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 앞바다에 풍력발전단지 조성… 美·獨기업서 벌써 투자 타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민선 7기 지자체장이 뛴다
송철호 울산시장
"동해가스전 인근에 풍력단지 설치
원전 1기 발전용량 맞먹는 규모
조선·해양플랜트 숙련 인력 활용
울산항에 동북아 오일허브 조성
러시아 등과 물류 네트워크 구축
북방경제교류 중심지 되겠다"
송철호 울산시장
"동해가스전 인근에 풍력단지 설치
원전 1기 발전용량 맞먹는 규모
조선·해양플랜트 숙련 인력 활용
울산항에 동북아 오일허브 조성
러시아 등과 물류 네트워크 구축
북방경제교류 중심지 되겠다"
송철호 울산시장(69)은 “울산을 풍력발전 설비(터빈, 부유체 등) 개발·제작을 비롯해 지원 항만, 인력 양성 등을 아우르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해상풍력을 울산의 ‘제2조선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송 시장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울산이 조선산업 침체로 최근 2년 사이 인구가 2만여 명 줄었다”며 “해상 풍력 및 수소에너지산업을 4차 산업과 융화합하고 크루즈 관광과 북방경제 교류를 활성화해 울산형 일자리 2만여 개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당선 직후 시장인수위원회에서 사업폐기를 요청한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환경보전보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한 경제적 가치가 더 크다”며 재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송 시장은 2020년 하반기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목표로 전략수립 전담팀도 구성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국제 비즈니스와 관광, 투자유치, 신산업 등 산업 전반에 대한 개발이 이뤄지면서 지역경제 회복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송 시장은 “침체에 빠진 주력 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게놈산업, 3차원(3D) 프린팅산업 등 4차 산업혁명의 꽃을 활짝 피워 ‘산업 수도’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조선산업 분야에서 호황을 이끌었던 울산이 ‘한국판 러스트벨트’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울산은 자동차·조선산업 침체로 생산과 소비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태에 빠지면서 기업 퇴출, 인구 감소, 집값 폭락 등의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있는 동구는 해양사업부 공장이 가동중단에 들어가면서 공장 주변 빌라와 원룸단지에 불 켜진 방을 찾기 힘들 만큼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2015년 120만 명이던 울산 인구는 지난 6월 말 118만 명도 무너졌습니다.”
▶취임 직후 현대중공업 노사를 찾아 부유식 해상풍력으로 조선업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했습니다.
“50년 이상 쌓은 조선·해양플랜트산업 기술과 숙련 인력을 기반으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을 ‘울산판 뉴딜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총 72조원을 들여 12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 사업이 구체화되면 고용창출 규모만 10년간 42만여 명에 이릅니다. 울산은 중소형부터 초대형까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 제작 및 실증화 단계를 거쳐 2022년 이후부터 동해가스전 주변에 원자력발전소 1기와 맞먹는 1GW 발전용량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민자와 국비 등 총 6조원이 투입됩니다. 미국과 독일, 덴마크 풍력발전 전문회사와 다국적 투자사에서 투자 의향을 밝혔습니다. 이르면 2년 뒤 울산 해양플랜트 기지 곳곳에서 풍력발전기 제작 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수소산업도 일자리를 창출하는 핵심 전략으로 내놓았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울산은 국내 전체 수소 생산량의 60%가량인 150만t을 생산하는 등 수소차 생산·연구기지로 절대우위의 입지를 갖추고 있습니다. 울주군 온산공단에는 한 달 전기료가 1만원이면 충분한 그린 수소타운(140가구)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내년 11월에는 ‘친환경 전지융합 실증화단지’가 완성돼 수소 제조·공급부터 연료전지 실증화·연구개발 및 사업화까지 수소산업과 관련한 전주기적 체계를 갖추게 됩니다. 2020년까지 455억원을 들여 수소연료전기차를 1000대 이상 보급하고 4차산업과 융합해 울산을 수소기반 에너지 허브도시로 키우겠습니다.”
