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울상된 울산… 집값 폭락에 미분양까지 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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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구조조정 등 기업 불황에 집값 1년 5개월째↓
8월 감정원 조사 이래 최대 낙폭…1년 전 대비 -10%
8월 감정원 조사 이래 최대 낙폭…1년 전 대비 -10%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힘들어요. 울산 사람들은 요즘 커피값부터 아끼는데 누가 집을 사나요.”
23일 울산 동구 전하동 리치공인 최정수 대표는 “지난해 이맘때 230곳이던 동구 지역 중개업소가 최근엔 170곳 이하로 줄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연말까지 20~30여곳은 추가로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얘기다. 조선업 등 주력산업 불황으로 경기가 나빠진 영향이다. 부동산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집값은 1년 5개월째 추락 중이다. 일부 단지는 4년 전 매매가격으로 돌아갔다.
◆8월 -1.24%…조사 이래 최대 낙폭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1.24% 하락해 17개월 연속 고꾸라졌다. 감정원이 2003년부터 조사를 시작한 이래 월간 낙폭으로는 가장 크다. 북구(-1.59%)와 동구(-1.50%), 남구(-1.17%), 울주군(-1.02%) 등 대부분 지역이 1% 이상의 하락폭을 보였다. 그나마 선방한 중구(-0.97%) 역시 하락률이 1%대에 근접한다. 최근 1년 집값 하락폭은 두자릿수에 가깝다. 북구가 -10.74%로 가장 크다. 동구(-9.02%), 울주군(-6.13%), 중구(-6.04%), 남구(-4.91%) 순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들어선 동구 집값은 잔인하게 추락하는 중이다. 전하동 ‘e편한세상전하’ 매매가격은 4년 전 수준으로 내려갔다. 지난 7월 전용면적 101㎡가 3억8000만원에 손바뀜해 201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4억 선 아래에서 거래됐다. 인근 ‘울산전하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해만 해도 3억원을 넘겼지만 지난달 2억7000만원에 실거래되면서 앞자리가 바뀌었다. 화정동 ‘엠코타운이스턴베이’ 전용 84㎡는 지난해 연말 3억8000만~3억9000만원 선에서 매매가 이뤄졌지만 이달 3억300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B공인 관계자는 “작년엔 경기가 나빠도 계약이 이뤄졌지만 요즘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당장 올봄과 비교해도 거래가 30% 이상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주변 지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중구 우정혁신도시에선 1년새 1억원 떨어진 아파트도 나왔다. 지난해 최고 4억2000만원까지 거래됐던 서동 ‘우정혁신도시KCC스위첸’ 전용 84㎡는 지난 7월 3억1500만~3억3000만원 선에서 연달아 3건이 거래됐다. 고점 대비 최고 1억원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동천강변에 들어선 반구동 ‘e편한세상강변’ 전용 74㎡는 2년 전 3억7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썼지만 이달엔 3억10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학군이 좋고 주거환경이 뛰어난 인기지역에서도 연초 대비 수천만원 떨어진 단지가 숱하다. 울산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히는 남구 신정동 ‘문수로2차아이파크’는 1단지 전용 101㎡가 이달 6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연초 대비 3000만원가량 떨어졌다. 주변에 대형 상권을 여럿 끼고 있는 달동 ‘울산센트럴자이’ 전용 84㎡는 지난해 이맘때 4억9000만원을 웃돌았지만 지난달엔 4억4000만원에 실거래 신고됐다. 삼산동 감동공인 정순근 대표는 “신혼부부 등 첫 집 마련을 하려는 이들조차 매매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전세 등 임대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며 “그나마 공급물량이 줄어드는 내년 이후는 돼야 반등 시도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말뫼의 눈물’이 ‘울산의 눈물’로
울산은 2006년 이후 줄곧 1인당 개인소득이 전국 최고여서 ‘가장 잘사는 도시’로 통했다. 하지만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6년 지역소득통계에선 1인당 개인소득이 1950만원으로 서울(2051만원)에 뒤처지면서 10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제조업 성장률이 -2.1%로 뒷걸음질 한 영향이다.
