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선생, 여러 가지 측면서 아주 유명하던데" 평양 정상회담 눈길 끈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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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중국쪽 백두산 초청 사양, 후회하곤 했다"
김정은 "발전된 나라들에 비하면 초라한데…"
이재용, 평양역 건너편에 건물에 쓰인 '과학중심 인재중심' 보고는…
김정은 "발전된 나라들에 비하면 초라한데…"
이재용, 평양역 건너편에 건물에 쓰인 '과학중심 인재중심' 보고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부터 2박 3일을 함께 하며 비핵화를 공언하는 평양 공동선언서에 서명하는 등 성과를 낸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을 둘러싼 다양한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파격적인 예우와 환대 속에 진행된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남북정상회담 기간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화제를 모았던 '말말말'을 정리해봤다.
▲ 문 대통령 "우리 강산, 핵무기 없는 평화의 터전 만들 것"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남한 지도자로서는 최초로 북한 주민 15만명 앞에서 공식 연설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날 연설에서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 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 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며 비핵화 문제도 직접 언급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우리 모두 문재인 대통령에게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를 보내드리자"라며 문 대통령을 직접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 문 대통령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로 이어져"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해 김 위원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로 이어졌으니 이제는 정말 결실을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부터 시작되는 1차 정상회담에서 좋은 성과를 내자는 김 위원장의 말에 "가슴도 설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어깨가 무겁다고 느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환영하러 나온 평양 인파들을 가리키며 "평양시민이 빠른 속도로 더 큰 속도로 성과를 바라는 인민들의 마음이다. 기대를 잊지 말고 우리가 더 빠른 걸음으로 더 큰 성과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 문 대통령 "비행기에서 본 평양 시내 갈라진 땅이라고 못느껴" 문 대통령은 또 평양국제비행장(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비행기에서 육지가 보일 때부터 내릴 때까지 북한 산천과 평양 시내를 죽 봤다. 보기에는 갈라진 땅이라고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북한을 방문한 소감을 전했다.
또한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앞두고는 "다섯 달 만에 세 번을 만났는데 돌이켜보면 평창 동계올림픽, 또 그 이전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가 있었고 그 신년사에는 김 위원장의 대담한 결정이 있었다. 이 과정은 김 위원장의 결단에 의한 것이었고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김 위원장의 결단에 사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 문 대통령 "중국쪽 백두산 초청 사양, 후회하곤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나는 백두산에 가긴 가되 중국이 아닌 북쪽으로 올라가겠다고 그동안 공언해왔다. 중국 동포가 백두산으로 나를 여러 번 초청했지만 내가 했었던 그 말 때문에 늘 사양했었는데, 그 말을 괜히 했나보다 하고 후회하곤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앞서 4·27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에도 김정은 위원장에 "내가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래킹하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오늘(20일)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백두산 방문 제의를 수락하고 백두산 방문 일정에 돌입해 그 꿈을 이뤘다.
▲ 김정은 "중국에서는 천지 못 내려가. 중국에서 부러워 해" 문 대통령 내외가 20일 오전 김 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을 찾았다. 이 날 백두산에서 김 위원장은 "중국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중국 쪽에서는 천지를 못 내려간다. 우리는 내려갈 수 있다"라고 말하며 백두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 이렇게만 돼 있어서 좀 가물 때는 마른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옆에 있는 보장성원에게)천지 수심 깊이가 얼마나 되나?"라고 물었고 리설주 여사가 "325m다. 백두산에 전설이 많다. 용이 살다가 올라갔다는 말도 있고 하늘의 아흔 아홉 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서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는데 오늘은 또 두 분께서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다"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 김정은 "발전된 나라들에 비하면 초라한데…"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오전 문 대통령 내외를 평양 백화원 영빈관으로 직접 안내한 뒤 "대통령께선 세상 많은 나라를 돌아보시는데 발전된 나라들에 비하면 우리 숙소란 게 초라하다"며 솔직한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5월달에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오셨던 게 너무나 환경이 그래서 제대로 된 예우 해 드리지 못해서, 식사 한끼도 대접하지 못해 늘 가슴에 걸리고 늘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비록 수준은 좀 낮을 수 있어도 성의의 마음을 보인 숙소고 일정이고 하니까 우리 마음도 받아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이며 문 대통령을 깍듯하게 예우했다.
