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이슈 완화에 개별 호재도…"일부 급등 종목 유의해야" 지적
제약·바이오의 '반격'… 8월 이후 시총 26조 불어나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주가를 짓눌렀던 회계 불확실성이 점차 걷히고 업체별로는 개별 호재도 이어지면서 KRX헬스케어지수가 8월 이후 20% 가까이 상승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KRX헬스케어지수는 전날보다 0.66% 오른 4,356.81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최근 저점이던 7월말(3,672.04)과 비교하면 약 1개월 반 만에 18.65%나 상승한 수준이다.

이 지수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한미사이언스 등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 75개로 구성됐다.

지수 구성 종목의 시가총액은 7월말 141조원에서 이달 17일 167조원으로 26조원 증가했다.

무엇보다 신약 개발 업체의 회계 이슈를 둘러싼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연구개발비용을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인식하는 관행에 대해 올 초부터 특별 감리를 벌여왔다.

이에 따라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그러다가 금융당국이 최근 감리 대상에 대해 중징계를 내리기보다 연구개발비 처리에 대한 회계 기준을 정립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분위기가 밝아졌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국이 중징계를 내리기보다 지도·권고하는 방식으로 나가고 있어 회계 이슈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별 호재도 잇따르고 있다.

한미약품은 항암 신약 '포지오티닙'이 특정 유전자 변이 환자에게서 종양 감소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임상 결과를 내놨다.

GC녹십자셀(녹십자셀)은 면역항암제 '이뮨셀-엘씨'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췌장암·뇌종양 치료제 적응증(효능·효과)으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45억원 규모의 의약품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휴온스, 메디톡스, 셀트리온 등도 납품계약이나 의약품 승인 기대감 같은 호재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

그러나 특별한 호재도 없이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도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예컨대 주가조작 혐의로 대표이사가 구속된 네이처셀은 이달 들어서만 173.28%나 올랐다.

그나마 최근 현저한 주가급등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이 회사가 "공시할 정보가 없다"고 답변하면서 17일 하루 4.52% 하락한 결과다.

일부 증시 전문가도 과도하게 오르는 제약·바이오주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지낸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한 번 올랐던 경험이 있는 종목, 혹은 지금 오르는 종목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이라며 "펀더멘털에는 큰 변화가 없이 특정 시점의 수급 영향으로 주가가 오르내리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투자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