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가벼운 상처가 났을 때 동화약품의 후시딘이나 동국제약의 마데카솔을 바르는 사람이 많다. 이들 연고는 모두 세균성 감염을 완화하는 데 쓰는 항생제 연고다. 그런데 상처가 생기면 보통 체내 면역계가 작동하므로 감염 위험이 높지 않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국소 항생제를 사용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고 환부가 넓으면 전신 독성도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약국에 가서 이들 약을 달라고 하면 약사는 이유도 묻지 않고 약을 내준다. 환자가 스스로 약에 대해 제대로 아는 수밖에 없다.

경기 성남 분당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배현 약사가 유용한 약 상식을 담은 책 《셀프메디케이션》을 냈다. 배 약사가 한 일간지에 연재한 약에 대한 칼럼을 모은 책이다. 가장 흔히 찾는 두통약, 소화제에서부터 변비, 멀미, 기생충에 대한 약까지 환자가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는 약에 대한 정보를 담았다. 최근 사회에서 유행처럼 퍼진 스테로이드 공포증에 대한 얘기도 있다. 저자는 “스테로이드의 효과가 좋다 보니 이를 무분별하게 남용해 부작용이 생기자 아예 스테로이드를 거부하는 사람도 나타났다”며 “그러나 피부 염증이 생겼을 때 적절한 스테로이드 사용은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약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한다. 비전문가가 올린 부정확한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약을 먹을 때는 성분과 효과, 부작용까지 제대로 알고 먹어야 진짜 약이 된다”고 강조한다. (배현 지음, 코리아닷컴, 368쪽, 1만6000원)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