▲ 김정은 "조미(북미)상봉 역사적 만남은 문재인 대통령 덕" 김 위원장은 5월 '깜짝 회담'을 통한 문 대통령의 북미간 조율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 데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고마움을 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역사적인 조미(북미) 대화 상봉의 불씨를 문 대통령께서 찾아줬다. 조미상봉의 역사적 만남은 문재인 대통령의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 때문이다. 북남관계, 조미관계가 좋아졌다. 문 대통령께서 기울인 노력에 다시 한 번 사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5월 당시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에 대한 고마움에 더불어,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현 상황에 대해서도 원만한 조율자 역할을 해줄 것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 리설주 "제가 없어지나요?" 남북 퍼스트레이디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던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의 옥류아동병원, 평양음악종합대학 방문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리설주는 우리측 특별수행원을 소개받으며 가수 알리에게 "전에 한 번 오셨셨죠"라고 묻기도 했으며 현정화 전 탁구선수에게는 손 좀 한번 잡아보자며 "온 겨레에 큰 감동을 선사했다. 여성들이 남북관계에 앞장서고 있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또 최현우 마술사는 리설주에게 자신을 '요술사'라고 소개하자 "제가 없어지나요?"라고 말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리용남 "우리 이재용 선생은 아주 유명한 인물이던데"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남측 경제인과 면담 자리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북측 인사들로부터 주목을 끌었다. 리 부총리는 이 부회장의 인사말에 "우리 이재용 선생은 보니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던데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했다.
앞서 북측이 이 부회장에 대해 "우리가 꼭 오시라고 했다"고 한 발언이 알려져 논란이 되자 청와대 측은 "경제인 방북은 전적으로 우리가 결정한 일이다"라고 극구 부인했다.
이는 국제사회 대북제재 국면 와중에 남북 경협을 거론하는 자리여서 안팎에 껄끄러운 대목으로 비춰졌다.
▲이재용 "평양에 처음 와봐…마음에 벽 있었지만 한민족이라고 느껴" 이 부회장은 리 부총리에게 "평양은 처음 와 봤다. 마음에 벽이 있었는데 이렇게 와서 직접 보고 경험하고 여러분을 뵙고 하며 '이게 한민족이구나'라고 느꼈다. 호텔 건너편에도 한글이 쓰여 있고 우연히 보니 평양역 건너편에 새로 지은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쓰여 있었다. 삼성의 기본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어디를 다녀 봐도 한글로 그렇게 쓰여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한글로 된 것을 처음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 리설주 "외국손님들 다 랭면 달라고 한단 말입니다" 지난 19일 옥류관 오찬에서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 자리에서 리설주와 유홍준 교수는 '랭면('냉면'의 북한식 발음)'을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판문점 연회 때 옥류관 국수 올릴 때 있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로 우리나라 찾아오는 외국손님들이 다 랭면 소리하면서 랭면 달라고 한단 말입니다"
리설주는 4.27 판문점회담 이후 평양냉면 인기가 치솟았던 북한 상황을 전하며 "굉장했다. 상품 광고한들 이보다 더 하겠느냐"라고 말했다. 유 교수가 "서울에서도 유명한 평양냉면집은 1시간 이상 기다려야 먹었다. 아주 붐이 일었다"고 맞장구쳤다.
