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동 타당성 연구 진행 중"…결과 나오면 인수 여부 결정
외신 "도시바, 한전 외 브룩필드와 영국 원전사업 매각 논의"
한국전력과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매각을 협상하는 도시바가 한전 외에 캐나다 브룩필드(Brookfield Asset Management) 자산운용과도 대화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논의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전의 영국 원전 수주에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로이터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도시바가 브룩필드 자산운용과 영국 원전사업 자회사 누젠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룩필드는 파산한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를 올해 도시바로부터 인수한 곳이다.

도시바는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을 착공 직전 단계까지 진행했지만,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의 원전사업 손실로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매각을 결정, 작년 12월 한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우리 정부와 한전은 올해 1월부터 영국 정부, 도시바와 협상했지만, 사업조건에서 만족할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해 협상이 길어졌다.

그런 와중에 영국 정부는 지난 6월 4일 원전사업에 RAB(Regulated Asset Base: 규제자산기반)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시바는 새로운 사업모델 검토로 협상이 길어지고 누젠의 과도한 운영비 지출이 부담되자 한전 외 다른 사업자와도 협상 기회를 가지려고 지난 7월 25일 한전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를 통보했다.

누젠은 경영이 어려워지자 최근 직원 100여명 중 60여명을 정리하기까지 했다.

단 도시바는 한전을 최우선으로 RAB 방식에 기반을 둔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으며 현재 RAB 방식의 타당성에 대한 양측의 공동연구가 진행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영국 정부도 한전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준해 한국과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정부는 공동연구 결과가 나오면 한전 내부 심의와 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도시바와 브룩필드의 대화 보도에 대해 "두 업체가 대화를 했는지, 어떤 대화를 했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그렇지만 한전, 도시바, 누젠의 공동 타당성 연구는 달라진 것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영국 원전사업에 대해 "우리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고 그런 내용이 검증될 때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브룩필드가 실제 누젠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브룩필드 같은 금융사가 파산한 회사를 인수하는 이유가 단기간에 재무구조를 개선해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하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0년 이상 원전 운영을 통해 수익을 회수하는 사업은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