▶취임 전 환경훼손을 우려해 반대했던 산악케이블카를 다시 설치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민선 6기 때 시와 군에서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1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썼는데, 올해 초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은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본안협의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기존 노선보다 환경훼손 우려가 적은 ‘복합웰컴센터~간월재휴게소’(2.09㎞) 노선으로 다시 허가절차를 밟아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것입니다. 크루즈 관광산업 활성화도 적극 검토하고 태화강에는 친환경 유람선도 띄워 연간 500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을 불러모으겠습니다.”
▶지난 11일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회의에 참석해 울산을 북방경제교류의 전진기지로 키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울산항에는 미국, 유럽, 싱가포르에 이어 4000만 배럴의 상업용 액체화물 저장과 액화천연가스(LNG) 비축시설을 갖춘 세계 4대 오일허브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울산항에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 도입에 대비한 공급라인을 구축하고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항만도시와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해 향후 텍사스산 오일가격처럼 ‘루산(러시아+울산)’ 표준마켓을 만들 계획입니다. 석유화학단지, 오일허브, 에너지융합산단과 해상풍력발전 클러스터 등을 울산경제자유구역에 포함해 북방경제교류의 중심지로 집중 육성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노동단체와 노동자가 있는 현장을 빠짐없이 챙기는 등 친노동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노사상생과 일자리 안정, 지역경제의 경쟁력 회복에 기업은 물론 노조의 역할도 매우 중요합니다. 울산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노사 간 화해와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노·사·민·정 화백회의와 노동인권센터 설치를 추진하겠습니다.”
▶행정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가기관 업무평가 최하위였던 국민고충처리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 수장을 맡아 2년 만에 정부 평가 1위 기관으로 끌어올린 경험이 있습니다. 지난 10일부터 운영에 들어간 시민신문고를 통해 시민의 귀로 듣고 시민의 발이 돼 뛰는 소통·협치 행정을 펼치겠습니다.”
■약력
△ 1949년 부산 출생
△ 1968년 부산고 졸업
△ 1976년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
△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 합격
△ 1988년 울산노동법률상담소 소장
△ 1992년 울산시민회의 의장
△ 1995년 울산광역시 쟁취시민운동본부 상임본부장
△ 1997년 KTX 울산역 추진위 공동대표
△ 1999년 울산YMCA 이사장
△ 2005~2007년 제7대 국민고충처리위 위원장
△ 2017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고문
△ 2018년 7월~ 제7대 울산광역시장 ■송철호 울산시장은…
노무현 前대통령·문 대통령과영남 인권변호사로 활약
26년간 9번의 선거 도전… 민주당 첫 울산시장 당선
송철호 울산시장은 1949년 부산 보수동에서 5남2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를 여의고 전북 익산 할머니 댁으로 가 그곳에서 중학교까지 마쳤다. 김대중 정부 때 법무부 장관을 지낸 둘째 형 송정호 씨의 이력서에서 드러난 ‘전북 익산 출신’이라는 기록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럴 때마다 그는 “만주에서 태어난 형이 왜 익산에서 태어났다고 해 내 선거를 힘들게 하느냐”고 형에게 푸념하기도 했다.
시장 선거 2회, 국회의원 선거 6회 등 8번 낙선한 끝에 9번째 도전 만에 정통보수 텃밭 울산에서 처음 더불어민주당 시장으로 당선됐다. 1992년 처음 선거에 출마한 지 26년 만이다.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7년 현대중공업 노조와 현대자동차 노조 고문변호사를 맡아 인권변호사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인권변호사 3인방이던 고(故) 노무현 대통령은 송 시장의 선배였고, 문재인 대통령은 송 시장을 형으로 불렀을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다. 노무현 정부에서 제7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현 정부에서는 2017년 11월부터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고문을 맡고 있다.
