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원전 제로' 정책 가속…재생에너지 개발 본격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산업계, 전력사정 '위험한 줄타기' 우려 , 전문가 "송전망 정비 등 과제 많다"
일 신문 "11월 지방선거 결과가 '원전 제로' 달성 성패 좌우할 듯"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가속화하면서 대체 에너지 개발이 본격화 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의 전력사정은 녹록지 않아 차이잉원 정부가 표방하는 '원전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만 서부 먀오리(苗栗)현 어항에서 3㎞ 거리 해상에는 대형 풍력발전기 2대가 설치돼 있다.
해저에서 부터 90m 높이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날개 길이는 약 60m. 독일 지멘스사 제품으로 2대의 발전용량은 8㎿ 에 달한다.
발전사업자에 따르면 약 8천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대만 경제부는 풍속 10m 전후의 바람이 계속해서 부는 대만해협을 '풍력발전의 적지'로 보고 있다.
이곳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2대는 모델사업으로 작년부터 전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만 정부는 앞으로 먀오리현 외에 창화(彰化)현 등지의 앞바다에 5.5기가와트분의 풍력발전 해역을 민간자본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풍력발전기 수백대가 숲을 이루는 규모다.
유럽기업과 미쓰비시(三菱)중공업, 히타치(日立) 등 일본 기업도 참가, 투자액이 9천625억 대만 달러(약 35조2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개발은 2016년 정권교체로 출범한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의 중요 정책이다.
대선에서 탈원전을 호소한 차이 총통은 정권 출범 첫 해 10월 원전의 가동을 40년이 되는대로 정지해 2025년에 원전을 제로로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일본 도쿄(東京)전력의 후쿠시마(福島)원전 사고가 계기가 됐다.
대만에는 타이베이(臺北)시 중심부 30㎞ 이내에 원자력발전소 2개가 있고 40㎞ 떨어진 해안에서 제4원전 건설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원래부터 있던 반대운동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확산했다.
전 정권은 2014년 제4원전 건설을 동결하기에 이르렀다.
시민단체인 대만재생에너지추진연맹의 가오주핑(高茹萍) 이사장은 "후쿠시마 사고 후 탈원전을 요구하는 여론이 급격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차이잉원 정부는 2016년 시점에서 총발전량의 12%를 차지하는 원전을 대신해 2025년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올해 7월에는 동결중인 제4원전에 보관중인 연료봉을 해외로 반출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현재 가동중인 원전은 제2원전과 제3원전이다.
제1원전의 원자로 2기는 올해와 내년에 사용기한이 만료되기 때문에 보수 점검에 맞춰 운전정지가 계속되고 있다.
5월에 해상풍력 모델사업을 시찰한 차이잉원 총통은 "'원전없는 고향' 실현이 우리의 목표"라고 지적하고 "기한만료되는 원전을 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11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올 봄부터 대만 TV화면 한쪽 구석에 전력수급 상황을 전하는 '전기예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수요가 공급에 육박하면 '황색신호'가 켜진다.
절전 촉진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대만전력에 따르면 올 4-8월 중 여유전력이 10% 이상인 녹색신호가 켜진 날은 13일밖에 안된다.
연일 황색신호가 이어지고 이보다 경계등급이 높은 오렌지 신호가 켜진날도 18일이나 됐다.
당국은 대체에너지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예산집행 감독기구인 감찰원심계부가 7월에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풍력발전과 태양광 발전에 더해 장차 기간 전원(電源)이 될 천연가스발전소 정비는 기대 만큼 진전되지 않고 있다.
부지확보가 어렵고 환경대책 강화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감찰원심계부는 "더 한층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계는 불안해 하고 있다.
대만 대표기업 중 하나인 위안둥(遠東)그룹의 쉬쉬둥(徐旭東) 회장은 6월에 "전력부족을 해결하려면 원전 운전을 재개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주력인 반도체산업에의 영향과 요금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만에서는 작년 8월 인위적 실수를 계기로 대만 전국 가구의 절반이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관리운영과 송전망에 대한 불안도 뿌리깊다.
11월에는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을 비롯, 야당인 국민당은 원전 재활용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차이잉원 총통의 지지율은 저조해 정권의 향방이 '원전 제로' 실현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정책 담당 책임자인 선룽진(沈�津) 경제부장(장관)은 "앞으로 새 발전소도 건설할 것이기 때문에 목표달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기업을 의식한 듯 "안심하고 투자를 계속해 달라"는 당부도 했다.