▲ 리설주 "임종석 비서실장 못 오셔서 섭섭해" 리설주는 이날 함께 하지 못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떠올리기도 했다. 리 여사는 "(판문점 만찬 때) 제 옆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앉았는데 너무 맛있다고 두 그릇을 뚝딱(비웠다)"이라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오늘 못 오셔서 섭섭하다. 오셨으면 정말 좋아하셨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리설주는 "랭면 좀 하셔야지요" 라며 취재진에게도 얼른 먹어보기를 권했다. 한 기자는 "여기서 먹고 비교해보기 위해 서울에서 평양냉면을 일부러 먹고 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 교수는 "서울에서는 평양냉면 맛을 돋구려고 조미료를 살짝 넣는데 이 맛이 안 난다. 100% 육수 내기가 힘들다고 한다"고 비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오늘 많이 자시고 평가해 주시라"며 '원조 랭면'을 자부했다.
▲ 김정은 "이거 병이 없으니 무슨 술인지 모르지 않니?" 김 위원장은 '들쭉술'에 강한 자긍심을 드러냈다. 그는 들쭉술이 담긴 잔을 가리키며 (술 이름이 적힌) 병을 보여주고 싶은 듯 했다. 김 위원장은 "어제 먹었다"며 들쭉술을 알아보는 유 교수에게 "나는 여러분에게 더 자랑하고 싶어서 말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내외를 각별하게 신경 쓰는지 알 수 있는 대목도 있었다. 리 여사가 유 교수에게 들쭉술 건배 제안을 하자 김 위원장이 제지하며 "아직 시작 안 했는데"라고 말하자 "아니, 말씀들을 많이 하시니까"라고 대답했다. 이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내외의 건배가 있었다.
들쭉술은 백두산에서 자생하는 들쭉나무 열매로 빚은 술이다. 붉은 빛에 들쭉 향이 강하게 난다. 북한은 외국에서 온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들쭉술을 내놓곤 했다. 들쭉술은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장수불로주'라 부르며 즐겨 마신 것으로도 유명하다.
▲ 김정숙 "방북단에서 가장 핫한 사람이 바로 지코" 병원 방문에 이어 김 여사와 리 여사는 김원균 명칭 음악종합대학도 방문했다. 이들은 모두 음악을 공부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음악종합대학 방문 일정에는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작곡가 김형석, 가수 에일리와 지코 등도 동행했다.
김 여사는 리설주에게 "지코는 이번 방북단에서 가장 핫한 사람"이라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 평양 공동선언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 평양에서 나왔던 말 중에 가장 중요한 말은 역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오전 11시 24분께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합의문에 서명하고 공동선언문을 공개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라는 내용을 명문화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 공동선언을 긍정 평가하며 북한 문제에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을 곧 만날 것이라고 밝혀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파격적인 예우와 환대 속에 진행된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남북정상회담 기간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화제를 모았던 '말말말'을 정리해봤다.
▲ 문 대통령 "우리 강산, 핵무기 없는 평화의 터전 만들 것"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남한 지도자로서는 최초로 북한 주민 15만명 앞에서 공식 연설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날 연설에서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 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 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며 비핵화 문제도 직접 언급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우리 모두 문재인 대통령에게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를 보내드리자"라며 문 대통령을 직접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 문 대통령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로 이어져"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해 김 위원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로 이어졌으니 이제는 정말 결실을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부터 시작되는 1차 정상회담에서 좋은 성과를 내자는 김 위원장의 말에 "가슴도 설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어깨가 무겁다고 느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환영하러 나온 평양 인파들을 가리키며 "평양시민이 빠른 속도로 더 큰 속도로 성과를 바라는 인민들의 마음이다. 기대를 잊지 말고 우리가 더 빠른 걸음으로 더 큰 성과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 문 대통령 "비행기에서 본 평양 시내 갈라진 땅이라고 못느껴" 문 대통령은 또 평양국제비행장(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비행기에서 육지가 보일 때부터 내릴 때까지 북한 산천과 평양 시내를 죽 봤다. 보기에는 갈라진 땅이라고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북한을 방문한 소감을 전했다.
