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기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가 보유 중인 삼성물산의 지분을 처분하고 중국 공장을 신축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급과잉 우려로 인해 부진했던 삼성전기의 주가가 이번 결정을 계기로 반등세에 오를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오전 10시20분 현재 삼성전기는 전날보다 500원(0.34%) 오른 14만6500원을 기록 중이다. 전날 3% 넘게 하락한 후 강보합권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회사의 주가는 9월 들어 꾸준히 하락, 지난달 31일 종가 16만1000원 대비 9% 넘게 빠졌다.

삼성전기는 보유중인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지분율 2.6%)를 이날 장 개시전 대량매매를 통해 6100억원에 처분했다. 회사는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해 얻은 금액을 투자재원 및 재무구조 개선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회사는 삼성전기 중국 톈진 지역 법인에 MLCC 공장 신축을 결정했다. 예상투자금액은 5733억원이며 투자는 2019년 12월까지 단계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종목+]삼성전기, 공급과잉 우려 떨칠까…전장용 MLCC 투자 기대↑
국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삼성물산 지분 처분과 MLCC 공장 신축이 회사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증권사들은 앞다투어 삼성전기를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하고 실적 전망치를 올려잡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으로 전장용 MLCC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번 공장 신축 결정으로 회사의 전장용 MLCC 비중이 30%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기가 중국 신공장 투자를 통해 중국 내 신규 전장 시장 선점 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로의 신규공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재원을 확보해 불확실성이 축소됐다"며 "수익성이 높은 전장용 MLCC 투자 본격화로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 이번 결정이 향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회사를 업종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이 연구원은 톈진 공장의 증설과 관련해 기존 연간 2배씩 증설했던 전장공장 증설속도가 2020년 이후까지 유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장 매출비중은 올 3분기부터 빠르게 높아져 MLCC 추가 마진 확대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그는 "최근 시장에서 삼성전기의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시장 기대치를 웃돌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판단한다"며 "MLCC 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 확대 외에도 카메라 모듈 고성능화에 힘입은 마진 확대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전장용 MLCC 업황을 고려할 때 삼성전기가 신규 영업이익 1조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 역시 회사를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9월 현재 자동차용 MLCC 수요충족률이 40%에 불과해 글로벌 전장부품 업체들의 적극적인 생산능력 확대 요구가 증가하고 신규라인 가동 후 유리한 가격조건과 더불어 3년 장기공급계약(LTA)이 가능한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돼 신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삼성전기는 중국 톈진 신공장 가동으로 전장용 MLCC 부문에서만 1조원의 신규 영업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당장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역시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16% 늘어난 9684억원으로 전망했다. 특히 MLCC 공급 부족 사이클이 장기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MLCC를 생산하는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5% 늘어난 1조9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노 연구원은 "MLCC 빅사이클 장기화와 전장용 MLCC 매출 비중 확대에 따라 수익성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