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人]"안전 상담하세요"…'개궁금' 서비스로 억대 매출 올리는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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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도 환영'…24시간 '개궁금' 상담 서비스 제공
2년 동안 10만 건 질문 처리…빠른 상담이 인기 비결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들이 환자 커뮤니케이션 또는 병원 마케팅 경험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대출받아 자기 병원을 운영하는 경우 리스크가 크죠. 이 부분을 파고들면 되겠다 생각했어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펫닥' 사무실에서 만난 최승용 대표(사진·33)는 창업 3년 만에 반려동물 업계를 선도하는 스타트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가 운영하는 수의사 상담 전문앱 '펫닥' 회원 수만 14만명. 연계된 동물병원은 3000여곳. 최근에는 억대 매출이 나오고 있다.
"우연치 않게 학교 선배로부터 이태형 수의사를 소개받아 알게 됐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의사 사회랑 달랐어요. 수의학만 배우다 보니 마케팅이나 환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소득 수준도 높고 안정된 전문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빚을 지고 망하는 경우도 있고…병원 운영하는데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더라고요."
최 대표는 이태형 수의사와 서로 고민 상담을 하다 2015년 서비스 개발을 시작해 2016년 펫닥을 함께 창업했다. 경쟁 병원들을 많아지고, 마케팅 채널은 협소한 당시 업계 상황을 반영해 집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동물병원의 수의사가 궁금한 것을 실시간 채팅으로 상담해주는 서비스를 고안했다. 동물병원 입장에서는 훌륭한 홍보채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투자금은 이태형 수의사와 함께 각각 5000만원, 총 1억원을 투입했다. 최 대표는 다니던 증권사를 박차고 창업에 매진했다. 그의 집 거실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개발자와 수의사 세명이 모였다.
"반려동물 상담 수요는 상당히 많았습니다. 당시 네이버에 반려동물 질문 게시글이 500만건에 달했죠. 하지만 수의사들이 시간만 뺏긴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답변을 하진 않더라고요. 답변하더라도 질문자 거주지가 제주도 등 멀리 있는 경우가 많아 '내손님'이 되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죠. 고객들의 상담 수요를 충족시키고, 수의사의 병원 마케팅이 가능한 '펫닥' 서비스가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맞닥뜨리게 됐죠.(웃음)"
"당연히 수의사 분들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다들 미심쩍은 반응이셨습니다. 사기 치면 어떠냐 등 불신이 컸었습니다. 개발이 거의 다 이뤄지고 있는데 병원 하나 설득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니, 결국 관련 협회를 찾아 협조를 구하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설득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절대 사업을 망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절실하게 어필했고 결국 저희를 믿어주셨어요. '접시에 코 박고 죽겠다' 각오로 뛰어드니 조금씩 문제들이 해결되더라고요." 현재 '펫닥' 서비스는 한국동물병원협회 및 서울시수의사회와 업무제휴협약(MOU)을 통해 개궁금 수의사 상담 코너를 메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위치 기반으로 자신과 가장 가까운 수의사에게 답변을 받을 수 있고, 답변을 바로 받기 힘든 심야 시간에는 펫닥 중앙수의사회 소속 수의사들이 질문을 받는다. 현재까지 처리한 질문 건수만 10만건에 달한다. 대부분 1시간 이내로 빠르게 상담을 받을 수 있어 고객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해말에는 수의사들과 함께 개발한 반려동물 세정제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전용 껌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판매 품목은 많지 않지만, 주요 백화점과 온라인몰에서 물량을 가져갈 정도로 인기다. 지난해까지는 투자자로부터 받은 투자금 총 25억원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억대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은행, 보험 등 여러 업종과의 업무협약(MOU)을 진행하면서 반려동물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국에 있는 반려동물 등록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입니다. 제대로 된 표본이 없어 통계 하나 제대로 내기 힘드니 반려동물 산업이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장기적으로는 그동안 쌓은 상담 데이터로 입양부터 장례까지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아직 절대적인 반려동물 플랫폼 강자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반려동물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게 제 꿈입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2년 동안 10만 건 질문 처리…빠른 상담이 인기 비결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들이 환자 커뮤니케이션 또는 병원 마케팅 경험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대출받아 자기 병원을 운영하는 경우 리스크가 크죠. 이 부분을 파고들면 되겠다 생각했어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펫닥' 사무실에서 만난 최승용 대표(사진·33)는 창업 3년 만에 반려동물 업계를 선도하는 스타트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가 운영하는 수의사 상담 전문앱 '펫닥' 회원 수만 14만명. 연계된 동물병원은 3000여곳. 최근에는 억대 매출이 나오고 있다.
