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나은 결과"…"진정성 여전히 의문…美 요구 회피"
북한의 비핵화 방안을 담은 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정체됐던 북미 간 협상에 다시 불을 붙였지만, 한편으로는 기존 한미동맹을 약화할 수도 있다고 외신들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남북 정상의 '9월 평양 공동선언' 발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영 입장을 나타냈고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도 북미 협상 재개 방침을 밝힌 사실을 전하면서 동시에 일각의 우려 섞인 견해도 소개했다.

AP통신은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예상했던 것보다는 나은 결과"라면서 정체됐던 북미 간 협상을 촉진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양보가 미국으로 하여금 김 위원장의 어떤 요구라도 충족시키도록 확신할 만큼 충분하느냐는 것"에 의문이 든다면서 지난 25년여간 북핵 협상이 빈약한 성과를 냈다는 점을 지적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목표는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미국에 부담되는 해외 주둔 미군을 감축하려는 트럼프의 욕구를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공동선언이 북핵 협상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합의는 미 외교 당국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핵무기 포기에 진정성이 있는지에 관해 풀리지 않는 의문을 던진다고 주장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평양 공동선언은 미국의 목표보다 더 나아가지 않았다"면서 "달갑지 않은 딜레마를 미국에 안겼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에 (대북 관련)원칙을 강요하면서 한미 관계에 긴장을 가져오는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아니면 '행복감을 주는 평화 열차'(euphoric peace train)에 탈 것인지의 딜레마라고 WSJ는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30대 나이인 김 위원장은 영리한 협상가"라며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를 '모든 핵 역량을 먼저 포기하고 협상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인터넷 매체 '복스'는 평양 공동선언과 관련,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약속한 것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했던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 매체는 "김 위원장의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기 발표는 처음에 언뜻 보기에는 큰 거래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상은 여전히 미국이 제안하는 양보 여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합의가 매우 모호하다는 것"이라며 "미국에는 나쁜 소식이 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복스는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더 가까워졌고 남북이 미국의 도움 없이도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이는 잠재적으로 장래에 한미 유대 관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