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는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 지분 매각 작업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와의 거래 조건 이견으로 무산됐다.

삼성물산은 한화종합화학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자인 사모펀드 운용사(PEF) 베인캐피털과의 견해 차이로 매각 협상이 결렬됐다고 13일 발표했다. 한화종합화학 지분은 삼성물산이 20.05%, 삼성SDI가 4.05%를 각각 보유 중이다.

이번 거래는 삼성그룹이 2015년 한화그룹에 방산·화학 계열사를 2조원가량에 매각한 빅딜의 후속 거래 차원이었다. 한화종합화학 지분 99.5%를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당시 지분 24.1%를 남긴 채 한화에 경영권을 넘겼다.

한화는 2015년 빅딜 당시 한화종합화학을 2021년까지 증시에 상장하겠다고 삼성 측에 약속했다. 공모가가 삼성 측의 매각 가격보다 낮으면 투자 원금에 연 4% 안팎의 수익을 더해 손실을 보전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또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화에 잔여 지분 24.1%를 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도 넣었다.

그러나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상장 이전에 잔여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4월 매각 우선협상자로 베인캐피털을 선정했다. 매각주관사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었다. 매각 금액은 1조원가량으로 추산했다. 삼성물산은 매각 자금을 바이오사업 투자금에 쓸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 세부 협상은 지지부진하게 진행됐다. 베인캐피털은 한화종합화학 지분 인수 이후 투자 원금 손실보전 조항을 요구했다. 손실을 어느 수준까지 보전해줄지 수위를 놓고 양측 이견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베인캐피털이 한화종합화학 최대주주인 한화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 것도 매각 결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화종합화학 잔여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