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행장은 또한 "미국 경기 호조로 추가적인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는 만큼 내년에 은행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은행 인수·합병(M&A)을 검토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우리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상업은행으로 1984년 설립됐다. 2003년 미 펜실베이니아 소재 팬아시아은행을 인수하며 동부지역 영업망을 확충했고, 서부지역 등으로 영역을 넓혀 현재 총 23개의 영업망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974만7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7% 급증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지난해 취임 후 신상품을 통한 고객저변을 넓혀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집중됐던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둔 결과라고 김 행장은 풀이했다.
지난해부터 전산투자와 영업네트워크 확장 등에 꾸준히 나섰고, 연이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다양한 예금 및 대출 프로모션을 선보인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우량자산은 증가를 위해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우량자산은 마진율이 낮을 수 있지만, 부신여신이 발생했을 경우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수익이 높기 때문이다.
김 행장은 "개인 금융거래의 기반이자 부실비율이 낮은 우량 홈모기지를 확대하기 위해 혜택이 많은 신규 상품을 출시해 개인 수신 저변을 강화했다"며 "우리아메리카은행을 통해 급여이체를 할 경우 부수 혜택을 제공하는 신상품으로 급여이체 고객을 새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자산이 매년 약 7~10% 가량 성장해 올 상반기 18억4339만달러에 달했다"며 "우량자산 증가에 힘입어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11% 증가한 반면 대손비용은 지난해 상반기 130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12만7000달러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실적이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김 행장은 "이미 지난해 거둔 순이익을 제친 상태고, 올해는 전년 대비 순이익이 45%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 전환과 M&A를 통한 확장을 도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주사로 전환하면 취급 업무 범위를 확대할 수 있고, 추가적인 M&A도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김 행장은 "미국 커뮤니티 은행(지방은행)의 약 80%가 은행지주회사(Bank Holding Company)이고, 미국은 고객이 여러 은행을 동시에 거래하지 않아 고객과 자산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M&A 밖에 없다"며 "한국 우리은행이 내년에 지주사 전환을 마친 후 우리아메리카은행 역시 지주사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올해 미국 중앙은행(Fed)에 관련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후에는 인터넷은행과 한인은행 등을 대상으로 추가 M&A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 행장은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현지의 인터넷은행과 타 지역 한인은행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M&A를 검토할 것"이라며 "우리아메리카은행이 미 동부에서 입지를 다진 만큼 경쟁이 치열한 서부에 제2본부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댈러스·텍사스·휴스턴 등지에서 기반을 갖추고 있는 한인은행 등을 중심으로 매물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