23년 만에 지방권력을 교체한 그는 “그 누구도 지연이나 학연, 혈연 등의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하겠다”며 “만약에 조금이라도 잘못하는 일이 있다면 시민신문고를 두드려 달라”고 당부했다.
송 시장은 울산이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불황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3대 주력 산업이 경쟁력 하락으로 흔들리면서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인구 유출도 심각하다. 그는 “50년 대한민국 산업경제에 버팀목 역할을 한 울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일자리를 늘리고 시민이 머물고 싶어 하는 행복한 도시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해상풍력을 울산의 ‘제2조선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송 시장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울산이 조선산업 침체로 최근 2년 사이 인구가 2만여 명 줄었다”며 “해상 풍력 및 수소에너지산업을 4차 산업과 융화합하고 크루즈 관광과 북방경제 교류를 활성화해 울산형 일자리 2만여 개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당선 직후 시장인수위원회에서 사업폐기를 요청한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환경보전보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한 경제적 가치가 더 크다”며 재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송 시장은 2020년 하반기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목표로 전략수립 전담팀도 구성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국제 비즈니스와 관광, 투자유치, 신산업 등 산업 전반에 대한 개발이 이뤄지면서 지역경제 회복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송 시장은 “침체에 빠진 주력 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게놈산업, 3차원(3D) 프린팅산업 등 4차 산업혁명의 꽃을 활짝 피워 ‘산업 수도’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조선산업 분야에서 호황을 이끌었던 울산이 ‘한국판 러스트벨트’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울산은 자동차·조선산업 침체로 생산과 소비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태에 빠지면서 기업 퇴출, 인구 감소, 집값 폭락 등의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있는 동구는 해양사업부 공장이 가동중단에 들어가면서 공장 주변 빌라와 원룸단지에 불 켜진 방을 찾기 힘들 만큼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2015년 120만 명이던 울산 인구는 지난 6월 말 118만 명도 무너졌습니다.”
▶취임 직후 현대중공업 노사를 찾아 부유식 해상풍력으로 조선업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했습니다.
“50년 이상 쌓은 조선·해양플랜트산업 기술과 숙련 인력을 기반으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을 ‘울산판 뉴딜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총 72조원을 들여 12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 사업이 구체화되면 고용창출 규모만 10년간 42만여 명에 이릅니다. 울산은 중소형부터 초대형까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 제작 및 실증화 단계를 거쳐 2022년 이후부터 동해가스전 주변에 원자력발전소 1기와 맞먹는 1GW 발전용량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민자와 국비 등 총 6조원이 투입됩니다. 미국과 독일, 덴마크 풍력발전 전문회사와 다국적 투자사에서 투자 의향을 밝혔습니다. 이르면 2년 뒤 울산 해양플랜트 기지 곳곳에서 풍력발전기 제작 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수소산업도 일자리를 창출하는 핵심 전략으로 내놓았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울산은 국내 전체 수소 생산량의 60%가량인 150만t을 생산하는 등 수소차 생산·연구기지로 절대우위의 입지를 갖추고 있습니다. 울주군 온산공단에는 한 달 전기료가 1만원이면 충분한 그린 수소타운(140가구)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내년 11월에는 ‘친환경 전지융합 실증화단지’가 완성돼 수소 제조·공급부터 연료전지 실증화·연구개발 및 사업화까지 수소산업과 관련한 전주기적 체계를 갖추게 됩니다. 2020년까지 455억원을 들여 수소연료전기차를 1000대 이상 보급하고 4차산업과 융합해 울산을 수소기반 에너지 허브도시로 키우겠습니다.”
▶취임 전 환경훼손을 우려해 반대했던 산악케이블카를 다시 설치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민선 6기 때 시와 군에서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1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썼는데, 올해 초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은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본안협의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기존 노선보다 환경훼손 우려가 적은 ‘복합웰컴센터~간월재휴게소’(2.09㎞) 노선으로 다시 허가절차를 밟아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것입니다. 크루즈 관광산업 활성화도 적극 검토하고 태화강에는 친환경 유람선도 띄워 연간 500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을 불러모으겠습니다.”
