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그룹이 지주사 체제 완성을 위한 공개매수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급락했다. 신주 발행량이 예상보다 많아 지분가치 희석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배당 확대 가능성이 낮아져 투자 매력이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HDC그룹 지주사 HDC는 1750원(6.82%) 내린 2만3900원에 마감했다. 자회사 HDC현대산업개발은 2300원(4.03%) 떨어진 5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회사는 ‘아이파크’ 브랜드로 유명한 건설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5월 인적분할(기존 주주가 똑같은 비율로 분할기업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해 세워졌다.

공개매수 성공한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급락
주가 하락의 촉매는 전날 장 마감 후 나온 HDC의 공개매수 결과 공시였다. HDC는 공개매수 대상 주식 수 1318만1466주(HDC현대산업개발 지분 30%) 가운데 1140만5239주(25.96%)가 청약에 응해 공개매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을 제출하면 HDC 신주로 바꿔주는 주식 교환이다.

공개매수로 HDC의 HDC현대산업개발 지분은 7.03%에서 32.99%로 늘었다.

공개매수 성공이 오히려 일반 투자자에겐 다소 해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양쪽 모두 30%를 넘기면서 시장에서 추가로 주식을 매입해야 할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 매수를 위한 돈이 필요한 HDC를 도우려 현대산업개발이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을 30~40%까지 높일 것으로 기대됐지만 그럴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HDC도 예상보다 많은 2829만5761주(기존 발행주식 수의 90%)를 신주로 찍어내야 하고, 기대가 컸던 HDC아이서비스 상장이 철회되면서 투자 매력이 반감됐다는 분석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