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회담 결과 따라 2차 북미회담 추진 여부 정해질 것"
"평화협상 만으론 대북제재 해제 못 해…경협보다 비핵화 우선"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18일 시작된 평양정상회담에 대해 "비핵화와 관련한 분명한 진전이 있어야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 석좌는 이날 한국무역협회와 CSIS 공동주최로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리커넥팅 아시아(Reconnectiong Asis) 콘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의 만남과 협력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비핵화를 향한 실재적인 걸음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핵시설 신고와 검증, 비핵화 시간표 등 비핵화를 진행하기 위한 모든 방안이 중요하고 여기서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다만 공개적으로 비핵화 관련 결과물을 내놓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 석좌는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2차 북미 정상회담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이미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얘기했지만, 사실 싱가포르 북미회담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비핵화 관련 진전이 없다는 점에서 아직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3일간의 평양정상회담에서 만들어지는 결과물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석좌는 종전 선언과 관련해서도 평화를 위한 북한의 실질적인 행동이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전 선언은 아무 대가 없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북한의 남한에 대한 위협 중단, 인권 문제 해결 등을 위한 실제적인 노력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 석좌는 한반도 평화협상을 바탕으로 대북 제재 해제를 논의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북 제재는 비핵화와 관련된 것이므로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 석좌는 "비핵화에 대한 논의 없이 평화협상만으로 남북 철도 사업 등을 위해 제재 해제를 요청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며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없어 미국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국제 금융기구들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이 경우 기업 차원에서 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경협 추진은 한쪽으로는 비핵화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시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다른 한쪽으로는 미국에 제재 해제를 압박하는 수단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북한은 제재를 풀기를 원한다면 경협 얘기를 할 게 아니라 비핵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양정상회담] 빅터 차 "비핵화 진전 있어야 성공적 회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