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중국, 미국 위해 북한에 압력 가할 이유 없어져"
"무역전쟁 격화로 北 비핵화 위한 중국 노력 줄어들 것"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노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미국은 17일(현지시각) 2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으며, 중국도 이에 맞서 600억 달러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방침을 발표하는 등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중국 정부는 무역전쟁과 한반도 비핵화는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이러한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가이익센터(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미국의 관세 공격을 받는 중국으로서는 이러한 노력을 돕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에 시달리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을 가할 수 있던 시기는 지났다고 본다"며 "이제 북한은 강대국들이 자국의 영향력을 입증하기 위해 경쟁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승찬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도 미·중 무역전쟁이 북한 비핵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부 전문연구원은 "전통적인 현실주의자의 관점에서 볼 때 남북 관계는 가끔 미·중 관계의 종속 변수가 된다"며 "한반도 비핵화 추진에 있어 중요한 당사자인 중국은 북한 문제를 미국에 대한 협상 수단으로 이용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무역전쟁으로 인한 파장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강대국 간 경쟁으로 인한 영향이 제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