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으로 동네 중국집 음식도 주문… 떨고 있는 배달앱 '3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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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배민·요기요·배달통 '3파전'에 카카오 가세
월 3만원대 이용료로 '점주 모시기' 나서
기존 업체들 긴장…수수료 경쟁 불붙을 듯
배민·요기요·배달통 '3파전'에 카카오 가세
월 3만원대 이용료로 '점주 모시기' 나서
기존 업체들 긴장…수수료 경쟁 불붙을 듯
배달 앱(응용프로그램)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3파전이던 시장에 카카오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기존 사업자와 달리 광고비와 중개 수수료 없이 중소음식점에 월 3만3000원만 받는 전략도 내놨다. 배달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인 카카오가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렴한 이용료 내세운 카카오
지난 12일 카카오는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를 중소 음식점 대상으로 확대했다. 카카오톡을 통해 동네 중국집이나 족발집에 음식 주문을 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톡 주문하기는 그동안 도미노피자, 교촌치킨과 같은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서비스 확대에 따라 앞으로 1만 개 이상의 전국 중소 음식점에서 카카오톡을 통해 주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지난 5월부터 사전 입점 예약을 시행해 2만5000여 개의 입점 신청을 받았으며, 약 1만 개의 사업자와 계약을 완료했다.
카카오는 저렴한 이용료를 내세워 업주들을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 이용료는 월 3만3000원이다. 여기에 인근 거주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내보내려면 월 3만원을 더 내면 된다. 현재 시장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은 월 8만8000원의 광고비를 받고 있다. 요기요와 배달통은 배달 한 건당 각각 12.5%, 2.5%의 중개수수료를 받는다. 배달통의 경우 수수료를 내는 대신 월 3만~7만원의 광고비를 낼 수도 있다. 자영업자들로서는 카카오의 저렴한 이용료가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카카오의 또 다른 무기는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이다. 별도의 앱을 내려받거나 회원으로 가입할 필요 없이 카카오톡 내에서 모든 과정을 처리할 수 있다. 결제 후 ‘매장 접수’나 ‘배달 출발’ 등과 같은 알림이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돼 도착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도 받아볼 수 있다. 음식 주문은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스피커인 카카오미니에서도 할 수 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미니의 영향력을 결합하면 배달시장에 미칠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진출에 배달 앱들 긴장
카카오는 그동안 헤어, 가사도우미, 주차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를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성공적으로 안착한 카카오택시마저도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가 뒤늦게 배달 앱 경쟁에 뛰어든 것은 O2O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로 분석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배달 앱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으로 추산된다.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산한 3647억원에 비해 1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전문가들은 배달 앱 시장이 수년 내로 10조원대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체들의 수익성도 개선돼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은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카카오의 진출에 배달 앱 업체들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기존 사업자들이 일궈 놓은 시장에 플랫폼 파워와 자본력을 가진 카카오가 숟가락을 얹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카카오가 처음 주문하기 서비스를 내놓을 때는 ‘프랜차이즈 업체에만 한정해 사업 영역이 다르다’고 했다가 1년 만에 입장을 바꾸었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카카오가 낮은 수수료를 내세움에 따라 기존 업체들은 사업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도한 배달 앱 수수료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만큼 정치권과 자영업자들의 이용료 인하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중소상인 울리는 배달 앱 수수료 문제 토론회’에서 “배달 앱이 고객의 리뷰 하나, 주문 수 하나에 마음 졸이는 소상공인들의 절박함을 인질로 잡고 있다”며 “배달 앱 수수료부터 현실화해 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배달 앱 전쟁에 대행업체들은 특수
기존 배달 앱 업체들이 울상을 짓는 반면 배달 대행업체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카카오가 만들어 낼 주문 건수가 많을수록 이들 업체의 일감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배달 앱 업계 월평균 배달 처리 횟수는 700만 건으로 추정된다. 배달의민족을 비롯한 ‘빅3’가 물량 대부분을 책임지는 구조다.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배달시장에 참전하면서 대행업체들과의 협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6월부터 메쉬코리아, 바로고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물류망을 확대하고 있다. 직접 배달 대행업체에 투자한 사례도 있다. 2016년 카카오는 씨엔티테크 지분 18%를 사들이고 카카오톡 주문하기 사업을 맡겼다. 이후 씨엔티테크는 지난 4월 배달 대행업체 TNB를 인수하며 카카오톡 주문 서비스를 확대했다. TNB 등록 배달 기사 수는 2000명에 이른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저렴한 이용료 내세운 카카오
지난 12일 카카오는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를 중소 음식점 대상으로 확대했다. 카카오톡을 통해 동네 중국집이나 족발집에 음식 주문을 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톡 주문하기는 그동안 도미노피자, 교촌치킨과 같은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서비스 확대에 따라 앞으로 1만 개 이상의 전국 중소 음식점에서 카카오톡을 통해 주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지난 5월부터 사전 입점 예약을 시행해 2만5000여 개의 입점 신청을 받았으며, 약 1만 개의 사업자와 계약을 완료했다.
