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국내서 3D 프링팅 기술을 이용해 코와 기도를 만드는 수술을 받은 몽골 소년이 추가 교정 수술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당시 치료를 도왔던 배우 송중기씨도 소년을 격려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인공코의 기능을 보완하고 심한 부정교합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몽골 소년 네르구이 바람사이(11)가 지난 14일 배우 송중기씨와 병원에서 재회했다. 얼굴의 코와 기도가 없는 채로 태어난 네르구이는 2013년 서울성모병원에서 3D프린트 기술로 만든 인공 구조물 이식 수술을 받았다.

당시 한국의료홍보대사였던 송씨는 네르구이의 퇴원을 축하하는 자리를 찾아 처음 인연을 맺었다. 추가 교정 수술 등을 위해 네르구이가 다시 한국을 찾았다는 소식에 송씨는 병원을 깜짝 방문했다. 그는 "치료를 꾸준히 잘 마쳐 건강하게 친구들과 잘 지내기를 바란다"며 격려했다.

네르구이는 몽골어로 '이름없음'이라는 의미다. 심한 장애로 이름도 짓지 못한 소년이 치료를 위해 한국에 들어올 때 여권에 임의로 적힌 이름이다. 당시 6살이었던 네르구이는 코의 외부 형태뿐 아니라 콧구멍도 없어 코로 숨을 쉴 수 없었다.

당시 의료진은 콧구멍을 만든 뒤 구강과 연결해 호흡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갈비뼈와 연골로 콧대와 콧방울도 만들었다. 새로 만든 비강 통로를 유지하기 위해 특수 스텐트를 삽입하고 외비 흉터를 제거하는 수술도 진행했다. 이 특수 스텐트는 포스텍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팀이 병원으로부터 제공된 컴퓨터단층촬영(CT) 이미지를 받아 디자인했다. 3D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구조물로 국내 처음 임상에 적용한 것이다.

네르구이의 주치의인 이종원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얼굴 윗부분이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상태라 코 안이 계속 건조해 숨쉬기 불편할 것"이라며 "소아청소년과 의료진과 성장 진행 속도를 보고 코의 기능을 원활하게 살리는 얼굴뼈 성형 수술 시기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외관상 보기 좋게 하는 미용수술은 영구치가 나오고 난 뒤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치과와 협진해 치아교정을 먼저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식 서울성모병원장은 "네르구이를 보고 희망을 갖는 환아들이 많이 생기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국경을 넘어 가난하고 아픈 환자들을 돌보는 사랑의 병원이 되겠다"고 했다.

네르구이의 치료비 전액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지원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왕복 항공료 및 체재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