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인프라. (자료 = 한경DB)
맥쿼리인프라. (자료 = 한경DB)
맥쿼리인프라 운용사 교체를 결정지을 임시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 서비스 기관은 찬성 3표, 반대 2표로 다소 팽팽하게 나뉘면서 표대결 향방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인프라 상장 펀드인 맥쿼리인프라의 시가총액은 3조원, 사업규모는 5조원 규모다. 서울춘천고속도로 용인서울고속도로 백양터널 천안논산고속도로 등 국내 12개 인프라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맥쿼리인프라의 자산운용사 교체 논란은 3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인프라 지분 3.12%를 보유했다며 맥쿼리자산운용이 과다한 보수를 받아가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맥쿼리자산운용이 지난 12년간 펀드 분배금의 32.1% 수준인 5353억원을 보수로 받아갔는데 이는 다른 인프라펀드 운용보수보다 최대 30배나 많다고 지적했다.

또 운용보수를 10분의1 수준인 시가총액 대비 연 0.125%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임시 주총을 열어 운용사를 교체하는 안건을 다루자고 맥쿼리인프라에 제안했다. 이와 같은 운용보수를 비슷하게 제안한 코람코자산운용을 대체 운용사로 앞세웠다.

운용보수에 대한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투자법인에 에쿼티(Equity)를 투자해 액티브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보수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인프라가 최근 신규 자산을 편입하지 않았고 자산들의 수익구조가 안정화된 상황으로 패시브펀드와 비슷해 높은 보수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맥쿼리인프라는 맥쿼리자산운용에 지급하는 기본보수를 약 8% 낮추는 보수 조정방안을 결의했다. 하지만 플랫폼프타너스는 유사 펀드 대비 10배 수준인 맥쿼리인프라의 고액보수가 고작 8% 인하됐다며 보수 조정폭이 주주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맞섰다.

코람코자산운용은 맥쿼리인프라의 대체 자산운용사가 되면 펀드명을 '코리아코어인프라펀드(Korea Core Infra Fund)로 바꾸겠다며 인프라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 맥쿼리자산운용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이에 대해 "인력이 단지 인프라업계에서 오래 근무했다고 해서 우수한 인력이 될수는 없으며 해당 펀드의 운용성과로 평가돼야 한다"고 했다.

맥쿼리인프라에 국민연금이 참여하지 않고 있고, 해외 주주가 영국계에 편중돼 있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코람코자산운용은 "시가총액 100대기업 중 국민연금이 투자하지 않은 기업은 대우조선해양과 맥쿼리인프라가 유일하다"며 "그만큼 맥쿼리의 보수체계와 운용구조가 불투명하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맥쿼리인프라의 외국인 투자자는 영국계에 편중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플랫폼자산운용과 맥쿼리인프라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국내외 의결권 자문 서비스의 의견도 나뉘었다. 서스틴베스트 글래스루이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운용사 교체에 '찬성'을, ISS와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반대' 입장을 각각 제시했다.

맥쿼리인프라는 19일 오후 3시30분 한화플라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표대결에 결정적 변수는 없을 전망이다. 지난달 말 맥쿼리인프라는 공동 의결권 행사를 목적으로 주식 대차거래를 했다며 플랫폼파트너스, 부국증권에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날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운용사 교체를 위해선 50% 이상 찬성해야 한다. 지난 6월말 기준 맥쿼리인프라 주요 주주는 해외주주(22.7%) 개인(27.6%) 국내 기관(49.7%)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표대결에서 운용사 교체가 무산되더라도 플랫폼자산운용이 향후 펀드 운영에 영향은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사모펀드가 외국계 투자회사에 처음 경영개선을 요구하는 사례로 플랫폼자산운용은 '한국판 엘리엇'으로 불리고 있다. 플랫폼자산운용을 기점으로 향후 국내에도 주주행동주의가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