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주택시장 "절세 매물 늘고 일부 호가 하락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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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타기 1주택자, 실거주 못한 장기보유 주택, 차익실현 매물 증가 예상
공급대책 실효성 여부 촉각…대출 축소에 금리 인상 변수 올해 추석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은 어느 때보다 커다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2대책에 이어 강도 높은 수요 규제책으로 꼽히는 9·13부동산 대책과 21일 발표될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 그리고 가을 이사철까지 맞물리면서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은 매물이 품귀현상을 빚고 호가가 급등하던 이전과는 다른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 정책의 집중 타깃이 된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단기간에 시장 분위기가 반전하진 않겠지만, 눈치보기 장세 속에서도 거래공백에 따른 약세장이 펼쳐질 전망이다.
◇ 거래공백 속 절세 매물 늘고 호가 하락할 듯
당장 매수·매도자들은 고민이 늘었다.
강력한 대출 규제과 세금 규제로 인해 집을 사기도, 팔기도 녹록지 않아져서다.
이 때문에 온가족이 모인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주택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짜야 할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추석 연휴 이후 9·13대책의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고 본격적으로 매물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매도·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1주택 갈아타기 수요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으려는 매물이 나올 수 있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20일 "1주택자가 새로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으려면 2년 내 기존 주택을 매도해야 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의 2년 이상 실거주 요건은 2020년 1월부터 적용돼 실거주가 어려운 사람들은 내년 말까지 계속해서 집을 팔려고 내놓을 것"이라며 "양도세 중과 때문에 매물이 단기에 급증하진 않겠지만 대출과 절세 목적의 매물은 추석 이후 본격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물은 증가하지만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투자수요는 물론 실수요자들도 주택 구입이 어려워지면서 한동안 거래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강력한 대출 규제와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로 인해 신규 주택구입 수요가 줄면서 거래가 감소하고, 7, 8월에 이어진 가격 급등세도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재건축과 같은 대표적인 투자 상품은 단기 시세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수요로 인해 지난 4월 양도세 중과 직후처럼 급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안명숙 부장은 "정부 9·13대책의 핵심은 집이 1채 있다면 더이상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종부세 중과보다 초강력 대출 규제가 시장을 더 옥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산관리연구원 고종완 원장은 "2주택자는 추가대출이 막혔고 1주택자와 무주택 실수요자도 규제지역에서 대출받기가 까다로워지면서 더이상 은행 돈으로 주택을 투자하는 게 불가능해졌다"며 "실망 매물, 절세 매물이 늘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 집값이 크게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함영진 랩장은 "매수·매도자의 눈치보기로 인해 뜨겁게 달아올랐던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일단 상승폭이 한풀 꺾이겠지만 되레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요구가 더 커지면서 가격이 크게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김규정 부동산전문위원도 "종부세 중과와 대출 규제로 분명 신규 주택 구입을 차단하는 효과는 있지만 기존 다주택자 보유자들이 매물을 쏟아내거나 가격을 낮출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일부 전문가들은 양도소득세 중과를 풀어주는 등 거래 부담을 낮춰줘야 본격적으로 매물이 늘고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규정 위원은 "최근 '다주택자=투기꾼'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이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집을 팔고 싶어도 최대 60%나 되는 양도세 부담 때문에 매도를 보류하고 버티기에 들어간 경우가 적지 않다"며 "양도세 규제를 완화해야 매물이 늘고 가격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도곡PMW 이남수 PB팀장은 "매물이 늘어나려면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나마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양도세 완화가 시장에 규제 완화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고 일부 부유층들에게는 되레 주택 구입을 늘리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를 완화해준다고 해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공급대책, 금리인상 변수 떠올라…"전세불안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세가 확실히 꺾이려면 서울과 인근 요지에 주택공급을 늘려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박원갑 위원은 "대출 때문에 매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요지에 제대로 된 공급계획이 발표된다면 청약 대기 수요가 늘어나고 반대로 기존 주택시장은 관망세가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국토부와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서울 주택수요를 흡수할 우량 입지에서 충분한 물량이 나오지 못한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랩장은 "서울 도심 유휴부지나 용적률 상향 등으로 6만호 정도 공급하는 것은 시장에 대단한 영향을 미칠 정도의 파급력은 없다고 봐야 한다"며 "그린벨트를 풀어 신도시급의 대규모 공급이 아니라면 공급 증가에 따른 심리적 안정 효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해 경기 외곽에 공급물량만 늘린다면 미분양만 양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이남수 팀장은 "그린벨트 해제보다 서울 도심의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용적률을 높여주는 것이 대기 수요 흡수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주택시장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고, 이달 말 미국이 또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입장이다.
