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과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이 이낙연 국무총리(왼쪽)와 질의응답을 주고받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과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이 이낙연 국무총리(왼쪽)와 질의응답을 주고받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13일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문재인 정부의 고용지표 악화, 소득주도성장,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 문제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정부 정책에 대한 진지한 토론보다는 위기 원인을 놓고 여야는 또다시 ‘남 탓’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野 “청와대가 풍파 진원지”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당내 첫 질의자로 연단에 올랐다. 그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한 차례씩 불러내 짧게 질의응답이 오갔을 뿐 대부분 시간을 현 정부 실정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김 의원은 현 정권의 책임론을 적극 부각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총체적 위기는 문재인 정권이 헌법정신에 어긋난 정치로 체제 전환을 꾀하기 때문”이라며 “청와대가 국정 혼란과 민생 풍파의 진원지”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노무현 정부 시절 집값과 전월세 폭등의 주역”이라고 지목하며 “그 실패했던 김수현 비서관을 다시 기용해 주택정책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좌파 경제학자인 홍장표 전 경제수석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괴물을 만들어 경제를 망치고 있다”며 “소득주도성장은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절대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괴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대대적인 경질을 요구했다. 이 총리는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거취는 총리의 영역이 아니다”고 답했다.

한국당 다른 의원들도 정부 비판에 열을 올렸다. 윤한홍 의원은 강남 집값을 잡겠다더니 강남에 아파트를 가진 문재인 정부 고위직들은 앉은 자리에서 ‘억’ 소리 나게 재산을 불렸다”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은 현 정부 주요 공공기관 요직에 친정부 인사를 임명하는 ‘코드 인사’를 지적하며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이 알고 보니 ‘내 사람 일자리 상황판’이라는 비판에도 아무 할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與 “이명박·박근혜 정부 탓”

여당 질의자 가운데 첫 주자로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동산정책은 보통 발표 3년 뒤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운을 떼며 서울 집값 폭등 원인이 전임 정부가 펼친 정책의 영향 때문이라고 ‘역(逆) 책임론’을 펼쳤다.

박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초과이익환수제를 3년 유예하는 등 국가가 나서서 부동산 투기를 조장했고, 3년이 지난 지금 부동산 광풍이 몰아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때 17차례, 박근혜 정부 때 13차례 부동산 규제완화 대책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광온 의원도 “2012년 대비 2016년 주택공급량을 비교해보면 한 채 소유자는 8.9% 증가한 반면 2주택, 3주택 소유자는 각각 20.2%, 26% 늘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14·17·18일 등 세 차례 더 열리는 분야별 대정부질문 일정을 다음달 1·2·4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국회 관계자는 “오는 18일부터 2박3일간 열리는 평양 남북한 정상회담과 14일 남북연락사무소 개소식 등의 일정에 정부 측 주요 장관들이 참석해야 해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