2년 만에 점수가 세 배 가까이 오르며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웨이모가 급부상한 데는 AI 기술의 역할이 컸다. 도로 정보 및 차량 움직임, 교통 상황 등을 매순간 식별해 차량을 제어하는 핵심 기술을 구글의 앞선 AI 기술과 접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웨이모는 이 분야 특허에서 1385점을 획득하며 204점을 얻는 데 그친 도요타를 가볍게 제쳤다. 웨이모는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반 도로에서 56만㎞ 자율주행 시험을 하고 시험주행장 등에서도 지구 14바퀴에 이르는 거리를 주행할 만큼 주행시험을 반복하면서 구축한 빅데이터로 AI 기술 격차를 벌렸다.
웨이모가 보유한 유효특허는 318건에 불과해 도요타(682건), 포드(484건), GM(331건) 등에 양적으로는 뒤졌지만 질적 평가인 특허 가치에서는 자동차 회사들을 압도했다. 자동브레이크 등 자동차 회사들이 출원한 특허들은 자율주행 기술의 보조 영역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구글 웨이모의 AI 프로그램으로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車산업 주도권 되찾는 미국
이번 조사에서 자율주행차 기술력 상위 50위권에는 미국 기업 17곳, 일본 기업 15곳, 독일 기업 10곳이 포진해 외견상으로는 균형을 이룬 모습이었지만 내용에서는 미국의 압승이라는 평가가 많다.
미국은 GM 등 자동차 회사 외에도 IBM(12위·IT), 스테이트팜뮤추얼오토모빌인슈어런스(16위·보험), 우버테크놀로지스(26위·차량공유), 카네기멜론대(34위·학교) 등 다양한 업종에서 자율주행차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과 독일은 자동차 회사 외에는 자율주행차 특허에서 눈에 띄는 기업이 없었다. 게다가 도요타, 덴소, 닛산, 보쉬, 콘티넨탈, 아우디 등 일본과 독일의 자동차 및 부품 기업들은 2년 전에 비해 특허 경쟁력 순위가 모두 하락했다.
미국이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과 소프트웨어 분야 고급기술에 집중한 반면 일본과 독일은 하드웨어 기술에 집착하다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5월 일본 특허청이 발표한 세계 자율주행 특허출원 비율에서 일본 기업이 45%로 가장 높았지만 일본이 출원한 특허의 60%는 부분 자율운전이 가능한 수준인 ‘레벨2’ 이하에 머물렀다. 반면 미국 기업들은 특허 출원의 절반 이상이 자동차가 스스로 안전기능을 제어하는 ‘레벨3’ 이상에 집중됐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035년에 세계 신차 판매의 4분의 1이 운전자가 필요없는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율주행 특허 기술 세계 50대 기업 중에 한국 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35위·107점)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현대차는 보유 특허건수 기준으론 세계 10위에 해당했지만 고급특허 확보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으로 평가됐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