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성의 블로소득]불신 키우는 좌충우돌 신생 가상화폐 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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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거래소 이름으로 상표권 등록
출금 지연하다 사무실 이전하기도
출금 지연하다 사무실 이전하기도
글로벌 대형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의 이름을 사용하는가 하면 출금 지연에 고객들이 찾아와 항의하자 별도 안내 없이 사무실을 이전하는 등 신생 거래소들의 천태만상이 불신을 키우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시장이 정체기를 겪는 가운데 신생 거래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마케팅에 나섰다. 업비트, 빗썸 등 대형 거래소 사이에서 후발주자로서는 인지도를 높여 고객을 유치하자는 복안이지만 아슬아슬한 수위의 마케팅이 우려를 낳는다.
최근 몰타로 거점을 옮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내년 한국에 정식 진출할 예정이다. 그런데 국내에는 이미 ‘바이낸스 코리아’가 운영 중이다. 바이낸스의 로고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활용해 바이낸스와 동일한 홈페이지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바이낸스 코리아는 실제로는 바이낸스와 연관이 없는 국내 업체다. 바이낸스 상표권을 국내에 먼저 등록해 사용할 뿐이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해내의 강성신 변호사는 “바이낸스와 동일한 로고와 웹사이트 디자인을 사용한 부분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단 바이낸스 코리아가 국내에 법인 설립 등기를 했으므로 상법에 따라 보호받을 여지도 존재한다”며 “향후 법적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신생 거래소 올스타빗은 지난달 사용자들과 추격전을 벌였다. 회사에 방문해 출금 지연을 항의하는 고객들이 늘어나자 별도 안내 없이 사무실을 옮긴 탓이다.
통상 사용자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은행 계좌 또는 암호화폐 전자지갑에 원화나 암호화폐를 입금한 뒤 해당 자산으로 거래소를 이용한다. 자산을 회수하려면 암호화폐 거래소에 출금을 신청하는 시스템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출금을 취소하거나 지연시키는 거래소의 경우 사용자들은 직접 회사를 방문해 항의하고 출금하기도 한다.
올스타빗은 “출금 관련 내방 고객 증가와 폭력적 행위 및 언행으로 인해 직원들이 피해를 입고 있어 근무장소를 변경한다. 고객센터 업무는 카카오플러스 채팅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사용자들은 올스타빗 운영사인 ㈜올더마스터의 채용정보를 통해 이전 주소를 확인하고 출금 지연 항의 방문을 계속하고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출금 지연에 항의하고 있다. 또 다른 거래소 GDAC(지닥)은 특정 커뮤니티에 거래소를 홍보하는 글을 올리면 자체 암호화폐 ‘GT’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지닥은 “건강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이벤트를 소개했다.
이에 사용자들은 해당 커뮤니티와 협의된 이벤트로 생각했지만 사실과 달랐다. 커뮤니티가 지닥을 홍보하는 게시물로 도배되자 커뮤니티 측은 “지닥이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커뮤니티를 망가뜨리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명백한 업무방해 행위에 해당한다. 지닥을 금지어로 지정하고 관련 글 작성자는 모두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렇게 되자 지닥은 해당 커뮤니티 조치로 이벤트를 조기 종료한다고 공지하면서도 금지어로 지정된 지닥 명칭 대신 ‘그 거래소’라고 호칭하는 식으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후발주자들은 이중고를 맞았다. 대형 거래소들이 자리 잡은 데다 암호화폐 시세 하락에 투자 열기도 시들해졌다. 사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렇다고 해서 이처럼 선을 넘나드는 마케팅은 해당 거래소뿐 아니라 시장 전체에 독이 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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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암호화폐 거래시장이 정체기를 겪는 가운데 신생 거래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마케팅에 나섰다. 업비트, 빗썸 등 대형 거래소 사이에서 후발주자로서는 인지도를 높여 고객을 유치하자는 복안이지만 아슬아슬한 수위의 마케팅이 우려를 낳는다.
최근 몰타로 거점을 옮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내년 한국에 정식 진출할 예정이다. 그런데 국내에는 이미 ‘바이낸스 코리아’가 운영 중이다. 바이낸스의 로고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활용해 바이낸스와 동일한 홈페이지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바이낸스 코리아는 실제로는 바이낸스와 연관이 없는 국내 업체다. 바이낸스 상표권을 국내에 먼저 등록해 사용할 뿐이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해내의 강성신 변호사는 “바이낸스와 동일한 로고와 웹사이트 디자인을 사용한 부분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단 바이낸스 코리아가 국내에 법인 설립 등기를 했으므로 상법에 따라 보호받을 여지도 존재한다”며 “향후 법적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신생 거래소 올스타빗은 지난달 사용자들과 추격전을 벌였다. 회사에 방문해 출금 지연을 항의하는 고객들이 늘어나자 별도 안내 없이 사무실을 옮긴 탓이다.
통상 사용자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은행 계좌 또는 암호화폐 전자지갑에 원화나 암호화폐를 입금한 뒤 해당 자산으로 거래소를 이용한다. 자산을 회수하려면 암호화폐 거래소에 출금을 신청하는 시스템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출금을 취소하거나 지연시키는 거래소의 경우 사용자들은 직접 회사를 방문해 항의하고 출금하기도 한다.
올스타빗은 “출금 관련 내방 고객 증가와 폭력적 행위 및 언행으로 인해 직원들이 피해를 입고 있어 근무장소를 변경한다. 고객센터 업무는 카카오플러스 채팅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사용자들은 올스타빗 운영사인 ㈜올더마스터의 채용정보를 통해 이전 주소를 확인하고 출금 지연 항의 방문을 계속하고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출금 지연에 항의하고 있다. 또 다른 거래소 GDAC(지닥)은 특정 커뮤니티에 거래소를 홍보하는 글을 올리면 자체 암호화폐 ‘GT’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지닥은 “건강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이벤트를 소개했다.
이에 사용자들은 해당 커뮤니티와 협의된 이벤트로 생각했지만 사실과 달랐다. 커뮤니티가 지닥을 홍보하는 게시물로 도배되자 커뮤니티 측은 “지닥이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커뮤니티를 망가뜨리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명백한 업무방해 행위에 해당한다. 지닥을 금지어로 지정하고 관련 글 작성자는 모두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렇게 되자 지닥은 해당 커뮤니티 조치로 이벤트를 조기 종료한다고 공지하면서도 금지어로 지정된 지닥 명칭 대신 ‘그 거래소’라고 호칭하는 식으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후발주자들은 이중고를 맞았다. 대형 거래소들이 자리 잡은 데다 암호화폐 시세 하락에 투자 열기도 시들해졌다. 사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렇다고 해서 이처럼 선을 넘나드는 마케팅은 해당 거래소뿐 아니라 시장 전체에 독이 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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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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