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한국 경제 '가짜 새벽 경계론'… 원인과 대책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한국 경제 '가짜 새벽 경계론'… 원인과 대책은](https://img.hankyung.com/photo/201809/07.14213021.1.jpg)
‘가짜 새벽’이란 궁지에 몰린 경제 각료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책목표(한국의 경우 일자리 창출과 분배)와 관련한 통계를 일시적으로 개선시켜 놓는 현상을 말한다. 근본적인 처방 없이 인위적으로 개선시킨 일시적인 효과는 곧바로 사라지고 그 후유증으로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한국 경제 '가짜 새벽 경계론'… 원인과 대책은](https://img.hankyung.com/photo/201809/AA.17780916.1.jpg)
뉴딜 정책이란 1930년대 혹독한 경기침체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당시 미국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추진한 일련의 정책을 말한다. 당시 미국 경기는 유효 수요가 절대적으로 부족함에 따라 물가와 성장률이 동시에 급락하는 디플레이션과 대규모 실업 사태로 대변되는 대공황을 겪었다.
1980년대 들어 미국 경제가 오일쇼크의 충격으로 성장률이 떨어지고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양상을 띠자 케인스 처방은 한계를 보였다. 이때 등장한 것이 ‘레이거노믹스’다. 이 이론은 지속 가능한 성장과 함께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총수요보다 총공급 측면이 강조돼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레이거노믹스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학자는 아서 래퍼다. 래퍼는 한 나라의 세율이 적정 수준을 넘어 지나치게 높을 때는 오히려 세율을 낮추고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것이 경제주체의 창의력을 높여 경기와 세수가 동시에 회복될 수 있다는 ‘래퍼 효과’를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재탄생했다.
논란이 있지만 우리 경제는 유동성 함정에 처해 있다. 임금은 그 어느 국가보다 하방 경직적이다. 얼핏 보기에는 케인스적인 상황과 유사하다. 하지만 경기 둔화가 단순히 유효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기 진단과 처방을 놓고 부처 간 갈등이 심하고 제도적 틀이 자주 바뀜에 따라 경제주체가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것이 더 큰 요인이다.
끝이 없는 미·중 간 무역마찰, 신흥국 금융위기 조짐, 남북한 관계 교착, 소득주도 성장 논쟁,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부동산 대책 등 당면한 경제 현안이 워낙 크기 때문에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닥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퍼펙트 스톰이란 거대한 태풍이 충돌해 막대한 자연재해를 가져다주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 경제관료들이 알아둬야 할 것은 대내외 여건이 악화될 때마다 위기설이 판치는 것은 ‘통계 수치상의 위기’가 아니라 경제운용 체제를 중심으로 한 ‘경제시스템상의 위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중인기영합적인 정책을 고집하거나 잦은 정책 변경보다 경제시스템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진짜 새벽’이 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