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50% 이상 팔기로
매각가격 1조 넘을 듯
희성그룹, MBK와 제휴
어피너티도 인수전 참여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서브원을 팔지 않아도 된다는 법리해석도 있지만 LG그룹이 논란의 소지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매각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일단 서브원을 3개로 나눠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부문은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에 넘기고, 건설 부문은 희성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희성은 LG의 방계그룹으로, 고(故)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회장과 구본식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또 다른 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는 서브원의 MRO 및 건설 부문을 모두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희성그룹이 서브원 건설 부문 인수에 나선 것은 건설 계열사인 삼보이엔씨(E&C)와의 시너지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삼보이엔씨는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49위에 오른 토목건설 업체다. 지난해 매출 7594억원에 95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 상반기 서브원 건설 부문 매출이 1조1033억원이었던 만큼 희성그룹이 서브원 건설 부문을 인수하면 건설 부문 매출이 3조원 안팎으로 확대된다.
약 2500억원이었던 지난해 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감안할 때 서브원 가치는 2조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건설과 MRO 사업부 비중이 90%에 달하는 만큼 두 분할회사의 지분 50% 가치는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작업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인수전의 최종 승자를 예상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LG그룹이 또 다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LG CNS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시스템 통합(IS) 업체인 LG CNS에 대한 (주)LG 지분율은 85%에 달한다. 다만 공정위가 보안이 생명인 계열사 정보기술(IT) 시스템에 대해선 예외를 인정해주기로 한 만큼 LG그룹이 굳이 지분을 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상헌/정영효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