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비핵화 의제와 관련, "두 정상 간에 얼마나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냐에 따라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진전에 대한 합의가 나올지, 그런 내용이 합의문에 담길지, 합의문이 아니면 구두합의가 이뤄져 발표될지, 모든 부분이 저희로서는 블랭크"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의 중요한 특징은 비핵화 의제가 들어있다는 점으로, 과거 남북 간 회담에는 비핵화가 정상 간 의제로 올라온 적이 없다"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며 이같이 밝혔다.
임 실장은 "이번에는 비핵화라는 무거운 의제가 정상회담을 누르고 있어 이번 회담이 매우 조심스럽고 어렵고 어떠한 낙관적 전망도 하기 어렵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핵화 의제는 북미 간 의제로 다뤄지고 저희가 비핵화 문제를 의제로 꺼내는 데 북한도 미국도 달가워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비핵화 의제가 매우 중요한 중심 의제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임 실장의 발표 내용 전문이다. 『 높은 관심을 갖고 노심초사하며 응원해주시는 국민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인사를 먼저 올린다.
내일부터 2박 3일간 평양에서 올 들어 3번째 남북정상회담을 한다.
정상 간 회담이 정례화하고 있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먼저 정상회담의 공식일정을 말씀드린다.
제가 말씀드린 일정은 남과 북의 신뢰에 기초한 현장협의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점도 말씀드린다.
내일 9월18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수행원은 오전 8시40분에 성남공항을 출발한다.
성남공항에서 별도의 행사는 계획돼 있지 않다.
오전 10시에 평양국제공항, 순안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에서 공식환영행사가 있을 예정이고, 오찬 후에는 첫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된다.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김정숙 여사는 아동병원과 음악종합대학을 참관한다.
특별수행원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고, 경제인은 내각부총리와 대담한다.
첫날 회담이 종료되고 늦은 오후에는 환영예술공연을 관람하고 이어서 환영만찬이 계획됐다.
9월19일 둘째날 오전에는 전날에 이어 정상회담이 이어진다.
추가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김 여사와 수행원은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참관할 걸로 예상한다.
이 때까지 회담이 원만하게 진행되면 아마도 오전 회담 후에는 합의 내용을 발표하는 공동기자회견이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또, 이때 그간 남북 간에 논의해 온 긴장해소와 무력충돌 방지를 내용으로 하는 군사부문 합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나 일부 조항이 남아있다.
이날 오찬은 대동강변 옥류관에서 진행되고, 오후에는 대통령과 공식수행원, 특별수행원이 함께 평양의 주요 시설을 참관하게 된다.
특별수행원들은 그 성격에 따라 다른 곳을 참관할 수도 있다.
현지에서 가 있는 선발대가 세부 일정을 조정 중에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후에도 회담이 이어질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린다.
저녁에는 환송 만찬이 계획돼 있다.
저희들은 문 대통령 해외 순방 시에 현지 주민이 자주 가는 식당을 늘 가시곤 하는데, 그런 부탁을 북쪽에 했다.
그래서 어떤 식당이 될지 모르나 평양시민이 자주 가는 식당에서 가급적 만찬을 하게 되길 희망한다.
9월20일 마지막 날은 전날에 환송 만찬을 했기 때문에 따로 오찬은 예정돼 있지 않다.
공항에서 환송행사를 마치고 오전에 서울로 향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 이날 양 정상 간 친교 일정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될 경우에는 귀경 일정이 변경될 수 있겠다는 점도 미리 설명 드린다.
이번 회담 일정은 북쪽과 계속 협의되고 있기 때문에, 변경되는 사항은 그때그때 추가로 설명드리겠다.
이어서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한다.
첫째, 남북관계를 개선 발전시켜 나가는 거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이미 합의된 판문점선언이다.
판문점선언 이행상황을 남북정상이 확인하고 그간 성과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구체적인 발전 방향을 논의하게 될 거다.
