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무역 전면전… 협상무산 전망에 글로벌 경기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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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는 G2관계 속 교역위축·세계 경제성장 둔화 우려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절반가량에 대해 추가관세를 물리기로 하면서 양국 간 무역전쟁이 자존심을 건 전면전으로 비화했다.
미국은 오는 27일(현지시간)부터 중국과 무역협상을 하자고 손을 내밀면서도 예고했던 2천억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에 관세부과를 강행하는 등 강온 양면 전략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17일 고율관세 부과를 강행하자 중국은 보복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해 갈등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달았다.
조심스럽게 추진되던 양국의 고위급 회담은 무산될 위기에 몰렸고 당분간 대화 자체가 단절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로써 세계 경제 1, 2위의 교역이 얼어붙으면서 신흥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 브레이크 없는 공방에 정점 치닫는 무역전쟁
이번 조치까지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한 중국산 제품의 규모는 총 2천500억 달러(약 281조원)에 이르렀다.
이는 미국 통계국이 집계한 2017년 중국제품 수입 규모 5천55억달러와 비교할 때 전체 중국 수입품의 절반 정도에 이르는 규모다.
중국이 반격으로 미국산 제품에 가하는 고율 관세의 규모도 1천100억달러(약 124조원)로 중국 통계국이 집계한 전체 대미 수입품의 규모인 1천539억달러의 70%를 훌쩍 넘어섰다.
이번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는 전체 관세의 규모가 크지 않아 악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있었고 양측이 협상을 통해 사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고율 관세부과 대상이 전체 수입품의 절반으로 급격히 확대됨으로써 미국은 중국을 향해 전면전을 선포한 셈이 됐다.
이로 인해 양국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미중 양국은 상호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과정에서도 몇 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여왔으나, 이젠 양국 갈등이 악화하고 감정의 골마저 깊어지면서 협상과 타협의 여지가 더욱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협상 일정을 취소할 것 같다고 보도했다.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달 말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열기로 했으나 미국의 관세부과 강행 때문에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중국의 협상 전제는 미국의 선의였다며 관세부과로 인해 류 부총리 방미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SCMP에 전했다.
이처럼 대화 가능성이 사라져 가는 환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는 더 거칠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천억달러 규모에 이어 2천67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도 준비돼 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산술적으로 따질 때 중국 수입품 전체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멈추지 않고 악화하는 무역전쟁의 추이를 볼 때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단순한 엄포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견해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 지구촌 교역감소·공급망 교란에 경제성장 둔화
미중 무역전쟁의 전면전 확대로 전투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지구촌 경제 전체가 작지 않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관세에 영향을 받는 수입품 규모가 1천억 달러씩 늘어날 때마다 대략 지구촌 교역이 0.5% 줄고 세계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깎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50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상호관세가 부과된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씩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교역되는 상품의 3분의 2가 글로벌가치사슬로 연결된 점을 고려하면 미중 분쟁으로 세계 전체 무역이 심각하게 교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통상분쟁으로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이들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주변국들의 경제성장도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진단했다.
로이터 통신은 무역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은행들이 연관산업에 대한 금융에 신중해지고 그로 인해 기업들이 투자에 주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관세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면 내수와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제반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연쇄효과를 설명했다. ◇ 무역전쟁 장기화로 신흥국 '엎친 데 덮친 격'
미국 행정부의 대중 강경파들의 태도를 고려할 때 무역전쟁은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표밭인 쇠락한 제조업 지대와 저학력 백인 노동계층의 지지를 집결하기 위해 대중공세를 강화할 태세다.
중간선거 결과에서 공화당이 거둘 성적과 관계없이 내년 하반기, 그 이후까지도 무역전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회장은 무역전쟁이 내년 말까지 지속할 것이라며 "직접적인 무역전쟁보다 패권의 균형변화에 초점을 두는 기사가 가장 굵은 헤드라인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으로서는 제조업 개발계획인 '중국제조 2025'를 포기하라는 등의 미국 요구가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국가주석의 통치이념을 부정하는 셈이기 때문에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대미 수출보다 수입이 훨씬 적어 맞불 관세로 버틸 수 없는 중국은 자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을 상대로 한 행정조치, 미제 불매운동 등을 고려할 수 있으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일단 국민의 애국심을 고취하고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전략적 연대로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등 무역전쟁 장기화를 대비하고 있다.
심각한 환율 불안을 겪으며 대외 변수에 점점 민감해지고 있는 신흥국들은 글로벌 경기를 끌어내리는 무역전쟁 장기화가 또 다른 악재일 수밖에 없다.
터키,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외화부채가 많은 신흥국은 이미 달러 강세로 인해 외자가 이탈하고 자국 통화가치가 떨어져 채무부담이 커져 신음하고 있다.
거기에 무역전쟁이 더 격렬해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올해 두 차례 더 올리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연준은 오는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존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p) 인상할 전망이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성장저하, 신흥국들의 파탄 위기가 맞물린 상황에서 불안 심리가 요동치면 지구촌 경기가 당분간 불확실한 시기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필립 힐더브랜드 부회장은 미국 CNBC 인터뷰에서 "(미 연준의) 긴축으로 어려워진 환경에서 무역에 매우 중요한 리스크가 생긴 데다 위험에 매우 많이 노출된 국가들도 있다"고 불안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절반가량에 대해 추가관세를 물리기로 하면서 양국 간 무역전쟁이 자존심을 건 전면전으로 비화했다.
