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안에서도 지은 연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조선 중기의 대표적 건축인 대웅전과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담고 있는 금강계단은 각각 건축 구조와 건축사 연구, 계단(戒壇)이 가지고 있는 그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문화재로 평가받으며 국보 제290호로 지정됐다.
대웅전은 원래 절에서 석가모니를 모시는 법당을 가리키지만 통도사의 대웅전에서는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고 건물 뒷면에 금강계단(金剛戒壇)을 설치해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다. 이 때문에 통도사라는 절 이름도 금강계단을 통해 도를 얻는다는 의미와 진리를 깨달아 중생을 극락으로 이끈다는 이중적 의미를 가진 통도(通度)로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 건물은 신라 선덕여왕 때 처음 지어진 이후 임진왜란 때 불에 탄 것을 조선 인조 23년(1645)에 다시 지은 것이다.
대웅전의 구조는 앞면 3칸·옆면 5칸이며, 지붕은 앞면을 향해 T자형을 이룬 특이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해 짠 공포구조가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계 양식으로 꾸몄다.
금강계단은 불가에서 승려가 되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한 수계의식이 이뤄지는 곳이다. 부처님이 항상 그곳에 있다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지금 있는 금강계단은 고려·조선시대를 거쳐 여러 차례 수리했다. 양식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금강계단 형태를 띠고 있는데, 가운데에 종 모양의 석조물을 설치해 사리를 보관하고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