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남북한 정상회담 소식을 빠르게 전하며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비핵화의 돌파구가 마련될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두 정상의 평양 회동을 생중계하고 큰 관심을 보였으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합의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미국 CNN, 일본 NHK, 중국 관영 CCTV 등 주요국 방송은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김정은과 부인 이설주의 영접을 받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CNN은 “북한 주민들이 한반도기와 인공기, 꽃다발을 흔들면서 환영했고 군악대 연주가 15분간 이어졌다”며 문 대통령 도착 모습을 상세히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환한 미소와 큰 포옹’이라는 제목으로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만나는 장면을 보도했다.

CCTV는 문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린 뒤 김정은 부부와 만나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반복해 내보내며 “김정은이 직접 공항에 영접 나온 것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포옹한 것을 두고 ‘남북한 간에 친밀한 모습을 연출한 것’이라거나 ‘미국을 견제하는 메시지’라는 등의 해석을 내놨다.

외신들은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설지에 대해선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CNN은 “이번 회담은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을 제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뤄졌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이 싱가포르에서 첫 미·북 정상회담을 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했다는 가시적인 조치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회담이 어떤 형태로든 공식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남북 정상은 연내 종전 선언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이 종전 선언의 대가로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할 수 있어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관측했다. BBC는 “남북 경제협력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완화돼야 가능하다”며 “이는 미국과 북한의 대화 결과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김정은이 100개 가까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핵무기 내역과 개발 내용을 미국에 신고하는 등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언급할지가 관심사”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한반도 비핵화를 중심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군사적 긴장 완화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급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회담은 남북관계 개선, 비핵화 대화 촉진, 군사적 긴장 완화 등 세 가지가 주요 의제”라며 “미·북 양국의 비핵화 담판이 겉도는 상황에서 남북 정상의 만남 자체가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기업 총수들이 문 대통령과 동행한 사실을 들어 “기업 대표들이 방북한 만큼 남북 경제협력도 큰 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승호 기자/베이징=강동균 특파원/도쿄=김동욱 특파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