일선 중개업소들의 진단도 다르지 않다. 지역경제를 이끌던 조선 등 주력산업의 불황 여파가 집값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중공업의 골리앗 크레인이 멈춰선 게 업황 부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2002년 스웨덴 말뫼조선소에서 단돈 1달러에 들여와 이른바 ‘말뫼의 눈물’로 불렸던 크레인이다. 지난달 말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이 크레인은 움직일 일이 없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가 3년 10개월째 일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에만 두 번이나 희망퇴직을 받았다. 지난 4월 근속 10년차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한 뒤 8월부터 이달 14일까지 해양사업부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추가 접수했다. 유휴인력으로 분류된 인원만 2000여 명이다. 5년 전 6만여 명이던 협력업체 직원 숫자는 절반 정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도 최근 수출이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9% 감소한 4조6000억원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주 52시간근무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하도급업체들이 받는 충격은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정순근 감동공인 대표는 “타지에서 울산으로 일하러 들어오는 사람들이 뚝 끊기다 보니 소비가 위축되고 상권들이 무너지고 있다”며 “상가 수익률은 연 3%대로 떨어졌는데 그보다 심각한 건 여간해선 임차인이 맞춰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중개업소들은 개업 후 1년을 영업하면 오래 버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근로자 이탈로 원룸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인근인 꽃바위 일대 원룸 임대료는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보증금 1000만원에 월 40만원 남짓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보증금 300만원에 월 20만~30만원대로 뚝 떨어졌다. 최정수 리치공인 대표는 “월세에 관리비까지 포함한 금액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낙폭은 더욱 크다”면서 “준공 5년을 넘긴 원룸들은 아예 빈방”이라고 말했다. ◆공급은 늘고…미분양은 쌓이고
이 와중에 공급은 늘어나고 있다. 주택보급률이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상황에서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의 물량 공급이 이어지는 중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6년 3100가구 수준이던 울산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9800여 가구로 세 배가량 증가한 데 이어 올해도 연말까지 8500여 가구가 입주 대기 중이다. 내년엔 1만1000여 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세대수 대비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와 내년이 4.1% 수준으로 전국 평균(3.6%)을 웃돈다. 세종시를 제외하고 광역시 이상 대도시 가운데 가장 높다. H공인 관계자는 “외곽인 북구에 택지지구와 도시개발사업으로 공급된 새 아파트 전용 84㎡ 전셋값이 1억4000만원 수준”이라며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저렴한 전세가 계속 공급되다 보니 집을 사려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보다 많은 공급에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울산에선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1000여 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남구 야음동에서 지난 4월 입주한 ‘호수공원대명루첸’은 전체 817가구 가운데 4분의 1가량인 280가구가 아직 집주인을 찾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인구는 꾸준히 줄어드는 중이다. 2016년 8월 117만3000여 명이던 울산의 주민등록인구는 지난해 8월 116만5000여 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8월엔 다시 1만여 명 줄어든 115만8000여 명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이달 ‘울산지역 주택시장 상황평가’ 보고서를 통해 울산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주력산업 불황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인구 순유출로 당분간 집값 침체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중장기 주택 구매 수요 전망은 더욱 어둡다. 주택 수요 연령대인 35~54세 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고령화 진행속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른 편이다.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 이상)에서 초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 이상)로 진입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전국 평균은 25년으로 예상되는 반면 울산은 17년으로 8년이나 짧다.
임영주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 과장은 “주택 초과공급은 가격 하락과 미분양 증가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장기 수급 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전세입자들은 역전세 가능성에 대비해 전세보증금반환 보증보험 가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23일 울산 동구 전하동 리치공인 최정수 대표는 “지난해 이맘때 230곳이던 동구 지역 중개업소가 최근엔 170곳 이하로 줄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연말까지 20~30여곳은 추가로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얘기다. 조선업 등 주력산업 불황으로 경기가 나빠진 영향이다. 부동산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집값은 1년 5개월째 추락 중이다. 일부 단지는 4년 전 매매가격으로 돌아갔다.
◆8월 -1.24%…조사 이래 최대 낙폭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1.24% 하락해 17개월 연속 고꾸라졌다. 감정원이 2003년부터 조사를 시작한 이래 월간 낙폭으로는 가장 크다. 북구(-1.59%)와 동구(-1.50%), 남구(-1.17%), 울주군(-1.02%) 등 대부분 지역이 1% 이상의 하락폭을 보였다. 그나마 선방한 중구(-0.97%) 역시 하락률이 1%대에 근접한다. 최근 1년 집값 하락폭은 두자릿수에 가깝다. 북구가 -10.74%로 가장 크다. 동구(-9.02%), 울주군(-6.13%), 중구(-6.04%), 남구(-4.91%) 순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들어선 동구 집값은 잔인하게 추락하는 중이다. 전하동 ‘e편한세상전하’ 매매가격은 4년 전 수준으로 내려갔다. 지난 7월 전용면적 101㎡가 3억8000만원에 손바뀜해 201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4억 선 아래에서 거래됐다. 인근 ‘울산전하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해만 해도 3억원을 넘겼지만 지난달 2억7000만원에 실거래되면서 앞자리가 바뀌었다. 화정동 ‘엠코타운이스턴베이’ 전용 84㎡는 지난해 연말 3억8000만~3억9000만원 선에서 매매가 이뤄졌지만 이달 3억300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B공인 관계자는 “작년엔 경기가 나빠도 계약이 이뤄졌지만 요즘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당장 올봄과 비교해도 거래가 30% 이상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주변 지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중구 우정혁신도시에선 1년새 1억원 떨어진 아파트도 나왔다. 지난해 최고 4억2000만원까지 거래됐던 서동 ‘우정혁신도시KCC스위첸’ 전용 84㎡는 지난 7월 3억1500만~3억3000만원 선에서 연달아 3건이 거래됐다. 고점 대비 최고 1억원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동천강변에 들어선 반구동 ‘e편한세상강변’ 전용 74㎡는 2년 전 3억7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썼지만 이달엔 3억10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학군이 좋고 주거환경이 뛰어난 인기지역에서도 연초 대비 수천만원 떨어진 단지가 숱하다. 울산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히는 남구 신정동 ‘문수로2차아이파크’는 1단지 전용 101㎡가 이달 6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연초 대비 3000만원가량 떨어졌다. 주변에 대형 상권을 여럿 끼고 있는 달동 ‘울산센트럴자이’ 전용 84㎡는 지난해 이맘때 4억9000만원을 웃돌았지만 지난달엔 4억4000만원에 실거래 신고됐다. 삼산동 감동공인 정순근 대표는 “신혼부부 등 첫 집 마련을 하려는 이들조차 매매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전세 등 임대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며 “그나마 공급물량이 줄어드는 내년 이후는 돼야 반등 시도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말뫼의 눈물’이 ‘울산의 눈물’로
울산은 2006년 이후 줄곧 1인당 개인소득이 전국 최고여서 ‘가장 잘사는 도시’로 통했다. 하지만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6년 지역소득통계에선 1인당 개인소득이 1950만원으로 서울(2051만원)에 뒤처지면서 10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제조업 성장률이 -2.1%로 뒷걸음질 한 영향이다.