카카오는 저렴한 이용료를 내세워 업주들을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 이용료는 월 3만3000원이다. 여기에 인근 거주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내보내려면 월 3만원을 더 내면 된다. 현재 시장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은 월 8만8000원의 광고비를 받고 있다. 요기요와 배달통은 배달 한 건당 각각 12.5%, 2.5%의 중개수수료를 받는다. 배달통의 경우 수수료를 내는 대신 월 3만~7만원의 광고비를 낼 수도 있다. 자영업자들로서는 카카오의 저렴한 이용료가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카카오의 또 다른 무기는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이다. 별도의 앱을 내려받거나 회원으로 가입할 필요 없이 카카오톡 내에서 모든 과정을 처리할 수 있다. 결제 후 ‘매장 접수’나 ‘배달 출발’ 등과 같은 알림이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돼 도착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도 받아볼 수 있다. 음식 주문은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스피커인 카카오미니에서도 할 수 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미니의 영향력을 결합하면 배달시장에 미칠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진출에 배달 앱들 긴장
카카오는 그동안 헤어, 가사도우미, 주차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를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성공적으로 안착한 카카오택시마저도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가 뒤늦게 배달 앱 경쟁에 뛰어든 것은 O2O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로 분석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배달 앱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으로 추산된다.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산한 3647억원에 비해 1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전문가들은 배달 앱 시장이 수년 내로 10조원대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체들의 수익성도 개선돼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은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카카오의 진출에 배달 앱 업체들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기존 사업자들이 일궈 놓은 시장에 플랫폼 파워와 자본력을 가진 카카오가 숟가락을 얹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카카오가 처음 주문하기 서비스를 내놓을 때는 ‘프랜차이즈 업체에만 한정해 사업 영역이 다르다’고 했다가 1년 만에 입장을 바꾸었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카카오가 낮은 수수료를 내세움에 따라 기존 업체들은 사업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도한 배달 앱 수수료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만큼 정치권과 자영업자들의 이용료 인하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중소상인 울리는 배달 앱 수수료 문제 토론회’에서 “배달 앱이 고객의 리뷰 하나, 주문 수 하나에 마음 졸이는 소상공인들의 절박함을 인질로 잡고 있다”며 “배달 앱 수수료부터 현실화해 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배달 앱 전쟁에 대행업체들은 특수
기존 배달 앱 업체들이 울상을 짓는 반면 배달 대행업체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카카오가 만들어 낼 주문 건수가 많을수록 이들 업체의 일감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배달 앱 업계 월평균 배달 처리 횟수는 700만 건으로 추정된다. 배달의민족을 비롯한 ‘빅3’가 물량 대부분을 책임지는 구조다.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배달시장에 참전하면서 대행업체들과의 협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6월부터 메쉬코리아, 바로고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물류망을 확대하고 있다. 직접 배달 대행업체에 투자한 사례도 있다. 2016년 카카오는 씨엔티테크 지분 18%를 사들이고 카카오톡 주문하기 사업을 맡겼다. 이후 씨엔티테크는 지난 4월 배달 대행업체 TNB를 인수하며 카카오톡 주문 서비스를 확대했다. TNB 등록 배달 기사 수는 2000명에 이른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