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사고가 존폐 가른다"… 무재해 일터 일구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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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위험의 징조들 방치하면
대형 사고 발생 가능성 높아져
삼성물산, CEO가 직접 안전관리
SK이노베이션·LG화학은
CEO 직속 안전관리 조직 구축
현대차, 안전사고 제보용 앱 만들어
LG전자 '근로손실재해율' 지표 도입
SK하이닉스, 협력사와 노하우 공유
대형 사고 발생 가능성 높아져
삼성물산, CEO가 직접 안전관리
SK이노베이션·LG화학은
CEO 직속 안전관리 조직 구축
현대차, 안전사고 제보용 앱 만들어
LG전자 '근로손실재해율' 지표 도입
SK하이닉스, 협력사와 노하우 공유
1931년 미국 보험회사 트래블러스의 손실 통제 부서에서 근무하던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는 수많은 산업재해 사례를 분석하다 ‘1 대 29 대 300의 법칙’을 발견했다. 통계적으로 봤을 때 산업재해로 인해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내용이다.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를 ‘하인리히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산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대형 사고는 사소한 징조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 반대로 얘기하면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부터 원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시정하면 대형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이 △안전관리 조직 강화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협력사와 안전관리 노하우 공유 등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조직적인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먼저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안전관리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안전관리 조직과 품질 조직을 일원화해 건설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리스크 요인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작년에만 CEO 및 사업부장이 주관한 안전점검 활동을 76차례 진행했다. 여기에 임원들이 주관한 국내외 특별 안전점검을 96차례 추가로 실시했다. 삼성물산은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작년 6월 기준으로 58% 안팎인 안전 관리자 정규직 비율을 2020년까지 7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2년 CEO 직속으로 안전·보건·환경 경영을 주관하는 SHE본부를 신설하고 SHE 전담인력 약 200명을 배치했다. LG화학도 안전 환경 관리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본부 산하에 흩어져 있던 주요 공장의 안전환경 조직을 CEO 직속으로 이관했다.
각종 지표 관리도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LG전자는 2013년 재해율 관련 지표로 ‘근로손실재해율(LTIFR)’을 도입했다. LTIFR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재해율과는 차이가 있다. 재해율은 전체 근로자 중 재해 근로자의 비중을 나타내지만, LTIFR은 100만 시간당 발생한 근로손실 건수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보다 정확한 재해 현황을 보여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의 에버랜드는 국내 테마파크업계 최초로 안전·보건(OHSAS 18001), 환경(ISO 14001), 에너지(ISO 50001) 분야 국제인증을 땄다.
IT 접목해 위험 요인 점검
IT를 활용한 안전관리 시스템도 확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말 그룹 내 각 계열사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사고위험 요인 등을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제보할 수 있는 ‘안전신문고’ 시스템을 도입했다. 모바일 앱을 활용해 사고위험 요인을 언제 어디서든 신속하게 제보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제보는 물론 처리 결과 역시 모바일 앱을 통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 앱은 신차 정보, 신기술 등의 외부 유출 우려로 사진 촬영이 금지된 사업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현대차그룹이 독자 개발한 보안기술이 적용됐다.
각 사 안전 정보를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안전정보시스템’도 마련해 통합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사고 현황과 발생 원인, 개선책, 우수 사례 등이 실시간 축적되고 공유될 수 있도록 사용 편의성 및 활용성을 높였다.
안전 경영 노하우를 협력사와 공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1일 충북 청주캠퍼스에서 본사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도전 안전 골든벨’을 열었다. 참가자들이 안전 법령과 사내 안전 규정과 관련된 문제를 TV 퀴즈 프로그램 ‘도전 골든벨’ 방식으로 풀어보는 행사로, 지난 6월 경기 이천캠퍼스에서 처음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협력사와 함께하는 산업재해 예방 업무 협약’을 맺고 협력회사의 위험성 평가와 안전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이처럼 산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대형 사고는 사소한 징조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 반대로 얘기하면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부터 원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시정하면 대형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이 △안전관리 조직 강화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협력사와 안전관리 노하우 공유 등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조직적인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먼저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안전관리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안전관리 조직과 품질 조직을 일원화해 건설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리스크 요인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작년에만 CEO 및 사업부장이 주관한 안전점검 활동을 76차례 진행했다. 여기에 임원들이 주관한 국내외 특별 안전점검을 96차례 추가로 실시했다. 삼성물산은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작년 6월 기준으로 58% 안팎인 안전 관리자 정규직 비율을 2020년까지 7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2년 CEO 직속으로 안전·보건·환경 경영을 주관하는 SHE본부를 신설하고 SHE 전담인력 약 200명을 배치했다. LG화학도 안전 환경 관리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본부 산하에 흩어져 있던 주요 공장의 안전환경 조직을 CEO 직속으로 이관했다.
각종 지표 관리도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LG전자는 2013년 재해율 관련 지표로 ‘근로손실재해율(LTIFR)’을 도입했다. LTIFR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재해율과는 차이가 있다. 재해율은 전체 근로자 중 재해 근로자의 비중을 나타내지만, LTIFR은 100만 시간당 발생한 근로손실 건수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보다 정확한 재해 현황을 보여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의 에버랜드는 국내 테마파크업계 최초로 안전·보건(OHSAS 18001), 환경(ISO 14001), 에너지(ISO 50001) 분야 국제인증을 땄다.
IT 접목해 위험 요인 점검
IT를 활용한 안전관리 시스템도 확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말 그룹 내 각 계열사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사고위험 요인 등을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제보할 수 있는 ‘안전신문고’ 시스템을 도입했다. 모바일 앱을 활용해 사고위험 요인을 언제 어디서든 신속하게 제보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제보는 물론 처리 결과 역시 모바일 앱을 통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 앱은 신차 정보, 신기술 등의 외부 유출 우려로 사진 촬영이 금지된 사업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현대차그룹이 독자 개발한 보안기술이 적용됐다.
각 사 안전 정보를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안전정보시스템’도 마련해 통합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사고 현황과 발생 원인, 개선책, 우수 사례 등이 실시간 축적되고 공유될 수 있도록 사용 편의성 및 활용성을 높였다.
안전 경영 노하우를 협력사와 공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1일 충북 청주캠퍼스에서 본사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도전 안전 골든벨’을 열었다. 참가자들이 안전 법령과 사내 안전 규정과 관련된 문제를 TV 퀴즈 프로그램 ‘도전 골든벨’ 방식으로 풀어보는 행사로, 지난 6월 경기 이천캠퍼스에서 처음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협력사와 함께하는 산업재해 예방 업무 협약’을 맺고 협력회사의 위험성 평가와 안전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