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회담결산] 제2의 도보다리 명장면 속출… 단짝 같았던 남북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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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53시간 40분' 방북 체류 중 파격의 연속…北 극진예우 눈길
방북 하이라이트 백두산 동반 방문…北15만 관중 연설 등 최초 속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박 3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그야말로 파격과 극진한 예우의 연속이었다.
지난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뜨거운 포옹으로 평양 정상회담을 시작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사흘 내내 오랜 지기처럼 편안하게 어울리며 친밀감과 신뢰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특히 두 정상은 사흘 내내 대부분 일정에 동행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단짝'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평양에 머문 2박 3일, 정확히 53시간 40분 동안 두 정상을 주인공으로 한 명장면이 속출했다.
두 정상이 처음 만났던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회담에서 '도보다리 산책', '도보다리 30분 독대'가 전 세계인의 뇌리에 남은 것처럼 새로운 역사로 기록될 순간순간이 이어졌다. ◇ "최고영접" 공항 맞이·카퍼레이드…첫날부터 '흉금 터놓고' 본회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18일 평양을 찾은 문 대통령에게 북측이 제공한 의전 수준은 극진함 그 자체였다.
문 대통령 자신도 "최고의 환영과 영접을 받았다"고 했을 정도다.
방북 첫날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자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와 비행기 트랩 앞까지 나와 뜨거운 포옹으로 문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공항 영접 장면은 생중계로 전 세계에 전파됐다.
'국가원수 예우'의 의미가 담긴 예포 21발이 발사됐고, '대한민국 각하'라는 호령에 이은 북한군 의장대 사열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하는 길에 무개차에 함께 올라 남북 정상의 첫 카퍼레이드를 했다.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첫날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순안공항 출발 때만 해도 다른 차량에 탑승한 두 정상이 평양 시내 한복판에서 한 차에 나란히 오른 것으로, 북한에서 무개차 환영행사는 최고 예우를 갖춰야 하는 국빈급에게만 이뤄진다.
10만 평양 시민이 거리에 나와 '조국 통일'이라는 구호와 함께 11년 만에 북한을 찾은 한국 대통령을 반겼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백화원 영빈관에 짐을 풀었고, 남측 언론에 최초로 공개된 '북한의 심장부'인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 위원장과 120분간 첫 정상회담을 했다.
올 들어서만 세 번째 만나는 두 정상이 형식적인 절차를 걷어내고 첫날 곧바로 회담에 임한 것으로, 2000년과 2007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둘째 날 회담을 했던 것과 비교됐다.
첫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공항 환영행사, 카퍼레이드, 정상회담, 삼지연 관현악단의 환영 공연 관람, 목란관 환영 만찬까지 숨 가쁜 일정을 함께 소화했고, 밤 11시가 돼서야 일정이 끝났다.
두 정상은 하루에만 5차례 만나 6시간 넘게 함께했다.
문 대통령이 평양 도착 직후 휴식을 겸해 오찬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일정에 김 위원장이 동행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첫날 환영 만찬에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는 다정한 연인처럼 군사분계선을 넘은 사이"라며 '신뢰와 우정'을 강조해 두 정상의 돈독한 관계를 드러냈다. ◇ 나란히 펼쳐 든 '평양공동선언'…문대통령, 15만 北주민 앞 연설
방북 둘째 날인 19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65분의 추가 회담 직후 비핵화에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되는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양공동선언 발표 1시간만에 트위터에 "매우 흥분된다"는 글을 올린 것도 남북 정상에 쏠린 전 세계의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9월 평양공동선언은 두 정상의 공동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했다.
이때 김 위원장은 "조선반도(한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고 밝혔다.
비핵화에 대한 첫 육성 언급으로, 이는 전 세계에 생중계로 전파됐다.
연내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한다는 세계적 뉴스도 발표됐다.
김 위원장은 추가 정상회담을 위해 문 대통령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직접 찾는 '파격 예우'를 이어갔다. 오전에 무거운 짐을 털어낸 두 정상은 오찬과 만찬을 함께하는 등 첫날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문 대통령 부부와 김 위원장 부부는 남측 수행원들과 북측 인사들과 함께 평양의 대표식단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으로 오찬하며 1시간 20분가량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옥류관은 4월 판문점 회담 때 평양에서 공수해 와 화제가 됐던 그 냉면의 '원조 집'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평양시 평천구역에 있는 만수대 창작사를 참관했다.