둘째,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증진, 촉진하는 거다.
북미가 새로운 평화관계를 설정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를 조속하게 재개해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가 추진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셋째, 마지막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협을 종식하는 거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포괄적 합의를 추진 중이다.
군사 충돌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실질적 평화정착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한 가지만 첨언하면, 이산가족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별도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렇게 간략히 일정과 의제를 설명 드리고, 제가 생각하는 이번 평양정상회담 특징을 세 가지만 말한다.
첫째, 생방송이 일부 이뤄진다는 거다.
제가 알기로 평양에서 이뤄지는 어떤 행사도 생방송이 이뤄진 적 없었던 걸로 안다.
저희가 제안할 때도 받아들여질 거로 전혀 기대를 못 했다.
다만 어느 정도 일정이 생방송으로 진행될지는 실무 논의가 돼야 한다.
저희로서는 평양 순안공항에 내려서 환영행사부터 중요한 일정은 생방송 되기를 희망한다.
어제 중계차 5대와 2개 팀이 이미 평양으로 올라갔다.
조선중앙방송과 협력 체계로 일을 진행해야 해서 어느 정도 일정 소화할지 지금은 말하기 어렵다.
또 한가지는 이번 정상회담이 정상 간에 직접적, 실질적 대화에 모든 무게가 두어져 있다는 거다.
2000년, 2007년과 비교하면 두 번 다 첫날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회담하고, 둘째 날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했다.
이번에는 세 번째 회담이고 일체의 형식적인 절차를 걷어내고 곧바로 정상 간 회담이 이어진다는 점이 다르다.
앞으로 회담에서도 의미를 갖는 것이어서 중요한 차이라고 본다.
셋째, 좀 어려운 게 의제다.
남북관계 발전과 군사적 긴장완화는 이미 말씀드렸고, 군사적 긴장완화도 구체적, 실질적 합의가 타결되면 그 자체로 전쟁 위험을 제거하고 무력충돌 위험을 결정적으로 줄일 뿐만 아니라 이후 한반도 비핵화 촉진에도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회담의 마지막 중요한 특징은 비핵화 의제가 들어있단 점이다.
저희가 익숙해지다 보니 둔감해지는 게 있는데, 과거 남북 간에는 비핵화가 정상 간 의제로 올라온 적이 없다.
2000년 회담 때는 비핵화 의제가 올라오기 전이었고, 2007년 노무현 대통령 방북 때는 이미 6자 회담을 통해 비핵화 의제가 합의된 후 남북 간 실질의제에 의한 회담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비핵화라는 무거운 의제가 정상회담을 누르고 있다고 해야 할까, 이 대목이 이번 회담이 저희가 매우 조심스럽고 어렵고 어떤 낙관적 전망도 하기 어려운 점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핵화 의제는 북미 간 의제로 다뤄지고 저희가 비핵화 문제에 대해 의제로 꺼내는 데 북한도 미국도 달가워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비핵화 의제가 매우 중요한 중심 의제가 돼 있다.
정상회담에서 이 부분에 굉장한 성과를 내야 하는 것처럼 기대감들이 있으나 매우 제한적이다.
그리고 이 부분은 실무적 차원에서 사실 논의할 수 없는 의제이고 논의해도 합의에 이를 수 없는 것이어서 두 정상 간에 얼마나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냐에 따라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진전에 대한 합의가 나올지, 그런 내용이 합의문에 담길지, 합의문이 아니면 구두합의가 이뤄져 발표될지, 이 모든 부분이 저희로서는 블랭크이다.
아까 제가 '이번 정상회담이 양 정상 간 대화에 모든 무게가 두어졌다'라고 한 점도 이런 어려운 점 때문에 말씀 드렸던 거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 세계 마술올림픽 최연소 심사위원 최현우 씨, 가수 알리 씨가 특별수행원으로 포함됐다는 점 추가로 말씀드린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