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도 긴장? 다시 돌아온 '빨간셔츠'의 마법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빨간 셔츠는 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683주간 세계랭킹 1위를 기록할 때도 그는 항상 최종라운드에서 붉은색의 셔츠를 입고 나왔다.

상대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24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우즈와 한 조로 묶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지난 사흘 내내 60대 타수를 몰아치다가 이날만 4타를 잃고 무너졌다. 매킬로이의 부진이 우즈의 위압감 때문이라고 확정할 순 없다. 18홀 내내 수 만명으로부터 ‘고 타이거(Go Tiger)’ 함성을 듣고 경기한 매킬로이의 ‘멘털’이 온전했을리 만무하다.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투어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우즈는 이번 주 경기를 포함해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로 나선 45번의 상황에서 43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95.5%의 승률이다. 또 4라운드를 앞두고 3타 이상 앞섰던 상황에서 거두고 있던 승률 100%(23/23)를 이번에도 유지했다.

우즈의 빨간 셔츠는 미국프로풋볼(NFL)마저 긴장하게 하고 있다. NFL 전문 매체 ‘터치다운 와이어’는 우즈가 3라운드까지 선두에 오르자 이례적으로 골프 이야기를 싣기도 했다. 이 매체는 “NFL이 일요일 시청률을 두고 타이거 우즈와 싸우고 있다”며 “시청률의 큰 손인 우즈가 NFL의 시청률을 넘기기는 힘들겠지만 매우 큰 부분을 가져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만 42세의 나이에 PGA투어 통산 80승째를 신고했다. 최다승을 기록한 샘 스니드(82승·2005년 사망·미국) 만 47세에 80승을 거둘 때와 비교하면 약 5년 빠른 페이스다. 부상이 재발하지 않는다면 우즈가 최다승 신기록을 세우는 건 시간문제다.

우즈는 대회 후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지난주보다 8계단 오른 13위에 자리했다. 우즈의 다음 대회는 28일부터 프랑스 파리 남서부 지역 일드프랑스 르 골프 나시오날에서 열리는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의 남자골프 대항전)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