일선 중개업소들의 진단도 다르지 않다. 지역경제를 이끌던 조선 등 주력산업의 불황 여파가 집값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중공업의 골리앗 크레인이 멈춰선 게 업황 부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2002년 스웨덴 말뫼조선소에서 단돈 1달러에 들여와 이른바 ‘말뫼의 눈물’로 불렸던 크레인이다. 지난달 말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이 크레인은 움직일 일이 없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가 3년 10개월째 일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에만 두 번이나 희망퇴직을 받았다. 지난 4월 근속 10년차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한 뒤 8월부터 이달 14일까지 해양사업부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추가 접수했다. 유휴인력으로 분류된 인원만 2000여 명이다. 5년 전 6만여 명이던 협력업체 직원 숫자는 절반 정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도 최근 수출이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9% 감소한 4조6000억원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주 52시간근무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하도급업체들이 받는 충격은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정순근 감동공인 대표는 “타지에서 울산으로 일하러 들어오는 사람들이 뚝 끊기다 보니 소비가 위축되고 상권들이 무너지고 있다”며 “상가 수익률은 연 3%대로 떨어졌는데 그보다 심각한 건 여간해선 임차인이 맞춰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중개업소들은 개업 후 1년을 영업하면 오래 버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근로자 이탈로 원룸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인근인 꽃바위 일대 원룸 임대료는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보증금 1000만원에 월 40만원 남짓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보증금 300만원에 월 20만~30만원대로 뚝 떨어졌다. 최정수 리치공인 대표는 “월세에 관리비까지 포함한 금액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낙폭은 더욱 크다”면서 “준공 5년을 넘긴 원룸들은 아예 빈방”이라고 말했다. ◆공급은 늘고…미분양은 쌓이고
이 와중에 공급은 늘어나고 있다. 주택보급률이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상황에서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의 물량 공급이 이어지는 중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6년 3100가구 수준이던 울산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9800여 가구로 세 배가량 증가한 데 이어 올해도 연말까지 8500여 가구가 입주 대기 중이다. 내년엔 1만1000여 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세대수 대비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와 내년이 4.1% 수준으로 전국 평균(3.6%)을 웃돈다. 세종시를 제외하고 광역시 이상 대도시 가운데 가장 높다. H공인 관계자는 “외곽인 북구에 택지지구와 도시개발사업으로 공급된 새 아파트 전용 84㎡ 전셋값이 1억4000만원 수준”이라며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저렴한 전세가 계속 공급되다 보니 집을 사려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보다 많은 공급에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울산에선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1000여 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남구 야음동에서 지난 4월 입주한 ‘호수공원대명루첸’은 전체 817가구 가운데 4분의 1가량인 280가구가 아직 집주인을 찾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인구는 꾸준히 줄어드는 중이다. 2016년 8월 117만3000여 명이던 울산의 주민등록인구는 지난해 8월 116만5000여 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8월엔 다시 1만여 명 줄어든 115만8000여 명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이달 ‘울산지역 주택시장 상황평가’ 보고서를 통해 울산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주력산업 불황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인구 순유출로 당분간 집값 침체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중장기 주택 구매 수요 전망은 더욱 어둡다. 주택 수요 연령대인 35~54세 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고령화 진행속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른 편이다.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 이상)에서 초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 이상)로 진입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전국 평균은 25년으로 예상되는 반면 울산은 17년으로 8년이나 짧다.
임영주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 과장은 “주택 초과공급은 가격 하락과 미분양 증가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장기 수급 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전세입자들은 역전세 가능성에 대비해 전세보증금반환 보증보험 가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