▶지난 11일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회의에 참석해 울산을 북방경제교류의 전진기지로 키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울산항에는 미국, 유럽, 싱가포르에 이어 4000만 배럴의 상업용 액체화물 저장과 액화천연가스(LNG) 비축시설을 갖춘 세계 4대 오일허브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울산항에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 도입에 대비한 공급라인을 구축하고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항만도시와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해 향후 텍사스산 오일가격처럼 ‘루산(러시아+울산)’ 표준마켓을 만들 계획입니다. 석유화학단지, 오일허브, 에너지융합산단과 해상풍력발전 클러스터 등을 울산경제자유구역에 포함해 북방경제교류의 중심지로 집중 육성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노동단체와 노동자가 있는 현장을 빠짐없이 챙기는 등 친노동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노사상생과 일자리 안정, 지역경제의 경쟁력 회복에 기업은 물론 노조의 역할도 매우 중요합니다. 울산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노사 간 화해와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노·사·민·정 화백회의와 노동인권센터 설치를 추진하겠습니다.”
▶행정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가기관 업무평가 최하위였던 국민고충처리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 수장을 맡아 2년 만에 정부 평가 1위 기관으로 끌어올린 경험이 있습니다. 지난 10일부터 운영에 들어간 시민신문고를 통해 시민의 귀로 듣고 시민의 발이 돼 뛰는 소통·협치 행정을 펼치겠습니다.”
■약력
△ 1949년 부산 출생
△ 1968년 부산고 졸업
△ 1976년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
△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 합격
△ 1988년 울산노동법률상담소 소장
△ 1992년 울산시민회의 의장
△ 1995년 울산광역시 쟁취시민운동본부 상임본부장
△ 1997년 KTX 울산역 추진위 공동대표
△ 1999년 울산YMCA 이사장
△ 2005~2007년 제7대 국민고충처리위 위원장
△ 2017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고문
△ 2018년 7월~ 제7대 울산광역시장 ■송철호 울산시장은…
노무현 前대통령·문 대통령과영남 인권변호사로 활약
26년간 9번의 선거 도전… 민주당 첫 울산시장 당선
송철호 울산시장은 1949년 부산 보수동에서 5남2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를 여의고 전북 익산 할머니 댁으로 가 그곳에서 중학교까지 마쳤다. 김대중 정부 때 법무부 장관을 지낸 둘째 형 송정호 씨의 이력서에서 드러난 ‘전북 익산 출신’이라는 기록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럴 때마다 그는 “만주에서 태어난 형이 왜 익산에서 태어났다고 해 내 선거를 힘들게 하느냐”고 형에게 푸념하기도 했다.
시장 선거 2회, 국회의원 선거 6회 등 8번 낙선한 끝에 9번째 도전 만에 정통보수 텃밭 울산에서 처음 더불어민주당 시장으로 당선됐다. 1992년 처음 선거에 출마한 지 26년 만이다.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7년 현대중공업 노조와 현대자동차 노조 고문변호사를 맡아 인권변호사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인권변호사 3인방이던 고(故) 노무현 대통령은 송 시장의 선배였고, 문재인 대통령은 송 시장을 형으로 불렀을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다. 노무현 정부에서 제7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현 정부에서는 2017년 11월부터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고문을 맡고 있다.
23년 만에 지방권력을 교체한 그는 “그 누구도 지연이나 학연, 혈연 등의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하겠다”며 “만약에 조금이라도 잘못하는 일이 있다면 시민신문고를 두드려 달라”고 당부했다.
송 시장은 울산이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불황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3대 주력 산업이 경쟁력 하락으로 흔들리면서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인구 유출도 심각하다. 그는 “50년 대한민국 산업경제에 버팀목 역할을 한 울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일자리를 늘리고 시민이 머물고 싶어 하는 행복한 도시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