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春의 술, 막걸리… '수출 거품' 꺼진 자리, 2030 겨냥 이색 신제품으로 내수 회복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0년전 한류 타고 日서 대박
해외서 인기 시들해지자 위기
커피·바나나·유자 막걸리 등장
도수 낮춘 '지평 생막걸리' 돌풍
6년째 떨어졌던 출고량 회복
해외서 인기 시들해지자 위기
커피·바나나·유자 막걸리 등장
도수 낮춘 '지평 생막걸리' 돌풍
6년째 떨어졌던 출고량 회복
막걸리가 젊어지고 있다. 맛이 다양해지고 도수는 낮아졌다. 프리미엄을 내세워 재료를 차별화하면서 가격은 높아졌다. 그런데도 잘 팔린다. ‘50~60대가 주로 마시던 술’에서 ‘20~30대가 편하게 마시는 술’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순당이 지난 5월 출시한 ‘1000억 유산균 막걸리’는 가격이 병당 3200원으로 기존 제품보다 60% 이상 비싼데도 대형마트에서 월 10만 병씩 팔리고 있다. 지평주조 ‘지평생막걸리’의 올 들어 9월까지 매출은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110억원)을 넘어섰다.
◆수출 7년째 감소… 내수는 ‘회복’
막걸리는 10년 전 ‘한류 열풍’으로 최대 호황을 누렸다. 수출 덕이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막걸리 업체들은 한류만 믿었다. 국내 소비자 취향 분석과 고급화에는 관심이 없었다. 당시 막걸리 제조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에 포함돼 대기업의 진입 자체가 막힌 것도 막걸리의 고급화를 가로막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막걸리 수출은 2012년부터 꺾이기 시작해 7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막걸리 수출 실적은 1224만달러(약 138억원)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미국 수출량은 15%, 중국은 31.3% 감소했다. 일본도 2% 성장에 그쳤다.
일부 막걸리 업체는 2~3년 전부터 위기 탈출을 위한 전략을 짰다. 국내 소비자부터 잡기로 했다. 수제맥주와 와인 등으로 저도주 문화가 확산하던 때였다. 커피와 막걸리를 결합한 ‘막걸리카노’, 바나나막걸리, 유자막걸리, 복숭아막걸리, 크림치즈막걸리, 아이스막걸리 ‘아이싱’ 등 이색 신제품이 지난해 속속 쏟아져 나왔다. 소비자들은 반응했다. 2011년 45만kL로 정점을 찍은 뒤 한때 30만kL까지 떨어져 햐항곡선을 그리던 막걸리 출고량은 지난해 44만8000kL로 호황기 수준을 회복했다.
◆도수 낮추고 다양화… 20대가 마신다
젊어지는 막걸리 열풍은 지평주조가 주도했다. 90년 역사의 국내 최고(最古) 양조장에서 제조하는 지평주조는 2015년 ‘지평생쌀막걸리’의 알코올도수를 6도에서 5도로 낮춰 출시하면서 막걸리의 저도주 바람을 일으켰다. 이 회사 김기환 대표는 28세에 가업을 이어받아 매출 2억원대 회사를 8년 만에 110억원대로 키워냈다. 강원 춘천 제2공장을 짓는 등 설비 투자를 하고, 유통망을 정비하면서 철저한 소비자 조사를 했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경쟁사보다 200~300원 더 비싸게 내놨지만 고급 재료를 쓰고 도수를 낮추니 젊은 층 사이에서 목넘김이 편하고 숙취 없는 술이라고 입소문이 났다”고 말했다.
전통주 전문기업 국순당도 끊임없이 신제품을 내놓으며 젊은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2016년 내놓은 바나나맛 막걸리 등 ‘쌀 플레이버’ 시리즈는 출시 후 10개월간 500만 병 이상 팔렸다. 국순당 관계자는 “2년여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개량 막걸리가 젊은 층으로부터 호평 받고 있다”며 “올해 내놓은 ‘1000억 유산균 막걸리’는 대형마트에서 5~7월까지 매월 10만 병씩 팔렸고, 국순당의 전체 대형마트 매출을 전년보다 50% 이상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막걸리업계의 과제는 일본 중국 미국에 치우쳐 있던 수출시장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전체 수출의 55%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이 주력 시장이지만 성장률이 1~2%대에 그치고 있다”며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의 젊은 소비자들의 한국 술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수출 7년째 감소… 내수는 ‘회복’
막걸리는 10년 전 ‘한류 열풍’으로 최대 호황을 누렸다. 수출 덕이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막걸리 업체들은 한류만 믿었다. 국내 소비자 취향 분석과 고급화에는 관심이 없었다. 당시 막걸리 제조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에 포함돼 대기업의 진입 자체가 막힌 것도 막걸리의 고급화를 가로막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막걸리 수출은 2012년부터 꺾이기 시작해 7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막걸리 수출 실적은 1224만달러(약 138억원)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미국 수출량은 15%, 중국은 31.3% 감소했다. 일본도 2% 성장에 그쳤다.
일부 막걸리 업체는 2~3년 전부터 위기 탈출을 위한 전략을 짰다. 국내 소비자부터 잡기로 했다. 수제맥주와 와인 등으로 저도주 문화가 확산하던 때였다. 커피와 막걸리를 결합한 ‘막걸리카노’, 바나나막걸리, 유자막걸리, 복숭아막걸리, 크림치즈막걸리, 아이스막걸리 ‘아이싱’ 등 이색 신제품이 지난해 속속 쏟아져 나왔다. 소비자들은 반응했다. 2011년 45만kL로 정점을 찍은 뒤 한때 30만kL까지 떨어져 햐항곡선을 그리던 막걸리 출고량은 지난해 44만8000kL로 호황기 수준을 회복했다.
◆도수 낮추고 다양화… 20대가 마신다
젊어지는 막걸리 열풍은 지평주조가 주도했다. 90년 역사의 국내 최고(最古) 양조장에서 제조하는 지평주조는 2015년 ‘지평생쌀막걸리’의 알코올도수를 6도에서 5도로 낮춰 출시하면서 막걸리의 저도주 바람을 일으켰다. 이 회사 김기환 대표는 28세에 가업을 이어받아 매출 2억원대 회사를 8년 만에 110억원대로 키워냈다. 강원 춘천 제2공장을 짓는 등 설비 투자를 하고, 유통망을 정비하면서 철저한 소비자 조사를 했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경쟁사보다 200~300원 더 비싸게 내놨지만 고급 재료를 쓰고 도수를 낮추니 젊은 층 사이에서 목넘김이 편하고 숙취 없는 술이라고 입소문이 났다”고 말했다.
전통주 전문기업 국순당도 끊임없이 신제품을 내놓으며 젊은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2016년 내놓은 바나나맛 막걸리 등 ‘쌀 플레이버’ 시리즈는 출시 후 10개월간 500만 병 이상 팔렸다. 국순당 관계자는 “2년여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개량 막걸리가 젊은 층으로부터 호평 받고 있다”며 “올해 내놓은 ‘1000억 유산균 막걸리’는 대형마트에서 5~7월까지 매월 10만 병씩 팔렸고, 국순당의 전체 대형마트 매출을 전년보다 50% 이상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막걸리업계의 과제는 일본 중국 미국에 치우쳐 있던 수출시장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전체 수출의 55%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이 주력 시장이지만 성장률이 1~2%대에 그치고 있다”며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의 젊은 소비자들의 한국 술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