안명숙 부장은 "최근 고용과 물가지표 등을 감안해 금리인상이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강도 높은 세금·대출 규제로 주택시장의 환경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금리까지 오른다면 주택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전셋값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12월 가락동 헬리오시티(9천510가구)를 비롯해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수도권에 2만여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고, 갭투자자들이 내놓은 전세물량도 충분해 아직 전세시장은 큰 불안 조짐은 없다.
최근 일부 지역의 전셋값 상승은 가을 이사철을 앞둔 계절적 요인이 크다.
그러나 매매시장이 꺾이면 잠재 매수 수요가 전세로 돌아서 임대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종부세 등 늘어난 세금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경우 전월세 가격이 오름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고종완 원장은 "연말까지 주택거래량이 예년보다 30% 이상 급감하고 청약 대기수요가 늘어난다면 매매수요가 전세로 전환해 전월세 시장의 불안전성이 그만큼 커지게 된다"며 "전세시장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로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을 찾거나 대구·광주 등 주택수요가 충분한 지방 시장으로 투자자금이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시장에 1천100조원이 넘는 유동자금이 부동산 외에 딱히 갈 곳이 없다"며 "주택시장에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상가나 꼬마빌딩, 오피스텔 등지로 자금이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공급대책 실효성 여부 촉각…대출 축소에 금리 인상 변수 올해 추석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은 어느 때보다 커다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2대책에 이어 강도 높은 수요 규제책으로 꼽히는 9·13부동산 대책과 21일 발표될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 그리고 가을 이사철까지 맞물리면서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은 매물이 품귀현상을 빚고 호가가 급등하던 이전과는 다른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 정책의 집중 타깃이 된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단기간에 시장 분위기가 반전하진 않겠지만, 눈치보기 장세 속에서도 거래공백에 따른 약세장이 펼쳐질 전망이다.
◇ 거래공백 속 절세 매물 늘고 호가 하락할 듯
당장 매수·매도자들은 고민이 늘었다.
강력한 대출 규제과 세금 규제로 인해 집을 사기도, 팔기도 녹록지 않아져서다.