"우연치 않게 학교 선배로부터 이태형 수의사를 소개받아 알게 됐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의사 사회랑 달랐어요. 수의학만 배우다 보니 마케팅이나 환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소득 수준도 높고 안정된 전문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빚을 지고 망하는 경우도 있고…병원 운영하는데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더라고요."
최 대표는 이태형 수의사와 서로 고민 상담을 하다 2015년 서비스 개발을 시작해 2016년 펫닥을 함께 창업했다. 경쟁 병원들을 많아지고, 마케팅 채널은 협소한 당시 업계 상황을 반영해 집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동물병원의 수의사가 궁금한 것을 실시간 채팅으로 상담해주는 서비스를 고안했다. 동물병원 입장에서는 훌륭한 홍보채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투자금은 이태형 수의사와 함께 각각 5000만원, 총 1억원을 투입했다. 최 대표는 다니던 증권사를 박차고 창업에 매진했다. 그의 집 거실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개발자와 수의사 세명이 모였다.
"반려동물 상담 수요는 상당히 많았습니다. 당시 네이버에 반려동물 질문 게시글이 500만건에 달했죠. 하지만 수의사들이 시간만 뺏긴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답변을 하진 않더라고요. 답변하더라도 질문자 거주지가 제주도 등 멀리 있는 경우가 많아 '내손님'이 되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죠. 고객들의 상담 수요를 충족시키고, 수의사의 병원 마케팅이 가능한 '펫닥' 서비스가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맞닥뜨리게 됐죠.(웃음)"
"당연히 수의사 분들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다들 미심쩍은 반응이셨습니다. 사기 치면 어떠냐 등 불신이 컸었습니다. 개발이 거의 다 이뤄지고 있는데 병원 하나 설득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니, 결국 관련 협회를 찾아 협조를 구하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설득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절대 사업을 망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절실하게 어필했고 결국 저희를 믿어주셨어요. '접시에 코 박고 죽겠다' 각오로 뛰어드니 조금씩 문제들이 해결되더라고요." 현재 '펫닥' 서비스는 한국동물병원협회 및 서울시수의사회와 업무제휴협약(MOU)을 통해 개궁금 수의사 상담 코너를 메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위치 기반으로 자신과 가장 가까운 수의사에게 답변을 받을 수 있고, 답변을 바로 받기 힘든 심야 시간에는 펫닥 중앙수의사회 소속 수의사들이 질문을 받는다. 현재까지 처리한 질문 건수만 10만건에 달한다. 대부분 1시간 이내로 빠르게 상담을 받을 수 있어 고객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해말에는 수의사들과 함께 개발한 반려동물 세정제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전용 껌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판매 품목은 많지 않지만, 주요 백화점과 온라인몰에서 물량을 가져갈 정도로 인기다. 지난해까지는 투자자로부터 받은 투자금 총 25억원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억대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은행, 보험 등 여러 업종과의 업무협약(MOU)을 진행하면서 반려동물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국에 있는 반려동물 등록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입니다. 제대로 된 표본이 없어 통계 하나 제대로 내기 힘드니 반려동물 산업이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장기적으로는 그동안 쌓은 상담 데이터로 입양부터 장례까지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아직 절대적인 반려동물 플랫폼 강자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반려동물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게 제 꿈입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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