또한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앞두고는 "다섯 달 만에 세 번을 만났는데 돌이켜보면 평창 동계올림픽, 또 그 이전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가 있었고 그 신년사에는 김 위원장의 대담한 결정이 있었다. 이 과정은 김 위원장의 결단에 의한 것이었고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김 위원장의 결단에 사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 문 대통령 "중국쪽 백두산 초청 사양, 후회하곤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나는 백두산에 가긴 가되 중국이 아닌 북쪽으로 올라가겠다고 그동안 공언해왔다. 중국 동포가 백두산으로 나를 여러 번 초청했지만 내가 했었던 그 말 때문에 늘 사양했었는데, 그 말을 괜히 했나보다 하고 후회하곤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앞서 4·27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에도 김정은 위원장에 "내가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래킹하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오늘(20일)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백두산 방문 제의를 수락하고 백두산 방문 일정에 돌입해 그 꿈을 이뤘다.
▲ 김정은 "중국에서는 천지 못 내려가. 중국에서 부러워 해" 문 대통령 내외가 20일 오전 김 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을 찾았다. 이 날 백두산에서 김 위원장은 "중국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중국 쪽에서는 천지를 못 내려간다. 우리는 내려갈 수 있다"라고 말하며 백두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 이렇게만 돼 있어서 좀 가물 때는 마른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옆에 있는 보장성원에게)천지 수심 깊이가 얼마나 되나?"라고 물었고 리설주 여사가 "325m다. 백두산에 전설이 많다. 용이 살다가 올라갔다는 말도 있고 하늘의 아흔 아홉 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서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는데 오늘은 또 두 분께서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다"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 김정은 "발전된 나라들에 비하면 초라한데…"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오전 문 대통령 내외를 평양 백화원 영빈관으로 직접 안내한 뒤 "대통령께선 세상 많은 나라를 돌아보시는데 발전된 나라들에 비하면 우리 숙소란 게 초라하다"며 솔직한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5월달에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오셨던 게 너무나 환경이 그래서 제대로 된 예우 해 드리지 못해서, 식사 한끼도 대접하지 못해 늘 가슴에 걸리고 늘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비록 수준은 좀 낮을 수 있어도 성의의 마음을 보인 숙소고 일정이고 하니까 우리 마음도 받아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이며 문 대통령을 깍듯하게 예우했다.
▲ 김정은 "조미(북미)상봉 역사적 만남은 문재인 대통령 덕" 김 위원장은 5월 '깜짝 회담'을 통한 문 대통령의 북미간 조율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 데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고마움을 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역사적인 조미(북미) 대화 상봉의 불씨를 문 대통령께서 찾아줬다. 조미상봉의 역사적 만남은 문재인 대통령의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 때문이다. 북남관계, 조미관계가 좋아졌다. 문 대통령께서 기울인 노력에 다시 한 번 사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5월 당시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에 대한 고마움에 더불어,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현 상황에 대해서도 원만한 조율자 역할을 해줄 것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 리설주 "제가 없어지나요?" 남북 퍼스트레이디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던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의 옥류아동병원, 평양음악종합대학 방문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리설주는 우리측 특별수행원을 소개받으며 가수 알리에게 "전에 한 번 오셨셨죠"라고 묻기도 했으며 현정화 전 탁구선수에게는 손 좀 한번 잡아보자며 "온 겨레에 큰 감동을 선사했다. 여성들이 남북관계에 앞장서고 있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또 최현우 마술사는 리설주에게 자신을 '요술사'라고 소개하자 "제가 없어지나요?"라고 말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리용남 "우리 이재용 선생은 아주 유명한 인물이던데"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남측 경제인과 면담 자리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북측 인사들로부터 주목을 끌었다. 리 부총리는 이 부회장의 인사말에 "우리 이재용 선생은 보니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던데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했다.
앞서 북측이 이 부회장에 대해 "우리가 꼭 오시라고 했다"고 한 발언이 알려져 논란이 되자 청와대 측은 "경제인 방북은 전적으로 우리가 결정한 일이다"라고 극구 부인했다.
이는 국제사회 대북제재 국면 와중에 남북 경협을 거론하는 자리여서 안팎에 껄끄러운 대목으로 비춰졌다.