이 때문에 온가족이 모인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주택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짜야 할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추석 연휴 이후 9·13대책의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고 본격적으로 매물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매도·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1주택 갈아타기 수요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으려는 매물이 나올 수 있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20일 "1주택자가 새로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으려면 2년 내 기존 주택을 매도해야 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의 2년 이상 실거주 요건은 2020년 1월부터 적용돼 실거주가 어려운 사람들은 내년 말까지 계속해서 집을 팔려고 내놓을 것"이라며 "양도세 중과 때문에 매물이 단기에 급증하진 않겠지만 대출과 절세 목적의 매물은 추석 이후 본격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물은 증가하지만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투자수요는 물론 실수요자들도 주택 구입이 어려워지면서 한동안 거래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강력한 대출 규제와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로 인해 신규 주택구입 수요가 줄면서 거래가 감소하고, 7, 8월에 이어진 가격 급등세도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재건축과 같은 대표적인 투자 상품은 단기 시세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수요로 인해 지난 4월 양도세 중과 직후처럼 급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안명숙 부장은 "정부 9·13대책의 핵심은 집이 1채 있다면 더이상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종부세 중과보다 초강력 대출 규제가 시장을 더 옥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산관리연구원 고종완 원장은 "2주택자는 추가대출이 막혔고 1주택자와 무주택 실수요자도 규제지역에서 대출받기가 까다로워지면서 더이상 은행 돈으로 주택을 투자하는 게 불가능해졌다"며 "실망 매물, 절세 매물이 늘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 집값이 크게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함영진 랩장은 "매수·매도자의 눈치보기로 인해 뜨겁게 달아올랐던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일단 상승폭이 한풀 꺾이겠지만 되레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요구가 더 커지면서 가격이 크게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김규정 부동산전문위원도 "종부세 중과와 대출 규제로 분명 신규 주택 구입을 차단하는 효과는 있지만 기존 다주택자 보유자들이 매물을 쏟아내거나 가격을 낮출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일부 전문가들은 양도소득세 중과를 풀어주는 등 거래 부담을 낮춰줘야 본격적으로 매물이 늘고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규정 위원은 "최근 '다주택자=투기꾼'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이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집을 팔고 싶어도 최대 60%나 되는 양도세 부담 때문에 매도를 보류하고 버티기에 들어간 경우가 적지 않다"며 "양도세 규제를 완화해야 매물이 늘고 가격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도곡PMW 이남수 PB팀장은 "매물이 늘어나려면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나마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양도세 완화가 시장에 규제 완화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고 일부 부유층들에게는 되레 주택 구입을 늘리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를 완화해준다고 해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공급대책, 금리인상 변수 떠올라…"전세불안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세가 확실히 꺾이려면 서울과 인근 요지에 주택공급을 늘려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박원갑 위원은 "대출 때문에 매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요지에 제대로 된 공급계획이 발표된다면 청약 대기 수요가 늘어나고 반대로 기존 주택시장은 관망세가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국토부와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서울 주택수요를 흡수할 우량 입지에서 충분한 물량이 나오지 못한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랩장은 "서울 도심 유휴부지나 용적률 상향 등으로 6만호 정도 공급하는 것은 시장에 대단한 영향을 미칠 정도의 파급력은 없다고 봐야 한다"며 "그린벨트를 풀어 신도시급의 대규모 공급이 아니라면 공급 증가에 따른 심리적 안정 효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해 경기 외곽에 공급물량만 늘린다면 미분양만 양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이남수 팀장은 "그린벨트 해제보다 서울 도심의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용적률을 높여주는 것이 대기 수요 흡수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주택시장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고, 이달 말 미국이 또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입장이다.
안명숙 부장은 "최근 고용과 물가지표 등을 감안해 금리인상이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강도 높은 세금·대출 규제로 주택시장의 환경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금리까지 오른다면 주택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전셋값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12월 가락동 헬리오시티(9천510가구)를 비롯해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수도권에 2만여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고, 갭투자자들이 내놓은 전세물량도 충분해 아직 전세시장은 큰 불안 조짐은 없다.
최근 일부 지역의 전셋값 상승은 가을 이사철을 앞둔 계절적 요인이 크다.
그러나 매매시장이 꺾이면 잠재 매수 수요가 전세로 돌아서 임대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종부세 등 늘어난 세금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경우 전월세 가격이 오름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고종완 원장은 "연말까지 주택거래량이 예년보다 30% 이상 급감하고 청약 대기수요가 늘어난다면 매매수요가 전세로 전환해 전월세 시장의 불안전성이 그만큼 커지게 된다"며 "전세시장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로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을 찾거나 대구·광주 등 주택수요가 충분한 지방 시장으로 투자자금이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시장에 1천100조원이 넘는 유동자금이 부동산 외에 딱히 갈 곳이 없다"며 "주택시장에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상가나 꼬마빌딩, 오피스텔 등지로 자금이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