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이 인공지능(AI) 활용이 보편화하는 이른바 ‘로봇 경제’ 출현으로 2025년까지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일자리의 두 배가량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로봇이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없애 임금과 생활수준 등의 불균형이 심해질 것”이란 그동안의 WEF 전망을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WEF는 17일 발표한 ‘2018 미래 직업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간 로봇기술 발전으로 세계에서 창출될 일자리는 1억3300만 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로봇에 의해 대체될 일자리는 그 절반 수준인 7500만 개로 예상했다. 사라질 위험이 가장 큰 분야로는 회계, 데이터 입력 등 사무직종이 꼽혔다. WEF가 세계 20개국에서 근로자 1500만 명을 직간접적으로 고용하고 있는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번 조사 보고서는 WEF가 기존에 내놨던 분석과 배치된다. WEF는 2016년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래 일자리 변화 전망’ 보고서에선 “2020년까지 전 세계 일자리 717만 개가 사라지고 새로 생겨나는 것은 210만 개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507만여 개의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된다는 얘기였다.

WEF는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 “신기술이 이전의 산업혁명처럼 일하는 방식을 바꾸면 적응을 못한 근로자는 실직 위험이 커지는 만큼 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