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찰 착수하면 9년여 만에 방북…검증 결과 발표까지 수개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전망을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이 북한 비핵화의 상수로 굳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가 논의되고 있고,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한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 장소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대해 완전하고 불가역적이며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요구해왔던 미국이 2차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신호를 잇달아 보내면서 기술적 프로세스인 IAEA 사찰단의 방북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시간표가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IAEA도 북미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북한 핵시설 검증을 당연한 절차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헤더 노이에르트 IAEA 대변인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IAEA와 미국의 검증 요원들이 함께 일하는 것은 공유된 인식"이라면서 "핵시설 폐기와 같은 문제가 있을 때 IAEA 검증 요원들이 현장에 있는 것은 통상적인 절차다"라고 말했다.
北 비핵화 '상수' 등장한 IAEA 검증… 북미회담 후 시간표 나올까
IAEA가 북한에 상주 감시 요원을 둔 것은 2009년 4월이 마지막이었다.

북한은 그해 4월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로켓 발사를 비판하는 의장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하자 4명의 IAEA 검증 요원들을 사실상 추방했다.

IAEA는 1992년 5월 처음 북한 핵시설을 사찰했으나 북미 갈등 속에 26년 동안 요원 파견과 복귀를 되풀이해왔다.

남북은 평양공동선언문에서 "유관국 전문가들 참관 하의 동창리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발사대 영구 폐기"와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용의"에 합의했다.

IAEA가 실제 관심을 두는 부분은 후자다.

이 합의 부분은 "미국이 6·12 북미 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하면"이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종전선언까지 염두에 두고 추진되는 북미정상회담인 만큼 IAEA 검증은 실무 논의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IAEA는 그동안 정치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수주 내에 사찰단을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북한이 처음 핵시설 검증을 받는 데는 합의 후 넉 달이 걸렸다.

IAEA는 북한과 1992년 1월 안전조치협정에 서명한 뒤 그해 5월 핵시설 현황 보고서를 받고 검증에 착수했다.

IAEA가 그동안 북한 관련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해왔다고 해도 26년 전보다 북한의 핵시설 능력이 커진 점을 고려하면 현황을 보고받고 검증을 하는 데는 최소 수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는 영변 핵시설뿐 아니라 기존 미신고 핵시설에 대한 점검이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북한이 이미 비축해놓은 핵무기는 IAEA의 영역 밖에 있는 사안이라 별도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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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