작년 대만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했던 일본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의 마쓰바라 히로나오(松原弘直) 주임연구원은 환경과 안전을 중시하는 차이잉원 정권의 과감한 정책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후 "재생에너지에 대해 상당히 높은 정책목표를 설정한 것"이라면서 "송전망 정비와 산업계의 저항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일 신문 "11월 지방선거 결과가 '원전 제로' 달성 성패 좌우할 듯"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가속화하면서 대체 에너지 개발이 본격화 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의 전력사정은 녹록지 않아 차이잉원 정부가 표방하는 '원전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만 서부 먀오리(苗栗)현 어항에서 3㎞ 거리 해상에는 대형 풍력발전기 2대가 설치돼 있다.
해저에서 부터 90m 높이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날개 길이는 약 60m. 독일 지멘스사 제품으로 2대의 발전용량은 8㎿ 에 달한다.
발전사업자에 따르면 약 8천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대만 경제부는 풍속 10m 전후의 바람이 계속해서 부는 대만해협을 '풍력발전의 적지'로 보고 있다.
이곳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2대는 모델사업으로 작년부터 전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만 정부는 앞으로 먀오리현 외에 창화(彰化)현 등지의 앞바다에 5.5기가와트분의 풍력발전 해역을 민간자본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풍력발전기 수백대가 숲을 이루는 규모다.
유럽기업과 미쓰비시(三菱)중공업, 히타치(日立) 등 일본 기업도 참가, 투자액이 9천625억 대만 달러(약 35조2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개발은 2016년 정권교체로 출범한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의 중요 정책이다.
대선에서 탈원전을 호소한 차이 총통은 정권 출범 첫 해 10월 원전의 가동을 40년이 되는대로 정지해 2025년에 원전을 제로로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일본 도쿄(東京)전력의 후쿠시마(福島)원전 사고가 계기가 됐다.
대만에는 타이베이(臺北)시 중심부 30㎞ 이내에 원자력발전소 2개가 있고 40㎞ 떨어진 해안에서 제4원전 건설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원래부터 있던 반대운동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확산했다.
전 정권은 2014년 제4원전 건설을 동결하기에 이르렀다.
시민단체인 대만재생에너지추진연맹의 가오주핑(高茹萍) 이사장은 "후쿠시마 사고 후 탈원전을 요구하는 여론이 급격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차이잉원 정부는 2016년 시점에서 총발전량의 12%를 차지하는 원전을 대신해 2025년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올해 7월에는 동결중인 제4원전에 보관중인 연료봉을 해외로 반출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현재 가동중인 원전은 제2원전과 제3원전이다.
제1원전의 원자로 2기는 올해와 내년에 사용기한이 만료되기 때문에 보수 점검에 맞춰 운전정지가 계속되고 있다.
5월에 해상풍력 모델사업을 시찰한 차이잉원 총통은 "'원전없는 고향' 실현이 우리의 목표"라고 지적하고 "기한만료되는 원전을 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11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올 봄부터 대만 TV화면 한쪽 구석에 전력수급 상황을 전하는 '전기예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수요가 공급에 육박하면 '황색신호'가 켜진다.
절전 촉진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대만전력에 따르면 올 4-8월 중 여유전력이 10% 이상인 녹색신호가 켜진 날은 13일밖에 안된다.
연일 황색신호가 이어지고 이보다 경계등급이 높은 오렌지 신호가 켜진날도 18일이나 됐다.
당국은 대체에너지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예산집행 감독기구인 감찰원심계부가 7월에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풍력발전과 태양광 발전에 더해 장차 기간 전원(電源)이 될 천연가스발전소 정비는 기대 만큼 진전되지 않고 있다.
부지확보가 어렵고 환경대책 강화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감찰원심계부는 "더 한층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계는 불안해 하고 있다.
대만 대표기업 중 하나인 위안둥(遠東)그룹의 쉬쉬둥(徐旭東) 회장은 6월에 "전력부족을 해결하려면 원전 운전을 재개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주력인 반도체산업에의 영향과 요금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만에서는 작년 8월 인위적 실수를 계기로 대만 전국 가구의 절반이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관리운영과 송전망에 대한 불안도 뿌리깊다.
11월에는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을 비롯, 야당인 국민당은 원전 재활용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차이잉원 총통의 지지율은 저조해 정권의 향방이 '원전 제로' 실현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정책 담당 책임자인 선룽진(沈�津) 경제부장(장관)은 "앞으로 새 발전소도 건설할 것이기 때문에 목표달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기업을 의식한 듯 "안심하고 투자를 계속해 달라"는 당부도 했다.
작년 대만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했던 일본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의 마쓰바라 히로나오(松原弘直) 주임연구원은 환경과 안전을 중시하는 차이잉원 정권의 과감한 정책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후 "재생에너지에 대해 상당히 높은 정책목표를 설정한 것"이라면서 "송전망 정비와 산업계의 저항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