▲이재용 "평양에 처음 와봐…마음에 벽 있었지만 한민족이라고 느껴" 이 부회장은 리 부총리에게 "평양은 처음 와 봤다. 마음에 벽이 있었는데 이렇게 와서 직접 보고 경험하고 여러분을 뵙고 하며 '이게 한민족이구나'라고 느꼈다. 호텔 건너편에도 한글이 쓰여 있고 우연히 보니 평양역 건너편에 새로 지은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쓰여 있었다. 삼성의 기본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어디를 다녀 봐도 한글로 그렇게 쓰여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한글로 된 것을 처음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 리설주 "외국손님들 다 랭면 달라고 한단 말입니다" 지난 19일 옥류관 오찬에서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 자리에서 리설주와 유홍준 교수는 '랭면('냉면'의 북한식 발음)'을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판문점 연회 때 옥류관 국수 올릴 때 있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로 우리나라 찾아오는 외국손님들이 다 랭면 소리하면서 랭면 달라고 한단 말입니다"
리설주는 4.27 판문점회담 이후 평양냉면 인기가 치솟았던 북한 상황을 전하며 "굉장했다. 상품 광고한들 이보다 더 하겠느냐"라고 말했다. 유 교수가 "서울에서도 유명한 평양냉면집은 1시간 이상 기다려야 먹었다. 아주 붐이 일었다"고 맞장구쳤다.
▲ 리설주 "임종석 비서실장 못 오셔서 섭섭해" 리설주는 이날 함께 하지 못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떠올리기도 했다. 리 여사는 "(판문점 만찬 때) 제 옆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앉았는데 너무 맛있다고 두 그릇을 뚝딱(비웠다)"이라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오늘 못 오셔서 섭섭하다. 오셨으면 정말 좋아하셨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리설주는 "랭면 좀 하셔야지요" 라며 취재진에게도 얼른 먹어보기를 권했다. 한 기자는 "여기서 먹고 비교해보기 위해 서울에서 평양냉면을 일부러 먹고 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 교수는 "서울에서는 평양냉면 맛을 돋구려고 조미료를 살짝 넣는데 이 맛이 안 난다. 100% 육수 내기가 힘들다고 한다"고 비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오늘 많이 자시고 평가해 주시라"며 '원조 랭면'을 자부했다.
▲ 김정은 "이거 병이 없으니 무슨 술인지 모르지 않니?" 김 위원장은 '들쭉술'에 강한 자긍심을 드러냈다. 그는 들쭉술이 담긴 잔을 가리키며 (술 이름이 적힌) 병을 보여주고 싶은 듯 했다. 김 위원장은 "어제 먹었다"며 들쭉술을 알아보는 유 교수에게 "나는 여러분에게 더 자랑하고 싶어서 말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내외를 각별하게 신경 쓰는지 알 수 있는 대목도 있었다. 리 여사가 유 교수에게 들쭉술 건배 제안을 하자 김 위원장이 제지하며 "아직 시작 안 했는데"라고 말하자 "아니, 말씀들을 많이 하시니까"라고 대답했다. 이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내외의 건배가 있었다.
들쭉술은 백두산에서 자생하는 들쭉나무 열매로 빚은 술이다. 붉은 빛에 들쭉 향이 강하게 난다. 북한은 외국에서 온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들쭉술을 내놓곤 했다. 들쭉술은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장수불로주'라 부르며 즐겨 마신 것으로도 유명하다.
▲ 김정숙 "방북단에서 가장 핫한 사람이 바로 지코" 병원 방문에 이어 김 여사와 리 여사는 김원균 명칭 음악종합대학도 방문했다. 이들은 모두 음악을 공부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음악종합대학 방문 일정에는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작곡가 김형석, 가수 에일리와 지코 등도 동행했다.
김 여사는 리설주에게 "지코는 이번 방북단에서 가장 핫한 사람"이라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 평양 공동선언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 평양에서 나왔던 말 중에 가장 중요한 말은 역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오전 11시 24분께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합의문에 서명하고 공동선언문을 공개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라는 내용을 명문화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 공동선언을 긍정 평가하며 북한 문제에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을 곧 만날 것이라고 밝혀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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