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전면적 통상전쟁에 나서고 있는 중국이 미국 전자제품과 원유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폭탄 공세에 미국의 급소를 찌르는 공격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피터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이사는 “미국 증시 호황의 원동력인 기술기업이 중국의 1차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주요 성장 동력인 IT기업들이 보복 관세로 타격을 받을 경우 미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복관세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미국 물가를 자극해 금리 인상과 경기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촉발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산 원유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미 24일부터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중국 정부 자문관들이 미국에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소재 수출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희토류는 스칸듐, 이트륨 등 희귀 금속원소 17개를 말하는 것으로 미사일과 레이더 등 무기 및 휴대폰 등 첨단제품 제조에 필수적이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희토류 광물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