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더 뭉텅뭉텅 빠지는 머리카락… 모발 굵기 가늘어졌다면 '탈모 경보'
가을은 탈모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동물처럼 사람도 계절에 따라 특정 시기에 털이 많이 자라거나 빠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자라지 않고 빠지기 직전인 퇴행기 모발 비율은 9월에 가장 높다. 건강한 모발이 자라는 생장기 모발 비율이 높은 3월보다 탈모량이 2배 많다.

특정 계절에 많이 나타나는 탈모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머리카락이 계속 빠지거나 모발 굵기가 전보다 가늘어졌다면 탈모 유형과 두피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전체 탈모 환자의 90%를 차지하는 남성형 탈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빨리 치료해야 한다.

홍남수 듀오피부과의원 원장(사진)은 “남성형 탈모의 대표적 증상은 하루에 머리카락이 100개 이상 빠지는 것, 이마선이 M자 형태로 후퇴하는 것, 정수리의 두피가 훤히 보이는 것, 뒷머리보다 이마와 정수리의 모발이 가늘고 짧아지는 것, 머리카락이 가늘고 부드러워지는 반면 가슴털과 수염은 굵어지는 것 등이 있다”고 말했다.

남성형 탈모의 원인으로 유전, 남성호르몬, 노화 등이 꼽힌다. 남성형 탈모는 탈모 유전자가 있는 경우에 나타난다. 탈모 유전자는 우성 유전이라 부모 누구에게나 물려받을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의 탈모 가능성을 확인하려면 부모의 친척 가운데 탈모 환자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대사물질인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은 남성형 탈모를 직접적으로 일으킨다. DHT는 모발의 생장주기 중 생장기를 단축하고 휴지기를 연장해 머리카락을 점점 가늘고 짧게 변화시킨다.

남성형 탈모에는 약물치료와 모발이식이 주로 시행된다. 약물치료는 탈모 초기부터 중증까지 모든 단계의 남성형 탈모에 적용할 수 있다. 먹는 약과 바르는 약으로 모발 성장을 촉진한다.

탈모가 상당히 진행됐거나 약물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환자는 모발이식을 해야 한다. 모발이식은 남성호르몬 영향을 받지 않는 뒷머리의 모발을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수술이다. 이식한 모발은 뽑힌 부위의 성질을 지니고 있어 빠지지 않는다. 모발을 이식받지 않은 부위에서는 탈모가 계속 일어날 수 있어 수술 이후 기존 모발을 유지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다.

홍 원장은 “남성형 탈모는 적극적으로 치료받으면 호전될 수 있다”며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