이때가 김 위원장이 하루 중에 유일하게 동행하지 않은 일정이었다. 문 대통령이 저녁에 평양 시민들이 즐겨 찾는 평양 대동강 수산물 식당에서 수행원들과 만찬을 한 자리에도 김 위원장 부부가 합류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오늘 내가 너무 시간 뺏는 거 아닌가"라고 물었을 정도다.
문 대통령 부부과 김 위원장 부부와 반주를 곁들인 회로 만찬을 함께 하며 담소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테이블을 돌며 북한 주민과도 자연스레 대화했다.
이곳은 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찾고 싶다'고 부탁해 낙점된 곳이다.
이날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문 대통령이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예술공연을 관람한 마지막 일정이었다.
한국 대통령이 북한 주민 앞에서 최초로 대중 연설을 한 역사적인 장면이 나왔다.
1시간에 걸친 공연 관람이 끝나고 김 위원장 소개를 받아 연단에 오른 문 대통령은 15만 북한 주민 앞에서 한국 대통령 최초로 7분가량 대중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천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연설했고, 평양 시민들은 13차례 박수를 보냈다. ◇ 방북 일정 하이라이트…'백두산 동반 트레킹'
사흘간의 방북 일정에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는 하이라이트는 셋째 날 이뤄진 남북 정상의 백두산 동반 방문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에 함께 올라 천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두 손을 맞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
남북 정상이 나란히 백두산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방북 행보가 '화룡점정'을 찍는 순간이었다.
방북 첫날까지도 백두산 방문 일정은 예정에 없었으나, 방북 후 김 위원장이 제안을 했고 문 대통령이 이를 수락하면서 성사됐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통한 백두산 트레킹이라는 '소원'을 이루게 됐다.
백두산은 김 위원장에게는 '백두혈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김 위원장이 중대 결정을 내릴 때마다 방문했던 곳인 만큼 이번 백두산 동반 방문 제안이 단순한 산행 이상의 의미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백두산 트레킹을 마친 문 대통령은 연내 '서울 답방'을 약속한 김 위원장과의 재회를 기약하며, 오후 3시 30분 삼지연공항에서 서울을 향해 출발해 2박 3일 방북 일정을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방북 하이라이트 백두산 동반 방문…北15만 관중 연설 등 최초 속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박 3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그야말로 파격과 극진한 예우의 연속이었다.
지난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뜨거운 포옹으로 평양 정상회담을 시작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사흘 내내 오랜 지기처럼 편안하게 어울리며 친밀감과 신뢰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특히 두 정상은 사흘 내내 대부분 일정에 동행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단짝'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평양에 머문 2박 3일, 정확히 53시간 40분 동안 두 정상을 주인공으로 한 명장면이 속출했다.
두 정상이 처음 만났던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회담에서 '도보다리 산책', '도보다리 30분 독대'가 전 세계인의 뇌리에 남은 것처럼 새로운 역사로 기록될 순간순간이 이어졌다. ◇ "최고영접" 공항 맞이·카퍼레이드…첫날부터 '흉금 터놓고' 본회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18일 평양을 찾은 문 대통령에게 북측이 제공한 의전 수준은 극진함 그 자체였다.
문 대통령 자신도 "최고의 환영과 영접을 받았다"고 했을 정도다.
방북 첫날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자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와 비행기 트랩 앞까지 나와 뜨거운 포옹으로 문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공항 영접 장면은 생중계로 전 세계에 전파됐다.
'국가원수 예우'의 의미가 담긴 예포 21발이 발사됐고, '대한민국 각하'라는 호령에 이은 북한군 의장대 사열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하는 길에 무개차에 함께 올라 남북 정상의 첫 카퍼레이드를 했다.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첫날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순안공항 출발 때만 해도 다른 차량에 탑승한 두 정상이 평양 시내 한복판에서 한 차에 나란히 오른 것으로, 북한에서 무개차 환영행사는 최고 예우를 갖춰야 하는 국빈급에게만 이뤄진다.
10만 평양 시민이 거리에 나와 '조국 통일'이라는 구호와 함께 11년 만에 북한을 찾은 한국 대통령을 반겼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백화원 영빈관에 짐을 풀었고, 남측 언론에 최초로 공개된 '북한의 심장부'인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 위원장과 120분간 첫 정상회담을 했다.