미국은 오는 27일(현지시간)부터 중국과 무역협상을 하자고 손을 내밀면서도 예고했던 2천억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에 관세부과를 강행하는 등 강온 양면 전략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17일 고율관세 부과를 강행하자 중국은 보복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해 갈등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달았다.
조심스럽게 추진되던 양국의 고위급 회담은 무산될 위기에 몰렸고 당분간 대화 자체가 단절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로써 세계 경제 1, 2위의 교역이 얼어붙으면서 신흥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 브레이크 없는 공방에 정점 치닫는 무역전쟁
이번 조치까지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한 중국산 제품의 규모는 총 2천500억 달러(약 281조원)에 이르렀다.
이는 미국 통계국이 집계한 2017년 중국제품 수입 규모 5천55억달러와 비교할 때 전체 중국 수입품의 절반 정도에 이르는 규모다.
중국이 반격으로 미국산 제품에 가하는 고율 관세의 규모도 1천100억달러(약 124조원)로 중국 통계국이 집계한 전체 대미 수입품의 규모인 1천539억달러의 70%를 훌쩍 넘어섰다.
이번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는 전체 관세의 규모가 크지 않아 악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있었고 양측이 협상을 통해 사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고율 관세부과 대상이 전체 수입품의 절반으로 급격히 확대됨으로써 미국은 중국을 향해 전면전을 선포한 셈이 됐다.
이로 인해 양국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미중 양국은 상호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과정에서도 몇 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여왔으나, 이젠 양국 갈등이 악화하고 감정의 골마저 깊어지면서 협상과 타협의 여지가 더욱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협상 일정을 취소할 것 같다고 보도했다.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달 말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열기로 했으나 미국의 관세부과 강행 때문에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중국의 협상 전제는 미국의 선의였다며 관세부과로 인해 류 부총리 방미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SCMP에 전했다.
이처럼 대화 가능성이 사라져 가는 환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는 더 거칠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천억달러 규모에 이어 2천67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도 준비돼 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산술적으로 따질 때 중국 수입품 전체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멈추지 않고 악화하는 무역전쟁의 추이를 볼 때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단순한 엄포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견해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 지구촌 교역감소·공급망 교란에 경제성장 둔화
미중 무역전쟁의 전면전 확대로 전투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지구촌 경제 전체가 작지 않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관세에 영향을 받는 수입품 규모가 1천억 달러씩 늘어날 때마다 대략 지구촌 교역이 0.5% 줄고 세계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깎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50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상호관세가 부과된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씩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교역되는 상품의 3분의 2가 글로벌가치사슬로 연결된 점을 고려하면 미중 분쟁으로 세계 전체 무역이 심각하게 교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통상분쟁으로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이들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주변국들의 경제성장도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진단했다.
로이터 통신은 무역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은행들이 연관산업에 대한 금융에 신중해지고 그로 인해 기업들이 투자에 주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관세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면 내수와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제반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연쇄효과를 설명했다. ◇ 무역전쟁 장기화로 신흥국 '엎친 데 덮친 격'
미국 행정부의 대중 강경파들의 태도를 고려할 때 무역전쟁은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표밭인 쇠락한 제조업 지대와 저학력 백인 노동계층의 지지를 집결하기 위해 대중공세를 강화할 태세다.
중간선거 결과에서 공화당이 거둘 성적과 관계없이 내년 하반기, 그 이후까지도 무역전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회장은 무역전쟁이 내년 말까지 지속할 것이라며 "직접적인 무역전쟁보다 패권의 균형변화에 초점을 두는 기사가 가장 굵은 헤드라인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으로서는 제조업 개발계획인 '중국제조 2025'를 포기하라는 등의 미국 요구가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국가주석의 통치이념을 부정하는 셈이기 때문에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대미 수출보다 수입이 훨씬 적어 맞불 관세로 버틸 수 없는 중국은 자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을 상대로 한 행정조치, 미제 불매운동 등을 고려할 수 있으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일단 국민의 애국심을 고취하고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전략적 연대로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등 무역전쟁 장기화를 대비하고 있다.
심각한 환율 불안을 겪으며 대외 변수에 점점 민감해지고 있는 신흥국들은 글로벌 경기를 끌어내리는 무역전쟁 장기화가 또 다른 악재일 수밖에 없다.
터키,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외화부채가 많은 신흥국은 이미 달러 강세로 인해 외자가 이탈하고 자국 통화가치가 떨어져 채무부담이 커져 신음하고 있다.
거기에 무역전쟁이 더 격렬해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올해 두 차례 더 올리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연준은 오는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존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p) 인상할 전망이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성장저하, 신흥국들의 파탄 위기가 맞물린 상황에서 불안 심리가 요동치면 지구촌 경기가 당분간 불확실한 시기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필립 힐더브랜드 부회장은 미국 CNBC 인터뷰에서 "(미 연준의) 긴축으로 어려워진 환경에서 무역에 매우 중요한 리스크가 생긴 데다 위험에 매우 많이 노출된 국가들도 있다"고 불안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