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브랜드 만들어 인기몰이
"비싼 디자이너 옷, 합리적 구매"
SJ와니, 누적 주문액 4200억
수차례 거절했던 손씨는 GS샵 측의 설득에 결국 생각을 바꿨다. 홈쇼핑에서 누구나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이라고 판단해 협업하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SJ와니’는 이후 GS샵의 대표 패션 브랜드가 됐다. 지난 7년간 GS샵에서 4200억원의 주문액을 기록했다.
◆인기 비결은 ‘끝없는 변화’
GS샵은 2011년 ‘트렌드 리더가 되자’는 목표를 세웠다. 합리적 가격에 품질을 높이기 위해 유명 디자이너, 패션업체들과 손잡기 시작했다. 제품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제작은 전문 의류업체가, 마케팅과 판매는 GS샵이 담당했다. 서로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맡아 효율을 높였다.
손정완 디자이너의 ‘SJ와니’, 김서룡 디자이너의 ‘K by 김서룡’, 프랑스 보마누와 그룹의 ‘모르간’ 등이 이렇게 탄생했다. 호주양모협회와는 천연 울 전문 브랜드 ‘쏘울’을 내놨다. 협업 브랜드는 9개로 늘었다.
GS샵은 이들 브랜드와 신뢰를 쌓으며 상품을 개선해 나갔다. 최근엔 SJ와니의 프리미엄급 라인도 내놨다. 호주산 최고급 무스탕을 소재로 한 ‘SJ와니 리얼 롱무스탕’ 등을 새로 선보였다. 네이멍구산 최고급 캐시미어를 쓴 SJ와니 100% 캐시미어 니트, SJ와니 밍크트리밍 캐시미어 코트 등과 같은 신상품도 곧 출시한다.
협업 상품 출시엔 우여곡절도 있었다. 북유럽 대표 럭셔리 브랜드 ‘마리아 꾸르끼’는 수년에 걸쳐 브랜드 디자이너이자 창립자인 마리아 꾸르끼를 설득해야 했다. 2016년 잡화 아이템에서 선보인 이 브랜드는 의류까지 상품군을 확장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날 것”
GS샵의 패션 협업 브랜드는 디자인과 품질을 앞세운 프리미엄 브랜드로 ‘트렌드 GS샵’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홈쇼핑에서 보기 힘들던 다양한 콘셉트를 선보이며, 홈쇼핑 옷에 대한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바꿨다. ‘마리아 꾸르끼’, ‘모르간’, ‘브리엘’ 등 3개 브랜드는 의류에서 잡화까지 상품군을 확장해 종합 패션 브랜드로 거듭났다.
소비자 호응도 협업 브랜드를 성장시킨 배경이다. 9개 협업 브랜드는 현재 GS샵 패션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GS샵의 패션 부문 실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누적 주문액은 모르간 6200억원, 쏘울은 3600억원에 달한다. 2년 전 첫선을 보인 마리아 꾸르끼는 지금까지 800억원어치가 팔렸다.
윤선미 GS샵 브랜드사업부 상무는 “협업 브랜드로 인해 GS샵의 패션 부문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며 “홈쇼핑 패션 상품에 대한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를 충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