올 들어서만 세 번째 만나는 두 정상이 형식적인 절차를 걷어내고 첫날 곧바로 회담에 임한 것으로, 2000년과 2007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둘째 날 회담을 했던 것과 비교됐다.
첫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공항 환영행사, 카퍼레이드, 정상회담, 삼지연 관현악단의 환영 공연 관람, 목란관 환영 만찬까지 숨 가쁜 일정을 함께 소화했고, 밤 11시가 돼서야 일정이 끝났다.
두 정상은 하루에만 5차례 만나 6시간 넘게 함께했다.
문 대통령이 평양 도착 직후 휴식을 겸해 오찬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일정에 김 위원장이 동행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첫날 환영 만찬에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는 다정한 연인처럼 군사분계선을 넘은 사이"라며 '신뢰와 우정'을 강조해 두 정상의 돈독한 관계를 드러냈다. ◇ 나란히 펼쳐 든 '평양공동선언'…문대통령, 15만 北주민 앞 연설
방북 둘째 날인 19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65분의 추가 회담 직후 비핵화에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되는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양공동선언 발표 1시간만에 트위터에 "매우 흥분된다"는 글을 올린 것도 남북 정상에 쏠린 전 세계의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9월 평양공동선언은 두 정상의 공동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했다.
이때 김 위원장은 "조선반도(한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고 밝혔다.
비핵화에 대한 첫 육성 언급으로, 이는 전 세계에 생중계로 전파됐다.
연내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한다는 세계적 뉴스도 발표됐다.
김 위원장은 추가 정상회담을 위해 문 대통령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직접 찾는 '파격 예우'를 이어갔다. 오전에 무거운 짐을 털어낸 두 정상은 오찬과 만찬을 함께하는 등 첫날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문 대통령 부부와 김 위원장 부부는 남측 수행원들과 북측 인사들과 함께 평양의 대표식단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으로 오찬하며 1시간 20분가량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옥류관은 4월 판문점 회담 때 평양에서 공수해 와 화제가 됐던 그 냉면의 '원조 집'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평양시 평천구역에 있는 만수대 창작사를 참관했다.
이때가 김 위원장이 하루 중에 유일하게 동행하지 않은 일정이었다. 문 대통령이 저녁에 평양 시민들이 즐겨 찾는 평양 대동강 수산물 식당에서 수행원들과 만찬을 한 자리에도 김 위원장 부부가 합류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오늘 내가 너무 시간 뺏는 거 아닌가"라고 물었을 정도다.
문 대통령 부부과 김 위원장 부부와 반주를 곁들인 회로 만찬을 함께 하며 담소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테이블을 돌며 북한 주민과도 자연스레 대화했다.
이곳은 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찾고 싶다'고 부탁해 낙점된 곳이다.
이날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문 대통령이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예술공연을 관람한 마지막 일정이었다.
한국 대통령이 북한 주민 앞에서 최초로 대중 연설을 한 역사적인 장면이 나왔다.
1시간에 걸친 공연 관람이 끝나고 김 위원장 소개를 받아 연단에 오른 문 대통령은 15만 북한 주민 앞에서 한국 대통령 최초로 7분가량 대중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천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연설했고, 평양 시민들은 13차례 박수를 보냈다. ◇ 방북 일정 하이라이트…'백두산 동반 트레킹'
사흘간의 방북 일정에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는 하이라이트는 셋째 날 이뤄진 남북 정상의 백두산 동반 방문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에 함께 올라 천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두 손을 맞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
남북 정상이 나란히 백두산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방북 행보가 '화룡점정'을 찍는 순간이었다.
방북 첫날까지도 백두산 방문 일정은 예정에 없었으나, 방북 후 김 위원장이 제안을 했고 문 대통령이 이를 수락하면서 성사됐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통한 백두산 트레킹이라는 '소원'을 이루게 됐다.
백두산은 김 위원장에게는 '백두혈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김 위원장이 중대 결정을 내릴 때마다 방문했던 곳인 만큼 이번 백두산 동반 방문 제안이 단순한 산행 이상의 의미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백두산 트레킹을 마친 문 대통령은 연내 '서울 답방'을 약속한 김 위원장과의 재회를 기약하며, 오후 3시 30분 삼지연공항에서 서울을 향해 출발해 2박 3일 방북 일정을 마무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